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하고 이야기하며 깨닫는 우리 문화

입력 2024.03.19. 15:59 김혜진 기자
'고쟁이 학교' 23일 첫 수업
전통 바느질·천연염색 재현
차·전통초상화·곳간기행 등
학문적 접근 벗어나 탐구
지난해 시작한 '고쟁이학교'가 올해 더욱 다양한 우리 문화 이야기로 확장해 23일 첫 수업을 갖는다. 사진은 지난해 고쟁이를 전통 방식에 따라 재현하고 재해석한 결과물을 선보인 패션쇼.

우리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며 자연스럽게 알아가보는 '고쟁이 학교'가 올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진행되는 올해 수업은 보다 다양한 우리 문화에 대해 함께 탐구해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보성 문덕면의 한 폐교를 고쳐 자리한 사단법인 남도전통문화연구소가 오는 23일 '고쟁이 학교'의 첫 수업을 연다.

'고쟁이 학교'는 지난해 100년에서 150년 정도 된 우리의 옛 여성 속곳인 고쟁이를 보고 이를 따라 만드는 수업을 진행한 바 있다. 학교에 모여 든 학생들은 보성은 물론 광주와 전남 일대의 지역민 10여 명으로 이들은 옛날 여성들이 속옷으로 입었던 고쟁이를 탐구하며 바느질부터 전통 염색까지 모든 과정을 옛 방식으로 재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결과물은 11월 패션쇼와 함께 전시로 선보여지며 많은 관심을 얻기도 했다.

고쟁이 학교를 기획한 한광석 남도전통문화연구소의 이사장은 우연한 기회에 안동과 전주에서 각각 100년, 150여년 된 고쟁이를 얻게 되고 이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한복은 현대에도 명절이나 중요한 행사 때 입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한복을 제대로 갖춰 입기 위해 가장 기본으로 입는 속곳인 고쟁이는 낯선 존재가 된 것이 그에겐 아쉬웠다. 안팎의 경계선이자 실용과 멋을 갖고 있는 고쟁이를 현대인들이 다시 재현하고 이를 통해 현대화해보자고 한 것이 고쟁이 학교의 시작이다.

전통 방법으로 천연염색한 결과물들

올해도 고쟁이 만들기는 이어진다. 전통바느질부터 천연염색까지 전 과정을 다시 한 번 직접 경험해보고 옛 사람들이 살았던 삶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을께 두 번째 패션쇼도 열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고쟁이 만들기에서 확장해 옛 사람들이 살아낸 삶의 방식이나 그들의 문화에 대해 들여다보는 시간도 마련된다. '차 이야기'와 '전통 초상화 이야기', '곳간 기행'이 그것이다.

'차 이야기'는 커피 소비에 밀린 녹차를 자연스럽게 대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서로 차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시간이다. 다도 등으로 인해 고급 문화처럼 여겨져 우리 차를 마시는 것을 어려워 하는 현대인들에게 '우리나라에 다도라는 것은 없다. 그냥 얌전히 마시면 된다'는 슬로건 아래 차 마시는 것을 익숙하게 하고 차와 관련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눈다.

'전통 초상화 이야기'는 다산 정약용 초상화 등으로 유명한 김호석 작가를 초대해 서양 초상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우리의 초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곳간 기행'은 옛 살림집이나 절집의 곳간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곳간은 식량을 보관하는 장소에서 나아가 옛 사람들의 살림이 펼쳐지는 공간이기도 했다. 이같은 맥락에서 곳간에 대한 학문적 접근 보다는 함께 공간을 둘러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유추해보고 살펴본다.

천연염색 과정을 기다리고 있는 전통방법으로 재현된 고쟁이

한광석 남도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은 "우리 문화에 대해 학문적으로 어렵게 접근하기 보다는 직접 가까이서 보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깨달음을 직접 찾아보자는 것이 고쟁이학교의 목적이다"고 말했다.

수업은 한 달에 한 번 진행된다. 참여는 남도전통문화연구소로 연락, 문의하면 된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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