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동안 뭐했나···4년 남은 아특법에 전문가 '일갈'

입력 2024.05.22. 18:02 이삼섭 기자
<아특법 일몰 눈 앞…전문가가 진단한 과제>
류재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포럼 대표
광주 문화적 역량 의문표…고도화 진입 '난항'
전략·재정 부분, 민관협력 ‘3대 의제’ 추진 제시
"한명은 국회 문체위서 문화예술 현안 책임져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경/ 무등일보DB

"지역 시민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입장에서 왜 광주가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인지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광주의 문화적 역량을 보면 그 의문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정도의 문화도시로서의 위상과 인프라를 형성하지도 못했고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아특법) 일몰 연도인 2028년을 불과 4년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예산 투입은 계획에 한참 못 미치며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도시의 문화적 역량을 높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정작 도시를 살아가는 시민들조차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류재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포럼 대표이사는 "무엇이 문화도시로서의 성장과 우리의 체감 온도를 떨어뜨렸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일갈했다.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을 추진한 지 20년이 다 돼가는 동안 계획과 전략의 부재는 없었는지, 있었다면 왜 그대로 추진되지 못했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류재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포럼 대표

◆"환경 변화에 능동적 대응 못해…예산 투입 현저히 부족"

류 대표는 아특법을 정상 추진하기 위해서는 계획(전략)적인 부분과 재정적인 부분, 민관 협력이라는 '3대 의제'가 상호작용해야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우선 계획적인 부분에서 최초 종합 계획을 만들 때와 여건 변화가 있음에도 능동적으로 계획을 수정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종합 계획이 일정한 시점을 두며 현실 여건을 반영해 3차례 수정계획을 수립했고, 광주시도 2009년부터 매년 연차별 실시계획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종합계획이 수정될 때 최초 계획의 기본틀을 유지하려고 하는 내성이 강했다"면서 "아시아문화전당의 구동원리와 5대 문화권은 여건 변화에 따른 일부 변화가 필요했음에도 현재까지 이전 체계(최초 계획)가 유지되면서 시민들의 문화 체감도와 문화도시 환경에 능동적 대응을 어렵게 했다"고 주장했다.

재정적인 부분에서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운영은 그런대로 예산 투입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 등 보조사업 예산 투입은 계획에 한참 못 미쳐 아특법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 대표는 "재정적 부분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에서 매우 주요한 변수"라며 "예산이 적시에 투입되지 않으면 계획했던 사업들이 단계적으로 추진될 수 없지만, 여러 사업이 순차 또는 동시에 이뤄지면서 시너지가 발휘되는 사업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가가 직접 설립하고 운영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계획 예산의 86%가 투입됐지만, 국비와 지방비가 매칭을 이루며 추진되는 3개 과제는 19년 동안 계획 예산의 30%도 투입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3개 과제는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 ▲예술 진흥 및 문화관광산업 육성 ▲문화교류도시로서의 역량 및 위상 강화다. 계획된 국비는 총 1조3천807억원이지만, 지난해 10월 기준 29.6%인 4천12억원만 투입됐다.

◆국회 문체위 '공백' 우려…"한 사람은 반드시 맡아야"

류 대표는 "민관협력 체계 구축과 실현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을 시민과 지역이 공감하고 원할하게 추진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이해 관계자 또는 이해관계가 없는 시민들도 모여 조성 사업의 추진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류 대표는 "과거 민·관 소통 부재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개관이 당초 계획보다 수년간 지연됐고, 민주평화교류원과 '옛 전남도청의 복원' 과정을 겪으면서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낭비됐다"면서 "이는 민관 협치 구조와 지속가능한 소통체계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문화전당이 지역에서 나아가 전국, 아시아를 무대로 인지도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을 보듬고 가는 '지역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아특법을 비롯해 광주 문화 현안을 다루는 국회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22대 국회 광주지역 당선인들이 아무도 희망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무등일보 5월2일자 "문화수도 광주 맞나…" 현안 챙길 국회의원 없다)와 관련, 류 대표는 "광주가 문화도시를 이야기하고 문화예술로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하는데 그걸 하겠다고 나서는 의원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놀랍다"고 꼬집었다. 이어 "지역구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상임위 선택을 할 때 관심사가 아닌, 광주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한 사람은 반드시 담당을 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류 대표는 전남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 전국국공립대학교 인문대학장협의회 회장, 한국프랑스학회 회장, 아시아문화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문화도시 정책과 인문도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연구한 학자다. 광주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등재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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