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일·정송규 2인전 연계
작가와의 대화·인문학 강좌
'흑백' 주제 윤익·김용근 진행
관객과 소통하며 '하하호호'

"예술로 돈을 번다던가 지위를 얻는다는건 예술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본능에 의해 즐거워서 예술을 하는거지 그거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지난 30일 무등현대미술관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김종일·정송규 2인전 연계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는 윤익 미술문화기획자이자 아트광주22 총감독이 진행하는 '작가와의 대화'와 김용근 통섭궁리공간 SUM 연구소 소장의 인문학 강의 '흑백의 미학으로 떠나는 인문여행'으로 꾸려졌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지역 사립미술관으로는 이례적으로 전시와 연계해 체계적으로 기획, 진행된다는 점에서 일찍이 일반 시민,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첫 시간인 작가와의 대화는 작가로서의 두 화백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가가 된 계기에 대해 김 화백은 "당시에는 가난한 시절이라 미술을 하지 못해 교사를 하다 꿈을 접지 않고 계속 미술을 해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정 화백은 "어머니가 항상 명절 한 달 전부터 저고리에 물을 들일 수 있도록 물주머니를 들고 다녔다"며 "그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남아 미술을 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이들은 미술을 하게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을까. 김 화백은 "계속 하고 싶은 일이었다 보니 미술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다"고, 정 화백은 "계산하지 않고 본능에 의해 즐거워서 미술을 하는거라 후회는 없다"고 웃어보였다.
이어진 인문학 강의는 김 소장이 이번 전시명인 '존재의 형이상학, 흑과 백의 서술'에 따라 흑과 백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선사했다. 물리학자이자 화가인 김 소장은 흑과 백의 탄생을 물리학적으로 설명하고 흑백의 미학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이어 색과 관련한 행사나 나라별로 색이 갖는 의미도 설명했다. 김 소장은 "백은 이집트에서 태양신, 로마에선 공직자의 '토가'의상 등이고 흑은 이집트와 그리스 등에선 지하세계를, 로마에선 죽음·악·마녀 등을 뜻한다"고 말했다.

강연을 들은 30대 김모씨는 "강연이 너무 재밌다"며 "어렵게 느껴지던 물리학을 미술과 관련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무등현대미술관서 진행하는 김종일·정송규 2인전 '존재의 형이상학_흑과 백의 서술'은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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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글로브' 휩쓴 명작 겨울 감성 적신다 영화 '벌집의 정령' 스틸컷 영화 '벌집의 정령' 스틸컷 올해 아카데미 수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작품부터 한국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조명하는 독립 영화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작품이 스크린을 장식한다.광주극장이 2월 개봉작을 공개했다. 광주극장의 이달 개봉작은 '벌집의 정령', '멜랑콜리아', '브루탈리스트', '정돌이', '두 사람'이다.지난 1일 재개봉한 '벌집의 정령'은 1973년 제작된 작품으로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빅토르 에리세 감독의 데뷔작이다.1940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화는 카스티야 고원지대의 이동 영화 트럭에서 제임스 웨일 감독의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본 소녀 아나가 영화 속 괴물이 사실 정령이라는 언니의 말을 믿고 괴물을 찾아다니는 이야기다. 표면적으로는 소녀 아나의 모험을 다루고 있지만, 스페인 내전 직후의 프란시스코 프랑코 독재 정권을 암시적으로 비판하고 이로 인해 지식인들이 느끼던 불안과 억압을 아이들의 시선에서 풀어내 극찬을 받으며 역대 스페인 영화 중 최고의 영화로 자주 거론되는 작품 중 하나다.영화 '멜랑콜리아' 스틸컷영화 '멜랑콜리아' 스틸컷8일부터 16일까지 '멜랑콜리아'는 4회 상영된다. 지난 2011년 개봉한 라스 폰 트리에의 '멜랑콜리아'는 행성 '우울증(멜랑콜리아)'이 지구를 향해 미친 듯이 날아오며 펼쳐지는 이야기다.주인공 저스틴은 언니 클레어의 부부 집에서 남편 마이클과 함께 신혼 파티를 열지만, 엄마의 꼬장으로 파티는 망가지고 우울해진 저스틴이 기행을 저질러 식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한편 행성 '우울증'이 지구를 향해 접근할수록 저스틴은 평온해지지만, 클레어의 불안감은 극대화된다.영화는 압도적인 영상미와 '우울증'이라는 소재를 창의적으로 적용해 평론가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카이에 뒤 시네마가 선정한 2010년대 영화 베스트 10에 올랐으며, BBC가 선정한 100대 21세기 영화에도 꼽혔다.영화 '브루탈리스트' 스틸컷영화 '브루탈리스트' 스틸컷이어 12일 브래디 코베 감독의 '브루탈리스트'가 관객을 맞이한다.영화는 전쟁의 트라우마를 예술로 승화한 건축가의 삶의 연대기를 다뤘다. 주인공 라즐로의 대담하고 혁신적인 건축 설계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지만 그는 오히려 자신의 설계에 더 집착하며 결국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한다.작품은 앞서 제81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은사자상, 제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하며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영화 '정돌이' 스틸컷영화 '정돌이' 스틸컷13일 김대현 감독의 다큐멘터리 '정돌이'가 개봉한다.'정돌이'는 주인공 송귀철의 삶의 자취를 밟아보는 여정이다. 1987년 14세였던 소년 송귀철은 수배 중인 고려대 운동권 학생을 우연히 만나 심야 만화방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낸다. 다음날 아침, 수배 학생은 가출 소년을 돌볼 수가 없어 소년을 데리고 고대에 온다. 소년은 정경대 학생회실에서 기거하며 정돌이라는 별명을 얻은 뒤 그곳에 눌러 앉는다. 그해 6월 정돌이는 형과 누나들을 따라 6월 항쟁에 참여하며 이후 고대 농악대의 일원이 돼 북을 들고 시위대의 앞에 서게 된다.영화 '두 사람' 스틸컷14일 개봉하는 '두 사람'은 70대 여성 연인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수현은 파독 간호사로 낯선 나라 독일에 이주한 뒤 지역 사회와 소수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일에 앞장섰다. 그는 간호 학교를 졸업하고 신학 연구에 뛰어들며 이주민의 마지막 길을 동행하는 호스피스 리더 인선과 재독여신도회에서 운명처럼 만난다. 40여 년 전 이민 1세대, 이주 노동자, 레즈비언으로서 함께하게 된 이들은 서로에게 쉴 곳이 되어주고 곁에서 여생을 함께하기로 한다.영화 '두 사람' 스틸컷박지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는 48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새로운선택상, 5회 서울여성독립영화제에서 장편 경쟁 부문 관객상 등을 수상했다.관람료와 상영 시간표 등 자세한 내용은 광주극장 네이버 카페에서 확인할 수 있다.최소원기자 sson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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