[극단 푸른연극마을, 내달까지 전국 순회 공연]
15개 중·고교 돌며 무대 선보여
단장 등 모든 스태프 '일인다역'
무대 설치·철거 꼬박 5~6시간
엄지 척·감사 인사에 피로감 '싹'
"학생들, 자신을 성찰할 수 있길"

"초라하고 늙은 어부 산티아고(Santiago)가 바다에 나간 지 85일째 되던 날 마침내 큰 청새치를 잡게 되는데 그는 청새치를 배로 끌어올리긴커녕 오히려 그 청새치가 배를 끌어당긴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줄이 그의 손을 베고, 몸은 아프고, 잠을 거의 자지 못한 채 버티고 있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청새치에 대한 연민과 감사를 표현하며, 종종 그를 친구라고 부른다.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청새치를 작살로 찔러 잡고 마침내 항구로 돌아오는데…."
지역 대표 극단 푸른연극마을이 지난 6월부터 세계적인 명작인 소설 '노인과 바다'를 연극으로 각색한 무대를 올리기 위해 전국 중·고등학교를 직접 찾아 청소년 관객들을 만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담양고등학교에서의 첫 공연부터 지난 8일 강원도 대관령고등학교까지 3차례의 공연에서 글로만 접했던 노인의 끊임없는 도전에 대한 실감나는 무대를 관람한 학생들은 배우들을 직접 찾아와 손을 잡아준다든가, 엄지 척을 해준다든가,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한 학생은 "소설로만 봤을 때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해당 장면을 연극을 통해서 보니 더 이해가 됐다"며 "연극은 처음 봤는데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자주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푸른연극마을은 오는 8월 말까지 강원도 마차고등학교에 이어 서울 신수중학교, 보성중학교, 부산 다대고등학교 등 전국 12개 중·고등학교를 돌아다니며 연극 '노인과 바다'를 선보인다.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1952년 발표한 소설 노인과 바다는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명작 중의 명작이다.
연극 '노인과 바다'는 하나의 거대한 물고기(청새치)와 어부인 노인의 긴 싸움의 여정을 담고 있는데 청새치를 낚기까지의 과정과 잡으려는 자와 잡히지 않으려는 물고기의 팽팽한 줄다리기, 귀환의 과정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푸른연극마을은 상어와 파도, 어둠과 고독을 인간들에게 닥치는 시련과 고난, 난관, 운명 등의 상징으로 설정하고 산티아고 노인을 통해 어떠한 고난과 역경, 그리고 시련이 올지라도 굴복하지 않고 나아간다는 주제를 미래세대인 청소년들과 공유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
하지만 전국을 돌다니며 공연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각색과 연출, 노인역을 맡은 오성완 단장을 비롯해 이당금(드라마투르그), 소년 역의 이수정, 김현경·김도현·윤다정(코러스), 무대 정봉환, 조명 송한울, 음향 위자예 등 9명이나 되는 배우와 스태프가 먹고 잠을 잘 공간도 마련해야 하고, 무대 장치 이동을 위한 차량도 마련해야 하고, 매번 공연을 할 때마다 직접 무대를 설치하고 공연 후에는 철거까지 손수 하고 있다.

연극 무대를 처음 맞는 청소년 관람객들을 위해 무대에 필요한 모든 장비와 장치, 설치물을 준비해서 돌아다니는 푸른연극마을은 공연시간 1시간 30분을 제외하더라도 무대 설치와 철거에만 5~6시간 정도를 소요하고 있다. 특히 폭염과 습한 장마철에 경상도에서 강원도, 전남에서 수도권, 대전과 충청도에 이르는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르고 있다.
이러한 애로사항에도 최고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푸른연극마을.
오 단장은 "처음 가보는 학교에서 공연을 펼치는 것은 우리에게도 설레고 낯선 흥분감을 준다"며 "관객과 배우가 서로 처음 만나 설레고 낯선 흥분감이 공연 수에도 더 가슴 뛰고 느낌표로 가득한 감동으로 함께하길 기대한다. 또 우리 친구들도 연극이 가져다주는 분위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푸른연극마을은 지난 2021년부터 올해까지 4년째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의 대한민국 대표 문화복지 사업인 '신나는 예술여행'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연도별로는 지난 2021년 '사돈언니', 2022년 '옥주'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 '노인과 바다'가 선정됐다. 신나는 예술여행은 아동양육시설과 교육기관, 노인, 장애인 복지관 및 특수학교와 교정시설, 병원, 군부대 등 '문화예술'이 필요한 다양한 시설에 문화예술단체가 직접 찾아가 문화예술향유기회를 넓혀나가고자 하는 사업이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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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자원 넘어 도시재생, 전국에 부는 정원 열풍 전국적으로 정원 열풍이 거세다. 전국 지자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국민들의 정원에 대한 수요에 부응하고 정원 산업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원이 사회적 가치와 기능이 공공의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도시 재생 등과 연계, 지역 녹지공간의 양 및 질적 확보 뿐만 아니라 문화와 경제 등 융복합산업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국립정원문화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정원을 매개로 축제와 박람회가 20개가 추진되고 있다. 민간에서 소규모 펼쳐지고 있는 축제와 박람회를 더하면 이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난다.서울시는 지난 2023년 정원도시 서울을 선언하고 오는 2026년까지 1천7개(총면적 31만제곱미터) 정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교차로, 신호등 등 주변 공지에 꽃과 나무를 심어 시민들에게 일상속의 쉼표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는 당초 목표를 올해 이미 달성하고, 계속 자투리땅에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원도시 서울 프로젝트와는 별개로 10월까지 보라매공원에서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다양한 정원문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정원 111개를 꾸며 공원 전체가 거대한 정원으로 바뀌어 전국에서 발길이 몰려 일상에서 자연과의 교감을 만끽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정원박람회를 도시 재생차원으로 접근, 작년 뚝섬에서 올해 보라매공원에서 개최하는 것처럼, 지역을 돌아가며 관리가 필요한 훼손 지역으로 정원으로 변화시키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태화강 국가정원으로 공업도시에서 녹색도시로 이미지를 바꾼 울산광역시는 지난 16일부터 3일간 태화강 국가 정원에서 봄꽃 축제를 개최했다. 오는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성공을 기원하는 이번 축제는 꽃양귀비, 안개초, 작약 등 봄꽃 6천만송이가 활짝 피어 장관을 연출, 방문객들의 감탄이 쏟아졌다.default경남 진주시는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초전공원 일원에서 대한민국 정원산업박람회를 개최, 정원도시 진주의 이미지 강화에 주력했다. 특히 진주시는 지난 2월 전주정원산업박람회에 이어 정원을 산업으로 접목해 정원문화의 융복합으로 관광 영역에서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전주정원산업박람회는 관련 업계에서 참여 경쟁을 벌일만큼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청주시도 지난 9일부터 사흘간 가드닝 패스티벌을 통해 정원도시 청주의 이미지를 대내외에 알렸다.민간 부분에서도 정원을 접목한 이벤트가 활발하다.지난 5월30일부터 7일까지 구례 쌍산재와 천개의 향나무숲, 반야원 등 3곳에서 민간정원 페스트가 열려 호평을 받았다. 오는 9월 강원도 정선 고한 골목길 정원박람회가 민간 주도로 열릴 예정이다.전국 지자체가 정원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기존의 지역 개발의 중요한 요소였던 도로와 다리 등 회색인프라 만큼이나 나무와 숲 등 녹색인프라 기능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지난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가 관람객 440만명을 모으며 대성공 이후 정원은 새로운 지역 관광모델로 부상했다.이에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이용자 및 장소적 특성을 고려한 보급형 모델 정원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완도수목원을 국립화한 전남도는 대규모 정원 건립을 검토하고 있고, 나주시는 민간 소유 정원 매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정원문화원을 유치한 담양군은 명실상부한 정원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국제정원비엔날레를 준비하는 등 전남지역의 움직임도 활발하다.특히 정원은 개인의 영역을 벗어나 지역재생과 맞물려 문화, 예술, 복지, IT 로 융복합의 범위가 확대되는 효과를 낳으며, 새로운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정원은 코로나를 거치면서 치유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림청이 2019년부터 3년간 우울증, 치매 등을 겪는 국민 1천8명을 대상으로 정원가꾸기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증상이 대부분 호전, 급증하는 1인가구시대에 정서적 처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남수환 국립정원문화원실장은 "지역에서 정원을 매개로 하는 축제와 박람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행사 이후 거리가 공간이 정원으로 채워져 관련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원의 영향력은 정주 인구의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유동인구 정책 비중을 강화하고 관광사업 각종 개발과 연계 더욱 커질것이다"고 밝혔다. 이용규기자 hpcyglee@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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