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섹션·라인업송·남행열차까지 응원전
빗속 뒷풀이 응원...팬들 “시즌은 이제 시작”

“결과를 떠나서 야구가 다시 시작했다는 게 너무 설레요. 정말 오래 기다렸어요. 가을까지 오래 보자 KIA 타이거즈!”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먹구름이 드리운 날씨였지만, 야구를 기다려 온 팬들의 열정을 막기엔 부족했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홈 개막전 시작 전부터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지난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개막전. KIA타이거즈는 아쉽게 2-5로 패했지만, 이날 경기장을 채운 건 승패보다 ‘프로야구가 돌아왔다’는 반가움이었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구장 주변은 들뜬 분위기로 가득했다. KIA 팀스토어 앞에는 유니폼과 굿즈를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고, 마칭밴드 ‘크라운’의 공연과 밴드 ‘터치드’ 무대를 보기 위해 일찍부터 입장한 관중들로 관람석도 빠르게 채워졌다.
7살 아들 민우군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김재호(34)씨는 “홈 개막전은 꼭 아들과 같이 오고 싶었다. 어릴 때 아버지 손을 잡고 무등경기장에 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 분위기를 아이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며 “오래 기다린 만큼 오늘은 결과보다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플레이볼이 선언된 뒤 1회초 NC에 선취점을 내주며 관중석에는 잠시 아쉬운 탄식이 흘렀지만 침울한 분위기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

곧바로 이어진 1회말 KIA의 공격. “우리는 기아타이거즈, 뜨거운 열정으로 하나된 최! 강! 기! 아! 타이거즈여!” 라인업 송이 울려 퍼지자 관중석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양팔을 들어 올리고 박자를 맞추는 움직임이 파도처럼 번졌고, 그 순간 응원석에서는 빨간색과 노란색 카드로 ‘V13’을 형상화한 카드섹션이 펼쳐졌다.
“1번 타자 김호령!” 타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소개될 때마다 관중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기대감이 그대로 드러났다. 방금 전 실점으로 가라앉았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되살아났다.
이어 2회 KIA 김선빈의 안타가 터지자 일제히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진 런다운 상황에서는 관중들도 숨을 죽인 채 경기를 지켜보며 “살아야 해!”, “뛰어!” 같은 외침을 쏟아냈다. 결국 태그 아웃이 선언되자 탄식과 아쉬움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KIA의 공격 기회가 이어질 때마다 응원단의 리드에 맞춰 각 선수 응원가가 울려 퍼졌고, 곳곳에서는 “제발”이라는 외침이 이어졌다.
찬스를 놓친 순간에도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고개를 떨군 관중들은 곧바로 다시 손뼉을 치며 “괜찮아”, “다시 가자”를 외쳤다. 풀카운트 상황이 만들어질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어김없이 “어이! 어이!”라는 우렁찬 구호가 터져 나왔다. 또 출루한 상대주자가 도루를 시도할때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관중석에서는 “아야! 아야! 날 새긋다!”라는 KIA만의 사투리 가득한 견제 응원이 터져 나왔다.
부진한 경기 흐름 속에서도 목이 쉴때까지 응원 삼매경인 박진아(22)씨는 “이럴 때 더 크게 응원해야 선수들도 힘을 낸다”며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약속의 8회, 9회가 남아 있지 않냐”고 웃으며 말했다.

경기 후반으로 접어들며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7회 이후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더니 8회에는 쏟아지듯 내렸다. 우산과 우비를 꺼내 입거나 수건으로 머리를 가린 관중들도 있었지만 자리를 떠나는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8회말, 관중들의 기다림에 응답하듯 한준수의 솔로 홈런이 터졌다. 관중들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 서로를 끌어안았고 함성은 빗소리를 덮을 만큼 크게 울려 퍼졌다. “이래야 야구지”라는 말이 곳곳 터져 나왔다.
이어 카스트로의 타구가 좌측 담장을 향해 크게 뻗어나가자 관중석에서는 “홈런! 홈런!”이라는 연호가 울려 퍼졌다. 비디오 판독이 진행되는 동안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했지만, 결국 폴 바깥으로 향한 파울로 판정되며 아쉬운 탄식이 이어졌다.

경기 막판까지 점수 차는 좁혀지지 않았지만 관주들의 응원은 멈추지 않았다. 9회가 되자 관중석에서는 자연스럽게 ‘남행열차’가 울려 퍼졌다. 흥겨운 리듬과 “비 내리는 호남선~”으로 시작되는 익숙한 멜로디에 맞춰 관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를 들썩이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패배가 확실한 상황이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을 향한 믿음과 응원이 담긴 순간이었다.
결국 KIA의 패배로 경기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떠나는 관중은 많지 않았다. 이어진 뒷풀이 응원에서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빗속에서도 남아 있던 관중들은 다시 라인업 송을 부르며 목청껏 응원을 이어갔고, 그라운드를 떠난 선수들에게 끊없는 박수를 보냈다.
뒷풀이 응원에 참여한 김민지(26)씨는 “오늘은 졌지만 시즌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분위기라면 충분히 더 좋은 경기들을 보여줄 거라 믿는다. 끝까지 함께 응원하면서 가을까지 같이 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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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0호 선발 전원 안타’ KIA, 삼성 마운드 맹폭
1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 리드오프 박재현이 주루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KIA구단 제공
호랑이 타선이 대구 마운드를 상대로 매서운 화력을 선보였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10번째 선발 전원 안타 기록과 함께 16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주말 시리즈를 승리로 장식했다.KIA는 1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장단 16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16-7로 이겼다. 이로써 KIA는 이번 대구 원정 3연전을 2승 1패로 마무리지으며 위닝 시리즈를 챙긴 채 광주로 복귀하게 됐다.이날 경기는 KIA 타선이 삼성 투수진을 공략하며 난타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중심에는 리드오프 박재현이 있었다. 박재현은 경기 시작부터 공격의 물꼬를 튼 것을 시작으로 혼자서 5안타를 쓸어 담으며 개인 한 경기 최다 안타 신기록을 경신했다.1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KIA 타이거즈 리드오프 박재현이 덕아웃에 돌아와 팀원들의 환대를 받고 있다. KIA구단 제공KIA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삼성을 강하게 압박했다. 1회초 박재현의 안타와 도루, 박상준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찬스를 잡은 뒤 김도영의 진루타와 나성범의 볼넷을 묶어 만루 기회를 맞았다. 이 기회에서 김호령의 내야 안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뒤이어 김규성이 주자 2명을 불러들이는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3-0으로 기선을 제압했다.2회에는 김도영의 한방이 터졌다. 2사 후 주자를 2루에 둔 상황에서 타석에 선 김도영은 삼성 선발 최원태와 7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148km 짜리 직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지난 5일 한화전 이후 12일 만에 터진 자신의 시즌 13호 홈런으로 점수는 5-0이 됐다.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1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했다. KIA구단 제공위기도 있었다. 3회말 1점을 내준 뒤 4회초 박상준의 적시타와 김도영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달아났으나, 5회말 수비에서 선발 김태형이 흔들리며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이후 밀어내기 볼넷과 대타 적시타 등으로 대거 5실점하며 7-6, 한점 차까지 쫓겼다.하지만 KIA 타선은 6회초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박민의 2루타와 박재현의 중전 적시타로 다시 격차를 벌린 뒤, 상대 폭투와 아데를린 로드리게스의 적시타를 묶어 추가 점수를 뽑았다. 여기에 상대 수비 실책과 김호령의 희생플라이까지 더해지며 6회에만 대거 5득점, 12-6을 만들며 승기를 굳혔다. 이후에도 KIA는 7회와 8회 각각 1점씩을 더 추가했고, 9회초에는 대타 한준수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대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삼성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이날 KIA 선발 김태형은 4.1이닝 동안 2피안타 4볼넷 5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박재현이 6타수 5안타 2타점 4득점 2도루로 활약했고, 김도영 역시 홈런을 포함해 3타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나성범, 김호령, 김규성, 박민 등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타자들이 골고루 안타와 타점을 신고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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