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불상 전환 시점 예술성 우수

영광 불갑사의 목조지장보살삼존상·시왕상 일괄과 복장(腹藏)유물,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이 3일 5건의 국보, 보물 지정을 예고한 가운데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과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이 포함됐다.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은 수조각승인 무염을 비롯해 정현, 해심 등 조각승들이 1654년(조선 효종 5) 완성해 불갑사 명부전에 봉안한 것이다. 발원문을 살펴보면 지장보살, 무독귀왕, 도명존자, 시왕상 등 모두 27구의 존상이 제작됐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제작 당시의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조선 후기 불교 신앙과 조각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갖는다.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은 무염의 작풍을 기반으로 해심이 독자적 양식을 가미한 작품으로 무염과 그의 유파 형성, 전승을 파악하고 연구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앞서 일부 존상의 발원문은 2006년 4월에 보물로 지정된 바 있으나 존상 속 복장유물은 존상과 함께 일괄 보존, 관리될 때 더욱 의미를 지니기에 이번에 존상과 함께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둥글고 양감 있는 얼굴, 사실적 인체 비례, 추켜세운 오른손 검지를 왼손으로 감싸 쥔 지권인 양식 등 신라 9세기대의 양식을 충실히 반영하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귀 등 일부 세부 표현에서는 고려 초기적 요소도 관찰된다. 특히 표정은 종교적 숭고미가 잘 표현돼 예술적 완성도가 높다.
이 불상은 금동불에서 철불로 전환되는 시점에 제작된 철불상으로 판단돼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반적으로 철불은 분할주조법으로 제작돼 필연적으로 주조흔적이 발생하는데 이 불상은 이같은 흔적을 최소화하고자 수직으로 내려오는 옷깃을 따라 틀을 이어 붙이는 등 섬세한 기술적 고려가 이뤄졌으며 마무리 또한 완성도가 높다.
역사적 고난을 겪어오며 무릎 부분이 결손됐으나 이외에는 큰 결함이나 결손 없이 온전히 남아 있고 남아 있는 부분만으로도 신라 말, 고려 초의 조형성과 예술성을 갖춘 우수한 불상으로 평가 받는다.
국가유산청은 우리 지역 두 건의 유산과 함께 현존 공신초상화 중 가장 오래된 '신축주 초상'을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로, '권상화 초상' '유설경학대장'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국보, 보물로 지정 예고된 5건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 검토하고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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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피해 ACC로···평일에도 이어진 ‘문화피서’
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 진행 중인 ‘자밀 프라이즈:무빙 이미지’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정보원을 이용하고 있다.
“방학이라 아이들이랑 어디라도 가야 하는데 날씨가 너무 덥잖아요. ACC는 시원하고 볼거리도 많아서 오늘은 여기로 피서 왔어요.”폭염이 이어진 14일 오후 찾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평일 오후 시간대였지만 전당 곳곳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야외 활동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무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려는 이른바 ‘문화피서’ 행렬이었다. 전당 A·B 주차장은 만차 안내가 표시될 정도로 차량이 몰렸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책을 읽거나 전시를 둘러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정보원을 이용하고 있다.아이 손을 잡은 부모들은 어린이문화원으로 향했고, 전시장 안내도를 들여다보던 관람객들은 복합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로비 한쪽에서는 잠시 쉬어가는 시민들도 보였다. 바깥의 뜨거운 햇볕과는 달리 시원한 실내에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문화정보원은 조용히 책장을 넘기는 시민들로 활기를 띠었다. 도서관에서는 책을 펼쳐 공부하는 학생들과 자료를 찾는 이용객들이 자리를 잡았고, 라운지에서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책을 읽고, 다른 곳에서는 잠시 대화를 나누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더위를 피하는 모습이었다.14일 오후 시민들이 ACC 문화상품점 ‘들락’에서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전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분위기는 더욱 분주했다. 문화창조원 복합전시 6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교류특별전 ‘자밀 프라이즈: 무빙 이미지’에는 영상과 설치, 사운드, VR 등 다양한 작품을 관람하는 시민들이 이어졌다. 이슬람 문화와 역사, 사회에서 영감을 받은 동시대 예술을 선보이는 전시인 만큼 관람객들은 작품 앞에 멈춰 화면을 유심히 바라보거나 전시장 곳곳을 천천히 이동하며 작품을 살폈다.복합전시 3·4관에서 열리는 ‘코스모 아시아 피플’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코스모·아시아·피플’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위기의 지구와 인간, 아시아의 상상력을 바라보는 전시다. 작품 앞에서 한참을 머무는 관람객들의 모습에서는 더위를 피하는 것과 함께 전시를 통해 새로운 생각거리를 찾는 분위기도 눈에 띄었다.복합전시 2관의 ‘아시아의 장치들’에서는 영상과 비디오아트를 통해 아시아의 역사와 기억, 공동체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스크린에서 흘러나오는 영상에 시선을 고정한 관람객부터 전시장 구조물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는 관람객까지 다양한 모습이 잇따랐다.어린이문화원은 가족 단위 관람객들로 특히 붐볐다.14일 오후 어린이 관객들이 ACC 어린이문화원 다목적홀에서 진행 중인 특별전 ‘스포츠 히어로즈:나도 국가대표’에 참여해 펜싱 체험을 하고 있다.17일까지 진행되는 특별전 ‘스포츠 히어로즈: 나도 국가대표!’가 열리는 다목적홀에서는 아이들의 움직임이 특히 분주했다. 리듬체조와 펜싱, 스내그골프, 플로어컬링 등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스포츠를 직접 체험하며 아이들은 연신 몸을 움직였다.펜싱 체험에 나선 한 어린이는 “엄마, 나 펜싱에 재능 있는 것 같아”라며 보호자를 향해 손짓하며 웃는 모습도 보였다. 보호자들은 아이가 스포츠 체험에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사진을 촬영했다. 폭염 때문에 밖에서 뛰어놀기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실내 체험공간이 또 하나의 놀이터가 된 모습이었다.14일 오후 어린이 관객들이 ACC 어린이문화원 어린이체험관에서 진행 중인 상설전시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를 관람하고 있다.어린이체험관의 상설전시 ‘우리 모두의 집, 아시아’에서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어졌다. 바다와 갯벌, 습지와 호수, 숲과 사막 등 아시아의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공간을 따라 아이들이 직접 움직이고 체험하며 자연과 생태의 의미를 배웠다.이날 딸과 함께 ACC를 찾은 시민 정하영(38·여)씨는 “요즘은 너무 더워서 아이와 야외에서 오래 놀기가 쉽지 않은데, ACC는 시원한 공간에서 전시도 보고 체험도 할 수 있어 좋다”며 “방학 동안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글·사진 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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