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형태·높낮이 등에 모두 의미가 있죠"

입력 2024.04.24. 17:01 김혜진 기자
천득염 전남대 석좌교수
천득염 전남대 석좌교수

"한옥은 자연 환경에 어우러져서 최소한 몇 천 년동안 적응해가는 과정 중의 결과물로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볼 수 있죠."

천득염 전남대 석좌교수는 한옥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한옥에 대해 지역이 갖고 있는 기본적 자연 환경과 사람들의 속성 두 가지가 어우러진 것이라 강조했다. 중국의 가옥과 비교해 중국 사람들은 벽돌집을 좋아하는 반면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돌과 흙, 나무로 집을 만들어 온 특징이 있음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역 한옥에 대해 "남도는 연평균 기온이 15~16℃이고 평균 강수량은 1천200㎜로 따뜻하지만 비가 많이 오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이를 반영해 남도집은 경상도에 비해 한 일(一)자 집과 조금 꺾인 기역(ㄱ)자 집이 많고 습하지 않게 하기 위해 개방적으로 만들어 바람이 잘 통하게 만들었다"고 풀이했다.

또 옛 한옥의 높낮이에는 조선시대 신분제가 그대로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마을에서도 종가집이 가장 크고 높았으며 집주인이 살고 있는 안채는 마당보다 높아 방 안이 잘 보이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천 교수는 "어떻게 보면 단순해보이는데 대단히 복합적이고 의미 있는 공간이 한옥이다"며 "한옥 한 채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우리의 삶이, 일 년 정월초하루부터 그믐까지 열 두 달 생활이,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잘 때까지의 시간이 담겼다. 이것들이 투영되어서 나타나는 것이 한옥"이라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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