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광주폴리 대표작 장진우 '쿡폴리'
카페 '콩집'·한식당 '청미장' 구성
지역 청년들이 음식점 직접 운영
도시재생·청년 실업 등 대안 제시
대중성·시민 참여·의외성 반영해
구체적 도시체험 구성 '전국 확산'
공공미술로 지역을 ‘펀(FUN)’ 하자?②광주폴리 대표작 장진우 '쿡폴리'
구도심의 공폐가를 개조해 카페와 한식당으로 활용한 쿡(Cook)폴리는 광주의 대표적인 공공미술 성공 사례로 꼽힌다.
슬럼화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단순히 감상용 건축물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방문객이 직접 문화콘텐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요소를 추가해 이전 광주폴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기능적인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지역 청년들이 카페와 식당의 운영주체가 돼 창업 경험과 노하우를 쌓으며 사회적 문제로 거론되는 청년실업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카페 '콩집'과 한식당 '청미장'으로 구성된 쿡폴리는 광주 동구 산수동에 위치해 있다. '광주폴리'의 세 번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현재는 카페와 한식당 모두 운영이 종료됐고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위한 리뉴얼이 진행 중이다.
광주폴리는 파빌리온의 공간과 가로 시설물의 공공기능, 폴리의 장식적 역할을 아우르며 도시재생에 기여할 수 있는 건축물을 의미한다.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시작됐지만 2013년부터 광주비엔날레재단의 독립적인 프로젝트로 운영되고 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기획·제작 기간만 4년 가까이 소요된 3차 광주폴리에는 4개국 11팀이 참여작가로 함께했다. 천의영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가 총감독을 맡았고 세계적인 건축가와 셰프 등이 작가로 활동했다.
3차 광주폴리는 '도시의 일상성-멋과 맛'이라는 주제로 총 11개의 작품이 완성돼 광주 곳곳에서 도심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중 쿡폴리는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의 명소 '장진우 거리'를 만든 장진우 셰프의 작품이다. 장 셰프는 도심 재생형이자 맛집형 폴리인 '스핀들마켓'을 비롯해 '마틸다', '방범포차', '문오리' 등 가게를 오픈한 바 있다.
그는 쿡폴리 작가로 합류해 산수동의 오래된 공폐가 건물 2채를 신축·리모델링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누구나 먹고 마시며 즐기는' 공간이 테마였다.
쿡폴리는 기획 과정에서 도시의 일상성을 핵심 개념으로 도시 공간을 생산하는 사회적 과정과 도시적 체험에 주목하고 이런 요소 가운데 '맛'이라는 화두가 작품에 반영됐다. 특히 대중성과 시민 참여, 의외성 등 원칙을 바탕으로 '보다, 걷다, 놀다, 먹다'라는 행위에 중점을 두고 구체적인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쿡폴리는 청년들에게 '일터'를 제공했다. 장 셰프는 공모를 통해 쿡폴리를 운영하게 될 청년으로 선정된 7명에게 4개월 동안 요식업 노하우 등을 전수하며 이들이 창업 경험을 쌓고 추후 요식업계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왔다.
또한 이들이 벌어들인 매출의 20%는 다시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납부해 제2의 사업이 진행되도록 하는 선순환의 사업구조도 만들었다.
장 셰프는 카페와 식당 이름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먼저 6·25 전쟁 이후 광주에 처음 생겼던 한정식집 '청미장'의 이름을 붙여 역사와 문화를 덧칠했다.
청미장 왼편에 자리한 유리온실 외형의 카페는 1960년대 콩 안주에 정종을 홉술로 팔았던 충장로 3가의 '콩집 스탠드바'를 재현한 '콩집'이다.
쿡폴리는 분주한 준비 기간을 거쳐 2017년 1월 10일 정식 오픈했다.
카페 '콩집'과 한식당 '청미장'은 곧바로 광주청년협동조합 '맛있는골목협동조합'이 운영을 맡아 영업했다.
이후 SNS 등을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쿡폴리는 도시재생 활성화와 도시 현안 문제의 대안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관심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도시재생·환경 전문가와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학교의 현장교육이 줄을 이었다.
또한 충남 부여군청·경북 칠곡·전남 순천 등 전국 각지 마을사업단의 선진지 견학 대상이 됐고, 광주교대 영재교육원의 매쓰투어, 목포 정명여중의 직업 체험과 연계한 프로그램 등 지역 학생들의 현장학습도 번빈하게 발생했다.
국민의당 광주시당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광주시 제3기 청년위원회 등도 지역청년 문제 및 청년 창업현장 탐방 차원에서 방문하기도 했다.
쿡폴리는 카페와 식당 운영기간이 끝난 뒤에도 새로운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부터 4월 22일까지 매주 금요일 콩과 들깨, 푸드문화 지리지 등 2가지 섹션으로 구성한 '광주폴리 x 로컬식경' 강좌를 총 9차례 열었다.
광주폴리 리뉴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강좌는 쿡폴리를 지속가능한 음식문화의 교역소로 만들기 위해 추진됐다. 나아가 쿡폴리와 광주의 음식문화 연계를 통해 도시재생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시도였다.
콩집에서는 주로 음식과 레시피, 인문학적 담론, 강연, 지역음식 소개 등이 이뤄졌고 청미장은 음식을 실험·소개·공유하는 자리였다.
현장에서는 광주의 음식문화에 대한 역사적 추적을 바탕으로 도출된 콩과 들깨를 중심으로 음식문헌연구자, 사회학자, 법학교수, 청년기업인 등을 초대해 음식을 만들고 시식하는 등 실험과 공유의 장이 펼쳐졌다.
이들은 음식을 통해 지역소멸과 토종씨앗소멸, 청년소멸 등 지방도시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살펴보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지역 고유 음식문화를 도시 브랜드 전략으로 구축한 부산의 사례를 통해 '콩과 들깨'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한국 커피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모모스커피'의 부산 커피개발 전략을 비롯해 조선명란 복원을 통해 명란이 한국 고유 음식문화라는 것을 세계에 알린 '덕화푸드'의 러시아∼북한∼일본을 잇는 명란로드, 서민들의 음식에서 원도심 재생거점 복합문화공간이 된 '영도 아레아식스', 청년과 함께하는 '삼진어묵' 등 다양한 사례도 소개됐다.
새로운 전시 작품도 감상할 수 있었다. 박재영 작가는 광주 원도심의 기억과 역사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의 1차 광주폴리 '광주사람들'을 AR기법으로 재해석한 공공벤치 작품 '스핀-오프:포털'을 선보였다.
오석근 작가는 산수동 골목길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기록하는 등 산수동 주민들의 흔적을 담은 '산수사진지(寫眞誌)'를 3차 광주폴리 '꿈집'에서 영상작업으로 보여줬다.
쿡폴리는 지난해 6월에도 광주폴리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고민·생산하는 로컬브랜드 찬찬히방앗간과 함께 팝업스토어 '쌍화다방'을 운영하며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당시 팝업스토어에서는 아이스 쌍화와 쌍화라떼, 쌍화빙수 등 쌍화다방 시그니처 메뉴를 3가지를 선보였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광주폴리 리뉴얼은 단순 작품의 물리적인 재생을 넘어 미향의 도시 광주 음식문화사와 그와 관련한 인문학·창업·마케팅·유통 등 다양한 인프라를 전국에서 집중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업을 펼쳐가는데 주안점을 뒀다"면서 "광주를 기반으로 하는 원천 콘텐츠가 갖는 잠재성을 통해 향후 광주폴리 전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식을 고안하는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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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립창극단 '정년이'가 들려주는 휴먼 드라마 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 "남장은 물론이고, 1인 9역까지 해봤던 적도 있어요. 옷을 계속 갈아입어야 되는게 힘들지만 너무 재밌더라고요. 창극 무대가 아니라면 제가 어디서 이 사람으로 살아보겠어요."한국전쟁 후 여성 국극단을 배경으로 단원들의 경쟁과 우정을 그려내며 감동과 웃음을 선사한 드라마 '정년이'가 최근 인기리에 종영했다. '정년이'의 흥행 여파로 국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실제 무대에서 기량을 뽐내고 있는 광주시립창극단 단원들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광주시립창극단 창악부 김정미 단원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정년이'를 보며 마치 자신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대학 졸업 후 곧장 창극단원으로 활동하며 적벽가의 '군사', 흥보가의 '놀부처'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던 그는 드라마 속 국극단원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와닿았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김씨는 드라마를 감상하며 공연 장면의 높은 싱크로율에 특히 놀랐다고 한다. 그는 "장면 하나하나가 진짜 창극 무대를 옮겨놓은 것 같았다"며 "하지만 정년이 같은 캐릭터가 실제로 있다면 다른 단원들에게 질타를 받을 것 같다. 실력을 떠나 창극은 함께 만드는 무대라 팀워크가 상당히 중요한데, 연습에 자주 늦으면 주연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웃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그는 고등학생 시절 처음 판소리를 접하고 우리 음악에 매료돼 대학에서 전공까지 하게 됐다. 그는 대학생 때 처음 창극 무대에 서며 느꼈던 설렘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김씨는 "내가 평소에 살아볼 수 없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창극의 장점을 설명했다. 창극에서 연기의 중요성을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은 '정년이'를 통해서였다.그는 "지금까지는 창극을 하며 '소리'를 가장 많이 신경 썼던 것 같다"며 "창극은 소리, 연기, 몸짓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안 되면 몰입이 깨지는데, 드라마 속 '문옥경'이라는 캐릭터의 연기력이 출중해 특히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광주시립창극단이 '단막 창극 광한루'를 연습하고 있다.광주시립창극단에서 25년여간 함께해 온 방윤수 차석단원 역시 드라마 덕분에 젊은 사람들까지 창극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정년이 효과'를 전했다. 그는 “고흥 출신 선배께서 어릴적 여성국극단을 보셨을 때 당시 국극단원들의 의상이 일반 가수보다도 훨씬 화려했고 인기도 많았다고 얘기해주셨던 적이 있다”며 “고등학생인 딸도 ‘정년이’를 보고 창극이 정말 저렇게 인기가 많았냐고 묻기도 했다”고 미소 지었창극단원들이 정기공연을 한 번 올리기 위해서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의 연습 기간을 갖는다. 60여 명의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하나가 돼 호흡하기 위해서는 동선 하나하나 조율하는 세심함이 필요하다.광주시립창극단의 '여울물 소리' 공연 모습하지만 그는 대중의 관심이 사그라들고 작품성이 뛰어난 무대들이 줄어들며 창극이 점점 외면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소회를 털어놓기도 했다. 방씨는 "마당판에서 벌어졌던 판소리가 각각의 배역으로 나뉘어 창극으로 발전했고, 매체가 들어오며 창극이 쇠퇴할 때 새로운 바람을 모색하기 위해 여성 국극이 유행했다"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창극이 나타났기 때문에 앞으로 전통 판소리를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방향에 맞춰 지속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광주시립창극단의 '천변만화' 공연 모습광주시립창극단은 1989년 6월 1일 광주시립국극단으로 창단해 2018년 광주시립창극단으로 개명했다. 창단 이래 수궁가와 흥보가, 심청가 등 전통 창극을 비롯해 쑥대머리, 의병장 고경명, 안중근 등 다양한 창극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한편 광주시립창극단은 오는 14일 오후 3시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기획공연 '송년 국악 한마당'을 선보인다. 이날 공연에서는 20여 년 만에 여성 단원이 이몽룡과 방자 역을 열연하는 '단막 창극 광한루'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티켓은 S석 2만원, A석 1만원으로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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