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원로와 사유한 흑백의 시간

입력 2022.07.03. 15:15 이경원 기자
무등현대미술관 세미나 가보니
김종일·정송규 2인전 연계
작가와의 대화·인문학 강좌
'흑백' 주제 윤익·김용근 진행
관객과 소통하며 '하하호호'
30일 무등현대미술관서 진행한 작가와의 대화 오른쪽부터 김종일, 정송규

"예술로 돈을 번다던가 지위를 얻는다는건 예술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본능에 의해 즐거워서 예술을 하는거지 그거에 대한 후회는 없어요."

지난 30일 무등현대미술관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김종일·정송규 2인전 연계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는 윤익 미술문화기획자이자 아트광주22 총감독이 진행하는 '작가와의 대화'와 김용근 통섭궁리공간 SUM 연구소 소장의 인문학 강의 '흑백의 미학으로 떠나는 인문여행'으로 꾸려졌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지역 사립미술관으로는 이례적으로 전시와 연계해 체계적으로 기획, 진행된다는 점에서 일찍이 일반 시민, 관계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첫 시간인 작가와의 대화는 작가로서의 두 화백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작가가 된 계기에 대해 김 화백은 "당시에는 가난한 시절이라 미술을 하지 못해 교사를 하다 꿈을 접지 않고 계속 미술을 해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정 화백은 "어머니가 항상 명절 한 달 전부터 저고리에 물을 들일 수 있도록 물주머니를 들고 다녔다"며 "그 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남아 미술을 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작가와의 대화에 참석한 사람들

이들은 미술을 하게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을까. 김 화백은 "계속 하고 싶은 일이었다 보니 미술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은 없다"고, 정 화백은 "계산하지 않고 본능에 의해 즐거워서 미술을 하는거라 후회는 없다"고 웃어보였다.

이어진 인문학 강의는 김 소장이 이번 전시명인 '존재의 형이상학, 흑과 백의 서술'에 따라 흑과 백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선사했다. 물리학자이자 화가인 김 소장은 흑과 백의 탄생을 물리학적으로 설명하고 흑백의 미학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이어 색과 관련한 행사나 나라별로 색이 갖는 의미도 설명했다. 김 소장은 "백은 이집트에서 태양신, 로마에선 공직자의 '토가'의상 등이고 흑은 이집트와 그리스 등에선 지하세계를, 로마에선 죽음·악·마녀 등을 뜻한다"고 말했다.

'흑백 미학으로 떠나는 인문여행' 강연자 김용근 교수

강연을 들은 30대 김모씨는 "강연이 너무 재밌다"며 "어렵게 느껴지던 물리학을 미술과 관련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무등현대미술관서 진행하는 김종일·정송규 2인전 '존재의 형이상학_흑과 백의 서술'은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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