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현장-커뮤니티 퍼포머티비티 5번째 작 '내 곁에 있는 모든 것'

입력 2015.06.16. 00:00
지난 1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내 곁에 있는 모든것' 의 공연 모습

낯선 공간 침대 위 속삭임 상상력 자극

러닝타임 10분 불구 한 사람을 위한 공연 호응

추상적 대사 전달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광주 도심 한복판에 침대 7개가 원형으로 놓였다.

하얀 매트리스 오른편에는 낯선 여성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누군가를 기다렸다.

잠시 후 이곳에 등장한 시민들은 신발을 곱게 벗어두고 침대에 올라 여성들의 옆자리에 누웠다.

이들은 한 이불을 덮고 서로를 마주보거나 천장을 보고 있었다.

1~2분의 침묵이 이어졌고 낯선 상황에 직면한 시민들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도 잠시, 짧은 침묵을 깨고 여성들은 옆에 누운 시민에게 말을 꺼냈다.

대화라기보다 속삭임에 가까운 이야기가 이어지고 동안 여성들은 시민들의 얼굴을 쓰다듬거나 이불을 덮어주는 등 친숙함을 표현했다.

10분의 시간이 흐르고 시민들은 낯선 공간, 낯선 상황에 대해 어느 새 익숙해졌다.

이는 지난 14일부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 펼쳐지고 있는 연출가 페르난도 루비오의 '내 곁에 있는 모든 것'의 공연 모습이다.

이 공연에서 각각의 침대가 하나의 공연장이고 침대 위 낯선 여성은 오직 한 사람을 위한 배우이다.

즉, 침대에 오르는 시민이 곧 관객이자 배우가 되는 것이다.

이 작품은 아이러니 하게도 관객들을 황당한 상황에 던져놓고 편안함을 이끌어낸다.

관객들은 처음에는 도심 한복판과 낯선 여성, 침대 위라는 황당한 설정에 당황하지만 여배우들의 대사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전혀 생각지 못한 예술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된다.

여배우들은 관객들에게 건네는 속삭임은 일반적인 대화가 아니다.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이나, 경험들에 대해 이미지를 그리고 상상하게 된다.

이번 공연은 몇백명의 관객이 2~3명의 배우들에게 집중했던 기존 공연을 탈피한 새로운 무대를 보여줬다.

또한 제한된 공간에서 긴장감을 풀게하고 상상력을 자극했다는 점에서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반면, 배우들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대사가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지적도 있었다.

관객 오준수(26)씨는 “침대 위에 여배우와 함께 누워 있다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여배우들이 말하는 대사에 따라 과거의 한때를 떠올리거나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생각하면서 이상하게도 편안함을 느꼈다”며 “공연 시간이 짧기는 하지만 한 사람만을 위한 공연이고 기존에 접해보지 못했던 방식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학생 정선우(23여)씨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공연 방식은 흥미로웠지만 배우들의 일방적인 대사 전달은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맥락을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는 작품에 몰입을 방해하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내 곁에 있는 모든 것'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관객 개발 프로그램 커뮤니티 퍼포머티비티 다섯번째 작품으로 오는 19일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 오후 6시부터 진행된다.

또한 오는 24일 '문화가 있는 날'에도 공연한다.

이 공연은 무료이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 후 참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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