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무등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소감] "끝끝내 쓰는 사람으로 목적지 향해 나아가겠다"

입력 2024.01.01. 16:17 김혜진 기자
장대성 소설 부문 당선자

당선소감 장대성?

달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반환점이 생기는 기분이 들어서요. 내게도 돌아올 곳이 있다는 마음이 발을 먼 곳까지 뻗게 만드는 것도 같아서요. 서로를 흘깃 지나치는 어깨를 가졌다는 생각이 얼마간의 생활에 의지를 갖게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내달리듯 먹고, 살고, 쓰면서 울고 웃다가 대부분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표정으로 겨울을 지나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머무른다고 말하는 게 좋겠어요. 고드름이 이른 아침 떨어트리는 한 방울의 물처럼.

이제 막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느낌이 듭니다. 스물 중반을 넘어서는데 아직 내 세상은 좁은 원룸, 강의실 작은 책상, 버스 맨 뒷자리 혹은 좋아하는 사람의 손금을 따라 걷는 발자국뿐이거든요. 시력이 안 좋아 멀리 내다보지 못한다거나 이것 봐 뼈 소리 나잖아, 하며 돌아가는 손목을 탓하기엔 늦었다는 것을 알아요. 세상에 나보다 아픈 사람이 많아서, 사람뿐이면 다행이지, 동물도 식물도 모두 어딘가 쓰린 세상이라서. 변명으로 얼룩진 현실이 아닌 자세히 들여다보고 손을 뻗을 수 있는 현재를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현재와 현실 사이에서 기쁘게 과거와 미래를 상상하게 해주는 사람이 내게는 많은 것 같아요. 민호형과 웅기형의 등을 바라보며, 태훈 병헌 재민 주성 아영과 서로의 발밑에 깃든 그림자를 이해하며, 준섭 형초 민지 예리 동진과 그럼에도, 우리는 같은 말로 서로를 묶어두며,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 선생님들과 학우들과 광주 친구들의 애정을 떠올리며, 가족과 윤겸과 스스럼없이 나의 곁이 되어주는 사람들의 어깨를 내내 지탱하고 지지하며.

나는 끝끝내 쓰는 사람으로 있겠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면 끝없이 멀어지는 목적지를 가진 기분이 들어요. 그게 좋습니다. 늘어난 길 위에서 무엇도 소홀히 여기지 않는 사람이 되어, 그 마음을 믿음으로 바꾸어 아픔과 슬픔이 꼭 아프고 슬픈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어요.

아름답다는 나답다는 말이래요. 우리는 사는 내내 아름다움에 가까워지기 위해 발을 내딛겠죠. 그 곁에 내 글이 함께 달리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장대성?광주광역시 출생

▲단국대 문예창작과 졸업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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