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관광소비 정체…더현대·신세계가 판도 바꾸나

입력 2024.07.26. 14:23 이삼섭 기자
한국관광데이터랩 데이터 분석해보니
최근 5년간 광주 방문객수·관광소비 정체 심각
현대·신세계 연달아 개장한 대전 활력도 '껑충'
대형쇼핑몰, 타 시설 연계·허브 관광지로 작용
강기정 시장 "사람이 와야 도시, 상권이 산다"
더현대 광주 조감도.

광주시는 대형복합쇼핑몰(복합문화공간)을 통해 도시 이용 인구 3천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통해 광주 상권을 살리고 도심 활력을 높이겠다는 뜻이다. 실제 데이터는 광주시 관광 소비가 정체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방문자가 정체된 채 소비 유출은 갈수록 심해져 지역 경제가 침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광주는 오랫동안 대형 유통 투자가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중심 상업 기능이 크게 떨어지면서 타 광역시 대비 방문자 수도, 관광 소비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광주 방문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증가했다. 숙박 비율은 2.2%, 체류시간은 17.2%, 관광 소비는 3.6%로 대부분 지표에서 줄었다.

전국 특·광역시와 비교해 모든 지표에서 저조한 수치다. 각 특·광역시 방문자 수는 인천 9.2%, 대전 5.8%, 부산 5.1%, 서울 4.3%, 울산 3.4%, 대구 2.2% 순이다.

문제는 광주의 방문자 수 정체가 지속적이라는 점이다. 최근 5년을 살펴보면 2019년 6천598만6천명(3.4%), 2020년 5천662만4천명(-14.2%), 2021년 5천662만4천명(-0.7%), 2022년 6천364만2천명(13.1%), 2023년 6천638만4천명(4.3%)으로 변화해 왔다. 2019년과 방문객 수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러면서 관광 소비(신용카드 데이터 기반 방문자 소비) 또한 정체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9천872억1천900만원에서 2023년에는 9천564억6천900만원으로 되레 줄었다. 전국 관광 소비 대비 또한 2.4%에서 2.3%로 0.1%p 줄었다.

반면 최근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는 대전의 경우 관광 소비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2019년 1조3천429억6천700만원에서 2023년에는 1조7천214억3천2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광주신세계 터미널부지 개발 투시도.

이에 따라 전국 관광 소비 대비 3.3%를 차지하던 비율도 4.1%로 치솟았다. 비슷한 관광 조건을 가진 대구 또한 2019년 4.4%에서 4.6%로 늘었다.

광주와 대전의 관광 소비는 쇼핑에서 크게 갈렸다. 광주는 2010년 이후로 대형 유통 시설의 입점이 없었다. 그러나 대전은 2020년과 2021년 연달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과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가 들어섰다.

광주를 방문한 이들은 2019년 3천842억2천200만원을 쇼핑에 썼지만, 2023년에는 3천858억600만원으로 소비에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대전의 경우 2019년 2천899억8천200만원에서 4천559억7천900만원으로 무려 57%가량이 늘었다.

대형복합쇼핑몰 입점을 계기로 외지인들이 대전에서 소비를 크게 늘린 것이다. 그러면서 대전 대표 빵집인 성심당의 경우 지난해 매출 1천243억원으로, 전년도보다 52% 증가했다. 대전 방문객이 크게 늘면서 덩달아 지역 로컬에서도 소비가 활발히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부분의 도시에서 쇼핑몰이 중추적인 관광 기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유통시설이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허브(Hub) 관광지로서 기능한다는 의미다. 실제 대전 인기 관광지와 중심 관광지는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과 대전신세계, 갤러리아타임월드, 롯데백화점 대전이 나란히 순위를 기록했다.

인기 관광지는 네비게이션 데이터(차량이동)를 기반으로 해당지역의 식음료 분야를 제외한 인기 검색 목적지 순위다. 중심 관광지는 내비게이션 데이터(차량 이동)를 기반으로 해당 지역의 관광지 중 타 관광지와 가장 많이 연결되는 걸 의미한다. 다시 말해 타 관광지와 연계 방문하는 빈도가 높은 중심(Hub) 관광지로 해석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 23일 지역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광주에 사람이 와야 도시가 살고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도 살 수 있으며, 복합쇼핑몰이 들어옴으로써 지역 경제에 긍정적 모멘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대전신세계 방문객의 절반은 외지에서 온 방문객들이다"면서 "이들이 겸사겸사 성심당이나 대전의 맛집과 관광지에서 소비하게 되면서 지역경제에 파급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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