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까지 고려시대 유물 전시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강진 전라병영성의 발굴조사 성과에 대한 심포지엄이 열린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은 고려시대 유물 등을 전시한 특별전과 연계해 열려 볼거리도 제공한다.
강진 고려청자박물관은 오는 26일 오후 2시 박물관 시청각실에서 '전라병영성 발굴조사의 성과와 의의'라는 주제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고 23일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특별전 '전라병영성'과 연계한 이번 심포지엄은 실제 조선시대 병영의 운영체제와 방식, 발굴조사를 통해 본 유적의 현황과 출토 유물의 가치를 규명하는 연구논문 발표와 종합토론으로 진행된다.
송양섭 교수(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의 '조선후기 강진 병영의 지휘체계와 군수조달'이라는 주제발표를 시작으로 석순현 팀장(한울문화재연구원)이 '전라병영성의 축성과 공간구성'이라는 주제로 전라병영성의 규모와 시설의에 대한 발표를 이어간다.

마지막 발표는 박정민 교수(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가 맡았으며, 전라병영성 내 출토된 명문 자기(銘文 瓷器)를 중심으로 조선 전기 자기의 출토 양상과 특징을 살펴보고자 한다.
주제발표 이후 조현종 전 국립광주박물관장이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을 진행하며, 토론자로 김덕진 교수(광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배희남 연구실장(한국건축문화정책연구원), 최명지 학예연구사(국립광주박물관) 등 학계 및 관계 전문가들이 앞으로의 연구과제와 전라병영성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학술대회는 별도의 신청 없이 행사 당일 누구나 현장 참여가 가능하다.
윤성일 고려청자박물관장은 "지역 거점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매해 특별전과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며 "제52회 청자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강진에 산재한 문화자원을 알리고 이번 특별전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14일에 개막한 '전라병영성' 특별전은 다음달 10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특별전은 전라병영성이 가진 의미를 조망하고 지난 10여 년간 전라병영성에서 발굴된 유물들과 디지털 영상 전시를 통해 병영 내에서 장수와 군사들의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주요 전시는 전라병영성 인근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유물을 선보여, 전라병영성 이전부터 병영면 일대의 가치와 중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병영성 중수에 사용된 기와와 조선시대 청자, 분청사기, 백자, 도기 등을 통해 조선시대 도자기의 역사를 알렸다. 아울러 나막신, 담뱃대, 어망추, 화폐 등의 생활 유물과 총통, 탄환, 석환, 화살촉 등 무기류 등을 전시해 당시 전라병영성의 생활상과 군사적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병영성이 그려진 각종 고지도와 조선시대 문인들이 기록한 시문, 병영성 전체 규모와 영기의 용도를 파악할 수 있는 디지털 영상자료 등으로 전라병영성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특히 지난해 12월 14일 열린 개막식에는 기존 테잎커팅식 대신 병영성 영기(令旗)를 새롭게 디자인한 깃발을 드는 방식의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강진=최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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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밑의 사람들', 강제동원의 기억 깨우다 니 히로하루 외 2명 작 '하나오카를 잊지마라' "마쓰다 도키코는 정의를 추구하는 작가였습니다. 한국 강제징용자들이 학살된 하나오카 사건을 일본 사회에 밝힌 그의 문학과 생애에 대한 국제 학술대회를 정의의 도시인 광주에서 여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12일 만난 차타니 주로쿠(茶谷 十六) 아키타현 역사교육자협의회 회장은 광주에서 열리는 국제 학술 심포지엄 '마쓰다 도키코의 문학과 생애'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니 히로하루 외 2명 작 '51.장례식'오는 18일 오후 2시 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1층 1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국제 학술 심포지엄은 시립미술관이 하정웅 선생으로부터 기증 받은 컬렉션 중 '하나오카 이야기' 작품을 계기로 성사된 행사이다. 이 작품은 동명의 서적에 실린 판화 작품으로 1951년 니 히로하루, 다카다이라 지로, 마키 다이스케가 제작했다. 동명의 서적은 하나오카 사건의 진상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여기에는 당시의 모습을 담은 판화와 시 등이 실렸다.니 히로하루 외 2명 작 '32.조선인'하나오카 사건은 아키타현 오오다테시에 위치한 하나오카 광산에서 벌어졌다. 그 시작은 1944년 벌어진 나나쓰다테 사건이다. 하나오카 광산은 구리 광산으로 전범 기업인 도와광업이 강제징용한 한국인과 일본인 노동자들을 동원한 현장이다. 태평양전쟁 중인 일제에 구리를 조달하기 위해 무리한 채굴을 벌이다 갱도가 무너지자 구조 신호가 들려옴에도 불구하고 당국과 도와광업은 현장을 모래로 덮어 한국인 11명을 포함해 총 22명을 생매장한 사건이다. 이후 중국인 포로 노동자까지 투입돼 과중한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하나오카 광산의 중국인 노동자가 견디다 못해 봉기하자 일본 군경이 419명을 학살한 사건이 하나오카 사건이다. 같은 장소에서 불과 몇개월만에 일본 당국의 강제징용과 학살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는 점에서 하나오카 사건과 나나쓰다테 사건은 줄곧 함께 언급되고 있다.마쓰다 도키코노동자와 농민의 인권을 대변하는 활동을 펼쳐온 마쓰다 도키코는 그의 대표작인 소설 '땅 밑의 사람들'은 이 하나오카 사건과 나나쓰다테 사건을 다루고 있다. 1905년 아키타현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광산사무소에서 근무하며 광산 노동자의 노동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이후 작가로 활동하게 되며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일어난 나나스다테 사건과 하나오카 사건에 관심을 작가로서 사건 진상규명에 매진했다.이번 국제학술포럼은 조선인 강제 징용 문제와 그들의 인권 회복, 학살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헌신해 온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는 자리로 '하나오카 이야기' 연작도 함께 전시된다. 또 마쓰다 도키코가 하나오카 광산을 직접 다녀와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작성한 서적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의 한국어판 서문을 쓴 문병란 시인의 저항 정신을 마쓰다 도키코와 비교 분석하며 한일 양국 문학인의 저항 정신을 되짚는다.문병란 시인포럼은 다카하시 히데하루 아키타현립대 부총장이 '마쓰다 도키코의 문학과 생애'를 주제로 한 기조 강연으로 시작해 발제로 이어진다. 발제는 마쓰다 도키코회 대표의 '나나쓰다테 사건과 하나오카 사건의 진상', 차타니 주로쿠 아키타현역사교육자협의회 회장의 '한국으로 확장되는 마쓰다 도키코 문학과 생애',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의 '문병란과 마쓰다 도키코의 저항정신'으로 진행된다.윤익 시립미술관 관장은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이해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에서 아시아 민중이 겪은 아픔과 저항의 역사를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시립미술관은 조선인 강제징용의 아픔을 기억하며 이를 기리려 했던 하정웅 명예관장의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학술 심포지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국제 학술포럼은 광주시립미술관, 일본 역사교육자협의회, 광주전남작가회의, 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하며 5·18기념재단, 한일민족문제학회, 역사교사모임이 협력한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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