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굵직한 전시 공간 속속 문 닫아

입력 2024.05.08. 17:37 김혜진 기자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상무지구 김냇과 운영중단
금호갤러리 7월 폐관에 롯데백도 내년 축소 확정
지역 미술계 “활성화 큰 역할했는데 너무 아쉬워”
롯데백화점 광주점 갤러리는 내년부터 운영을 축소한다.

광주의 전시 공간들이 길어지는 불황 등으로 속속 문을 닫거나 축소되고 있다. 특히 이 공간들은 지역 화단 활성화에 역할한 곳들로 미술계와 화단의 아쉬움이 크다.

최근 미술계에 따르면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 상무지구 김냇과가 운영을 중단했으며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갤러리는 오는 7월 폐관하고 롯데백화점 광주점 갤러리는 내년부터 공간을 축소해 운영한다.

지난 2009년 문을 연 유스퀘어 금호갤러리는 15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광주신세계 복합쇼핑몰 건립으로 해당 부지가 매입되면서다. 1관부터 3관까지로 이뤄진 금호갤러리는 그동안 대관전 뿐만 아니라 2010년부터 청년작가 전시공모를 갖고 매년 10명 안팎의 청년작가를 선정해 이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 미술계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왔기에 아쉬움이 크다.

올해 1월부터 문을 닫은 무각사 로터스갤러리는 올 봄, 내외부적인 상황으로 인해 올 한 해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무각사 로터스갤러리는 20평 규모의 1층 공간과 지하 1층의 100평 공간을 사용하는 전시장으로 도심에서는 보기 드문 대규모 전시 공간이다. 이에 지역 작가 뿐만 아니라 국내 유명 작가 전시 등이 열리고 광주비엔날레 본 전시장으로 활용되는 등 도심 속 쉼터로, 문화 공간으로 사랑 받아 온 곳이다.

무각사 측은 "일단 올 한 해 운영은 중단한다"고 밝히면서도 내년 운영 계획 등은 아직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해 꽤 긴 시간 문 닫을 가능성도 커 보인다.

무각사 로터스갤러리는 올 한해 운영을 중단한다.

다양한 시도를 통한 메세나 활동으로 지역 미술을 활성화해 온 TG영무는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골프연습장과 공간을 공유하며 구매력 있는 이들과 지역 미술 시장을 연결해왔던 상무지구의 김냇과3는 최근 문을 닫고, 나주 혁신도시에 마련한 예술의 전당은 작가 레지던시만 운영하고 전시장은 중단하는 등 대인동 김냇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998년 문을 연 롯데백화점 광주점 갤러리는 내년, 현재 공간을 축소해 운영한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갤러리는 2004년 광주은행 본점 건물 1층 한 켠을 임대해 사용하다 10년 후인 2014년 다시 백화점 건물로 이전, 현재 문화센터와 11층 공간을 나눠 사용 중이다. 지역 작가를 타 지역에 소개하는 한편 타 지역 작가를 지역에 소개하는 장으로, 고객 문화향유의 장으로 역할해왔으며 지난해 초에는 지역 신진 기획자를 발굴해 양성하는 '롯데갤러리 광주 신진 큐레이터 공모'를 시작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도심 쇠락과 함께 고객이 줄어들자 갤러리 방문객 또한 감소하면서 공간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축소 운영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내년부터 현재의 공간은 폐쇄하고 유리로 벽면을 감싼 유리 월과 문화센터 벽면을 활용해 소규모 전시를 이어간다.

지역 문화예술계 한 인사는 "지역의 큰 전시 공간들이 올해 들어 문을 닫거나 축소 운영하는 곳들이 늘어났는데 더구나 이 공간들은 지역에서 꽤 큰 공간들로 그동안 각자의 역할을 갖고 있던 곳들"이라며 "이같은 상황은 지역 작가들에게는 관객과의 만남의 기회가, 지역민들에게는 문화향유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로 아쉬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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