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투자 펀딩’ 설립…균형·교통·복지 골고루
광주 행정·동부 경제·서부 에너지…청사 균형 사용

강기정 광주시장이 정부가 광역 지방정부간 행정통합 땐 “연간 최대 5조원, 4년간 모두 20조 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관련, ‘20조 재정 인센티브’ 활용에 대해 ▲일자리 ▲인재양성 ▲균형발전 ▲교통·복지 인프라 구축 등 4대 원칙을 제시했다. 또한 단순한 소비 예산 집행이 아닌 투자 재원의 재창출을 위해 3조원 규모의 시드머니를 조성, 광주·전남 통합의 미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지역균형 정책과 연계, 광주와 전남 3곳에 100만 규모의 도시 3곳을 만들어 수도권에 대응하겠다는 비전도 공개했다.
강기정 시장은 4일 6·3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등일보와 사랑방미디어 공동으로 진행한 ‘파워 인터뷰’에서 “통합 인센티브 20조원(4년간 매조 5조원)을 100조원 규모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정투입 프로세스와 관련, 중점을 두고 있는 우선 순위를 설명했다. 위기 산업 투입을 통해 일자리를 지키고, 신산업과 인재 양성으로 미래를 열겠다는 거다. 또 농수산 및 균형발전 예산을 토대로 소외 지역를 지원하고, 교통·복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그는 특히 “결국 돈을 투자해서 부풀리는 일이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3조원 정도를 시드머니로 하는 투자 펀딩을 디자인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 강 시장은 5천억 규모 창업펀드를 공약, 현재 7천억원 규모로 키웠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전통적 방식의 일자리 창출 한계를 지적하며 창업 사회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20조원 인센티브의 구체적 활용 방안은 전남광주통합시장 후보 등록 뒤 다시 밝히겠다고 했다.

통합특별시 출범 후 권역별 공간 전략에 대해서는 ‘5극 3특’에 기반한 ‘중심-거점’ 이론을 제안했다. 수도권과 경쟁할 규모의 경제권역을 만들기 위해서는 광주를 중심으로 하되, 전남 동부권·서부권을 거점으로 함께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통합 시너지를 위해 행정의 중심은 광주여야 한다”면서 “목포권과 순천권을 거점 도시로 육성해 ‘100만 도시 3개’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서부·동부를 삼각축으로 권역별 특화 전략도 제시했다. 광주의 인공지능(AI)·문화 기능, 무안의 에너지·관광 기능, 동부권의 항만·제조업 기반 경제 기능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강 시장은 “AI 산업만 보더라도 광주는 인재양성과 생태계, 반도체 관련은 동부권, 데이터센터나 전력은 서부권이라는 3각 축으로 같이 갈 수밖에 없다”며 “교통 또한 철도는 광주, 국제공항은 무안, 항만은 광양으로 특화할 때 글로벌 도시 기능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이 되니 예전에 경쟁 관계였던 게 시너지 낼 수 있는 결합으로 바뀐다”며 “늘 내부에서 경쟁하다가 수도권에 맞설 힘을 비축하지 못했는데 행정통합을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주청사 논란에 대해서는 “실익 없는 논쟁”이라고 일축했다. 강 시장은 “특별법에도 주청사 없이 3개 청사로 못 박았다”며 “광주와 전남 행정통합을 앞두고 논쟁할 것이 많은데 결론도 실익도 없는 주청사가 논란이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특별시장이 어디에 근무하느냐가 핵심이고, 세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근무하면 세 곳 모두 주청사”라며 “다만, 주청사와 별개로 행정의 중심지는 광주가 돼야 한다”고 했다.

행정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갈등 조정에 대해 강 시장은 “갈등을 해소하는 것은 (각계 의견을) 잘 듣는 것만으로는 안 되고, 단호하게 결정할 때 결정해야 갈등이 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시철도2호선을 예로 들었다. 그는 “도시철도 3호선으로 불리는 광천상무선은 정부(승인)에서도, 재정(비용부담)에서도 모두 끝났다”며 “도시철도2호선도 이렇게 빨리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도시철도2호선 공사 장기간 지연에 따라 비용과 시민 불편 모두 증가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특정 후보는 6개월만 해보고 판단하겠다고 하는데 6개월 동안 갈등만 생길 것”이라며 “새로운 통합특별시장은 결단할 때 해야 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통합 후 도시로서의 광주가 정체성이 상실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광주는 땅의 크기와 정신 모두 진화하는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약칭인 ‘광주특별시’로 한 점도 이런 부분을 확실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통합특별시장 후보 등록 시점을 두고는 경선 일정에 따라 정해질 것이라고 했다. 통합특별시장 경선 방식으로 ‘배심원제’가 유력하게 논의되는 것과 관련, “통합 국면에 맞는 숙의형 투표가 맞다”고 긍정적 의견을 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영상=박현기자 pls214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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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담보 없는 20조원은 신기루"··· 인허가 권한 없이는 ‘무늬만 특별시’
윤호중(가운데)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월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일가정양립지원본부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준비 합동 워크숍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7월 공식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재정 주권과 자치 분권 확보 등을 위해 여전히 미흡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꼽히고 있다. 정부가 약속한 재정 지원은 법적 근거가 없어 정부의 기조에 따라 흔들릴 위험이 큰데다 지역의 자생력을 키울 핵심 인허가권은 중앙부처의 문턱을 넘지 못해 ‘무늬만 특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17일 광주시와 전남도,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둔 현재 가장 큰 난제는 정부가 약속한 ‘4년간 20조 원’의 재정 인센티브가 법적으로 명문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는 6월 중순께 국무총리실 산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 재정지원 TF’는 지원 방식을 확정한다. 앞서 김 총리가 밝힌 대로 재정지원 TF가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해 ‘통합특별교부세’를 만들거나 균형발전특별회계 내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계정’을 신설할 경우 법적 근거는 해소될 수 있다. 문제는 국비 지원 예산 처럼 정부가 재정 지원금에 일명 ‘꼬리표(사용처)’를 달고 지원하는 경우다. 정부의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재정 지원 규모는 고무줄처럼 변할 수 있다. 정부가 기존 국비 사업이나 추후 편성할 사업을 재정 지원금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우려를 키운다. 실제 지원되는 통합 인센티브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최근 정부가 추경 예산에서 광주·전남통합지원금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불을 지폈다. 당초 광주시와 전남도는 시·도 행정통합에 필수적인 행정 시스템 통합과 공공시설물 정비 등 예산 573억원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애초 추경안에 편성하지도 않았을뿐더러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결국 동의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가 약속한 20조원 재정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정부가 예산을 최대한 아끼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 아니겠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대전역 앞에 게시된 행정통합 준비 예산 삭감 비판 현수막. 광주 시민사회단체 자치분권 행정통합 및 시민주권 정치개혁 촉구 광주전남시민사회 대응팀 제공.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자치분권 행정통합 및 시민주권 정치개혁 촉구 광주전남시민사회 대응팀은 “정치권이 위로부터 밀어붙인 행정통합에 광주전남 시도민이 힘을 모았던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행정통합에 따른 정부의 인센티브 약속을 신뢰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기차게 강조했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는 말을 믿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믿음은 출발점에서부터 배신당했다”며 “정부는 마중물 예산 573억원을 즉각 지원하고, 20조원의 꼬리표 없는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통합 재정 지원금에 더해 국세의 지방세 이양도 반드시 풀어야 할 난제로 꼽힌다. 통합특별시 출범 후 재정자립도는 27.3% 수준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중앙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해서는 급증하는 행정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통합특별시가 실질적인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 약 7대 3에 불과한 국세와 지방세의 비대칭적 비율을 파격적으로 조정하는 재정 권한 이양이 필수적이다. 양도소득세와 법인세 등 핵심 국세 세목을 지방세로 과감히 전환해야만 지자체가 스스로 가용할 수 있는 재원 규모를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거다. 무엇보다 통합특별시가 중앙의 재량권에 휘둘리지 않고 지역 특화 산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재정 주권’을 확립할 수 있다.그러나 지난 2월 특별법 입법 당시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재정 분권에 대한 특례가 모두 빠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추후 특별시 출범 후 재정 분권을 위한 개정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전국적인 조세 체계 개편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가시밭길’이 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알맹이가 빠진 ‘행정 특례’도 논란이다. 전기사업 인허가권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집적단지 전력 차등 요금제, 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규모 관광단지 지정권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권한들은 정부 입법 과정에서 중앙부처의 힘에 밀려 대거 삭제되거나 축소됐다. 현재 상태로 출범할 경우 통합특별시장은 거대 조직을 이끌면서도 정작 지역의 미래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 하나를 추진할 때마다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중앙부처의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전문가들은 재정 주권과 권한 이양을 주문한다. 백승주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재정을 어떻게 받을지에 대한 문제에도 집중해야 하지만, 그에 못잖게 중요한 것은 재원을 가져다가 통합특별시에서 원하는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각종 인허가나 규제 완화를 할 수 있는 권한까지도 내려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해석된 현재의 구조로는 통합특별시의 위상에 걸맞은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명실상부한 지방 정부로서 충분한 행정 권한, 규제 완화 권한 등을 넘겨 받아야 하고, 특히 지방세 확충 등을 통해서 자체 재원 확보와 재정 운용의 자율성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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