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옥은 자연 환경에 어우러져서 최소한 몇 천 년동안 적응해가는 과정 중의 결과물로 우리의 정체성이라고 볼 수 있죠."
천득염 전남대 석좌교수는 한옥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한옥에 대해 지역이 갖고 있는 기본적 자연 환경과 사람들의 속성 두 가지가 어우러진 것이라 강조했다. 중국의 가옥과 비교해 중국 사람들은 벽돌집을 좋아하는 반면 우리는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돌과 흙, 나무로 집을 만들어 온 특징이 있음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역 한옥에 대해 "남도는 연평균 기온이 15~16℃이고 평균 강수량은 1천200㎜로 따뜻하지만 비가 많이 오는 특성을 갖고 있다"며 "이를 반영해 남도집은 경상도에 비해 한 일(一)자 집과 조금 꺾인 기역(ㄱ)자 집이 많고 습하지 않게 하기 위해 개방적으로 만들어 바람이 잘 통하게 만들었다"고 풀이했다.
또 옛 한옥의 높낮이에는 조선시대 신분제가 그대로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마을에서도 종가집이 가장 크고 높았으며 집주인이 살고 있는 안채는 마당보다 높아 방 안이 잘 보이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천 교수는 "어떻게 보면 단순해보이는데 대단히 복합적이고 의미 있는 공간이 한옥이다"며 "한옥 한 채에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우리의 삶이, 일 년 정월초하루부터 그믐까지 열 두 달 생활이, 아침에 일어나 저녁에 잘 때까지의 시간이 담겼다. 이것들이 투영되어서 나타나는 것이 한옥"이라고 말했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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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거리서 펼쳐지는 로컬 아트마켓 축제
서남예술장 대표작품. 권예솔, 누구의 것도 아닌 녹음, 2025, 장지에 분채, 80.5 × 130.5cm
예술과 인쇄가 만나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축제가 광주 동구 서남동 일대에서 열린다.광주 기반 시각예술단체 1995헤르츠(Hz)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광주 동구 서남예술촌과 인쇄의 거리 일대에서 '서남예술장(Seonam Art Market)'을 개최한다.이번 행사는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된 1995헤르츠가 서남동 유휴공간을 활용해 조성 중인 '서남예술촌'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예술과 인쇄 기술, 청년과 지역 주민의 협업을 통해 쇠퇴한 인쇄 거리에 새로운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목표다.서남예술장 대표작품. 김수정, 겹겹의 오후, 2025, Pen on paper, 15.5 × 10.5cm'서남예술장'은 2022년 금수장관광호텔에서 열린 '계림보부상-금수예술장'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아트마켓 축제다. '서남장'과 '예술장' 두 섹션으로 구성돼 전시·토크·투어·공연·플리마켓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서남장'은 서남동의 역사와 인쇄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서남예술촌 첫 레지던시 '공공디자이너 양성 : 서남예술살이' 결과보고전을 비롯해 오픈 스튜디오와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된다. 입주 작가 5인은 3개월간 서남동에 거주하며 관찰한 공간의 기억과 인쇄의 물성을 작품으로 풀어냈다.서남예술장 대표작품. 박진주, Fake, 2025, 비단에 먹, 튜브물감, 64 × 36cm또한 '서남예술촌 투어-인사이트 오브 서남'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촌과 인쇄의 거리를 함께 걸으며 역사와 제책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인쇄업 2세대가 직접 진행하는 '인쇄 발주 노하우 강의'에서는 종이 재질과 두께의 차이를 직접 비교해보며 로컬 인쇄 산업의 특성을 배운다.'예술장' 섹션에서는 청년 예술인들의 회화·사진·설치·아트상품을 전시·판매하는 '2025 계림보부상'이 열린다. 인쇄 거리의 유휴공간이 전시장으로 꾸며져 일상 속에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로컬 아트마켓이 된다.이와 함께 서남C 작가들이 참여하는 '소심한 사인회', 청년들이 직접 만든 굿즈와 먹거리가 모이는 '카부츠 플리마켓', 그리고 오조 작가가 연출하는 퍼포먼스 '모두를 위한 식탁, 무등의 마음으로'도 진행된다.김소진 1995헤르츠(Hz) 대표는 "많은 분들이 서남동을 찾아 청년 예술가들의 작품과 지역의 특별한 매력을 함께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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