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달리 확실한 시도통합
주청사보다 정책 논의 전념해야
특별시장, 행정감각·판단력 겸비
통합 '그릇'으로 첨단기업 유치

2026년 병오년은 지방선거의 해다. 지방주권 측면에서 지방선거는 총선보다 중요하다. 우리 삶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물을 뽑는 선거란 의미에서다. 단체장들은 우리가 내는 세금을 집행하고, 공무원 인사권과 예산 편성권, 인허가권 등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번 6·3 지방선거는 광주·전남지역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광역단체간 통합에 따라 320만 명 규모의 행정 총 책임자를 뽑는 전남광주특별시장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초대 통합시장의 역할은 기존 자치단체장과는 다르다. 낙후된 광주·전남 발전은 물론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방 소멸 대응 등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지역 특성상, 선거전은 더불어민주당의 경선이 본선보다 치열하다. 전남광주특별시장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민형배·신정훈·이개호·이병훈·정준호·주철현 국회의원 등 8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무등일보는 사랑방미디어와 공동으로 이들 8명의 출마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릴레이 인터뷰를 한다. 지역 유권자들에게 이들의 정책과 공약 및 정치철학, 지역 현안·이슈 대응 방안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인터뷰 내용은 무등일보 지면과 온라인, 유튜브 동영상으로 보도된다. 특히 SRB미디어그룹 만의 특화된 플랫폼인 엘리베이터TV에도 업로드된다. 편집자 주
-지난해 연말 송신년 기자회견에서 행정통합을 처음 제안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호응하면서 여기까지 왔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은데.
▲과거에도 통합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았다. 국가에서 제대로 된 지원 언급과 약속이 없었고, 우리끼리 통합을 추진해서 오히려 손해 볼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었다. 시·도민을 설득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18일 대통령이 충청권 국회의원들과 연석회의 오찬에서 행정통합을 강조하는 것을 보고, ‘이번에 통합을 안하면 안되겠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결심은 빠르게 섰다. 선거까지 6개월밖에 남지 않아 어렵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대통령의 언급을 보고 틀림없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과감히 던졌다. 송년사를 통해 언론에 통합 의지를 밝힌 이후 정무수석에게 보고해 청와대에도 의도를 전달했다.
-특별법 통과 이후 컨트롤타워와 분야별 밀도 있는 TF 필요성 등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예상되는 반발과 갈등에 대한 해결책은 준비하고 있나.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통합시장 주자로 뛰는 상황이지만 법 통과 후 실무적인 준비를 누군가 해야 한다. 시장과 지사는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직무수행에서 제외되고 부지사가 대행을 맞게 된다. 통합이 되고 나서는 늦으니 부지사들에게 향후 무엇을 우리가 할 수 있고 무엇을 조율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미리 지시한 상태다. 다만 지금부터 실질적 조치를 할 수는 없다. 특별시장이 시의회와 상의해서 특별시 조례도 나와야 한다. 6월 시장이 선출되고 7월 1일 출범까지 한달 안되는 그 기간이 가장 중요해질 것 같다.
-특별법안에 담긴 특례와 부대조항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고 값진 것 들이다. 그래도 이것 만은 꼭 반영됐으면, 혹은 범정부 재정TF 등에서 꼭 수용했으면 하는 조항을 꼽자면.
▲시·도지사가 매년 예산을 편성하고 정부에서 예산을 받지만 예산마다 사업이 꼬리표가 달려있어 마음놓고 쓸 수 없다. 하지만 매년 5조원, 총 20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지원이 꼬리표 없이 통합시 내려오게 된다. 문제는 4년 이후다. 광주와 전남은 통합으로 인해 오히려 교부세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최소한 지금 받는 몫을 보장하고 거기에 플러스 알파로 재정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맞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 여러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교부세 뿐만아니라 양도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을 조정하는 안도 만들고 지방과도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정부가 빠르게 TF를 가동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때도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하겠다며 여러 제도와 법을 바꿨지만 실제 중앙에서 권한이 내려온 것은 없었다. 당시 관계부처 장관에게 “이것은 그럴싸하게 만든 분식회계”라며 비판도 했다. 이 대통령이 어떻게든 약속을 실천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중앙부처에서 이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주청사 문제가 큰 이슈가 됐다. 통합시장이 주청사 문제를 결정하기로 했는데 지역 갈등을 우려해 선거 전 결정하자는 여론도 있다. 결정방식은 어떻게 할 것인지 혹은 어떤 측면을 우선순위에 두고 결정할지 궁금하다.
▲광주청사, 무안청사, 동부청사 세 곳을 그대로 존치하고 균형있게 하는 것으로 정리가 된 사항이다. 주청사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이 도리어 문제를 키우는 것 같다. 시·도민들은 주청사가 어디냐에 중점을 두지만 법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특별시장도 어느 한 곳에서 근무할 필요 없다. 광주에 출근했다 순천에 갈 수 있고, 무안에 가는 등 현장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야 한다. 출마자들이 통합특별시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정책을 논의해야 하는데 주청사 문제로만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다만 특별시장이 7월 1일 어디로 출근하는냐는 큰 상징이 될 것 같다.
올 가을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해 주청사 문제를 함께 다룰 수 있다. 정부가 통합시에 공공기관을 집중 배치한다고 밝힌 만큼 향후 주청사나 의회 청사 위치에 맞춰 공공기관을 분산 배치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문제는 공론화를 통해 논의하고 집단지성으로 대안을 이끌어 내야 한다.‘주’청사는 하나의 표현에 불과하다. 주청사가 된 지역은 기분이 좋고 든든할 수는 있지만 이걸 가지고 이전투구할 필요 없다. 통합 시장이 어느 지역이든 든든하게 만들면 된다.
-전남에서는 광주 쏠림 현상을 우려하고 광주에서는 광주 중심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밸런스 게임’으로 가정하고 예산을 어느 한 곳에만 몰아줄 수 있다면 인공지능 등 광주중심 첨단산업과 에너지 중심인 전남 신재생 에너지 산업 중 어느 곳에 몰아주겠나.
▲예산이 적으면 모를까 20조원이나 있는데 어떻게 한군데에만 몰아줄 수 있겠나. 다만 인공지능, AI에 대한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기에 그동안 국가컴퓨팅 센터 유치 등에 힘을 쏟았다. 다른 기업에도 광주·전남이 반도체 유치할 인프라와 여건이 있다고 알리는 홍보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도 기업들에 남부권 반도체 벨트를 강조한 바 있다. 정부가 많은 지원을 해도 물과 전기는 어쩔 수 없다. 물과 전기가 있는 남쪽으로 갈지는 기업이 정할 일이며, 광주·전남은 통합을 통해 그 기업들을 유치할 큰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인공지능과 첨단산업은 광주에 한정되지 않고 통합시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한 산업이다.
-민주당 경선에 8명이 뛰어들었다. 압도적 1위가 없고 중위권과 부동층이 두터운 가운데 합종연횡 여부도 관심사로 꼽힌다. 승부처가 무엇이 될 거라 보나.
▲선거 전문가가 아니어서 이론적 용어를 깊이 설명하기는 어렵다. 결국 ‘대의명분’ 싸움이라고 본다. 분명 광주와 전남을 새롭게 변화시킬 수 있는 후보, 통합의 역사적 의미를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는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강점을 가질 것이다. 통합자치단체장은 특히 광주·전남을 조정할 정치력, 행정 감각, 판단력, 비전이 동시에 필요하다. 어느 하나라도 부족하면 통합 뼈대가 흔들릴 수 있고 참모진이 큰 그림을 대신 그려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단체장이 방향을 정하고 좋은 제안을 판별할 심미안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밸런스 게임’ 차원에서 손을 잡을 수 있는 후보를 꼽는다면 누구와 함께 하겠나. 통합 논의 과정에서 ‘브로맨스’를 선보여 케미가 좋았던 강기정 시장, 전남 동부권에서 지지도가 높은 주철현 의원 중에 고른다면
▲왜 신정훈 의원이랑 이개호 의원은 없나, 특정 이름은 빼느냐는 말이 나올 수 있겠다. 모든 후보가 각자의 장점이 있다. 특히 강기정 시장의 경우 과거 의견이 엇갈리고 다투기도 했지만, 인간적인 면에서 따뜻하고 의리있는 분이다. 좋은 방향으로 연대하고 연합할 수 있는 좋은 후보라 생각한다. 다른 분들도 지역과 중앙을 아루는 경험이 있다. 중요한 것은 사람보다 정책적 방향이다.
-이번 광역 통합은 과거 여수 삼려통합, 순천·승주 통합과는 다르다는 평가도 있다. 광주에서 인지도 문제는 없겠나.
▲남광주·말바우·대인·양동시장 등을 다녀봤더니 생각보다 반겨주는 시민이 많았다. 광주와 전남은 ‘한 뿌리’다. 다만 지금은 전남지사로 인식되다 보니 광주에서 다소 거리가 느껴질 수 있겠다. 늦어도 3월, 이르면 조금 더 빨리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본격 선거전에 나서면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이번 통합은 과거 도농통합에서 도시가 중심이 됐던 것처럼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흡수하는 구조가 아니다. 광주도 전남을, 전남도 광주를 압도할 수 없고 상생과 시너지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지점이 과거와 가장 큰 차이다.
-경선 룰과 관련해 가중치 조정, 배심원제, 선호투표, 결선투표 방식이 논란이다. 입장은.
▲원칙은 1인 1표다. 어느 지역의 표가 0.9나 0.8이 되는 가중치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배심원제나 선호투표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대규모 선거에서 국민이 이해하기에 복잡하고 현실적 제약이 뒤따른다. 분명 결선투표는 필요하다. 다만 셋 이상의 결선이 치러질 경우 같은 지역의 후보 두 명이 동시에 오르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광주와 전남 권리당원 수 차이가 있지만 인위적 조정 없이 현행 틀 안에서 공정하게 가는 ‘1대 1 결선’이 가장 합리적이다.
-통합 특별시가 출범하면 호남 정치의 존재감은 어떻게 달라지겠나.
▲도지사 시절 예산 확보에 집중했다. 중앙정부를 상대로 과도한 정치적 발언을 하면 예산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중앙부처에 가보면 현실적으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으로 통합 특별시가 되면 재정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320만 시도민을 대표하는 단체장이 안정적 재정을 바탕으로 중앙에 당당히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가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배경도 이런 재정 여력 때문이다. 지금 광역단체장은 중앙에 가서 예산과 사업을 따오는 것이 주요 업무인데, 이 구조를 바꿔야 한다. 특별시장은 국무회의에 참여해 지방의 입장에서 필요한 사안을 과감히 제기해야 한다.
-균형발전과 산업 전략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광주에서 솔라시도 방향으로 고속도로가 연결되면 30분 생활권이 된다. 수도권처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일 수 있다. 문제는 산업 거점이다. 군공항 이전 부지 100만평에서 200만평을 판교 테크노밸리 수준의 AI·반도체 연구집적단지와 벤처 창업단지로 조성해야 한다. 그곳이 컨트롤타워 기능을 하고, 북구 첨단3지구와 장성에는 반도체 패키징과 소재 산업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최근 발표한 Y4(Y-코어) 노믹스 구상에 이런 전략을 담았다. 인구가 350만·400만 수준으로 성장하면 군공항 부지에 대형 테마파크 유치도 가능해지는 등 관광산업도 발전할 수 있다. 무안국제공항으로 입국한 관광객이 광주에서 아시아문화전당을 찾고 첨단 산업 현장을 견학한 뒤 전남 각지로 이동하는 구조다.
-무안국제공항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재개항 문제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국토교통부에 7월 1일 통합특별시 출범 이전 재개항을 건의했다. 사고 당시 로컬라이저와 둔덕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가 필요하다. 다만 수사와 별개로 명백히 드러난 부분은 자체 조사로도 확인 가능하다. 책임질 부분은 책임져야 유족이 수용할 수 있다. 둔덕 문제라도 신속히 정리하고 안전 조치를 마친 뒤 재개항해야 한다. 공항이 정상화돼야 지역 경제도 숨을 돌릴 수 있다.
-아직 통합지사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아 여론조사 등에서 타 지역으로의 확장성은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상 후보 등록일과 다음 행보는
▲현재는 통합선거구 등록이 안돼 있어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전남지사로만 등록해야 한다. 마찬가지 이유에서 여론조사 역시 전남지사 신분이기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그에 비해 국회의원들은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 늦어도 3월 중순까지는 예비후보로 등록할 것 같지만, 경선 방식 등이 정해지면 더 빨리 행동에 나설 수 있다. 여유가 있으면 통합에 따른 여러 일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좀더 수행하고 싶다. 아울러 가능하다면 통합시장은 한 차례만 맡고 그 뒤는 재선 없이 후배 정치인들에게 맡기고 싶다. 모든걸 불태우고 봉사할 수 있는 일할 기회로 여기고 있다.
정리=임창균기자 lcg0518@mdilbo.com
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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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담보 없는 20조원은 신기루"··· 인허가 권한 없이는 ‘무늬만 특별시’
윤호중(가운데)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월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일가정양립지원본부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준비 합동 워크숍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7월 공식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재정 주권과 자치 분권 확보 등을 위해 여전히 미흡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꼽히고 있다. 정부가 약속한 재정 지원은 법적 근거가 없어 정부의 기조에 따라 흔들릴 위험이 큰데다 지역의 자생력을 키울 핵심 인허가권은 중앙부처의 문턱을 넘지 못해 ‘무늬만 특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17일 광주시와 전남도,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둔 현재 가장 큰 난제는 정부가 약속한 ‘4년간 20조 원’의 재정 인센티브가 법적으로 명문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는 6월 중순께 국무총리실 산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 재정지원 TF’는 지원 방식을 확정한다. 앞서 김 총리가 밝힌 대로 재정지원 TF가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해 ‘통합특별교부세’를 만들거나 균형발전특별회계 내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계정’을 신설할 경우 법적 근거는 해소될 수 있다. 문제는 국비 지원 예산 처럼 정부가 재정 지원금에 일명 ‘꼬리표(사용처)’를 달고 지원하는 경우다. 정부의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재정 지원 규모는 고무줄처럼 변할 수 있다. 정부가 기존 국비 사업이나 추후 편성할 사업을 재정 지원금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우려를 키운다. 실제 지원되는 통합 인센티브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최근 정부가 추경 예산에서 광주·전남통합지원금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불을 지폈다. 당초 광주시와 전남도는 시·도 행정통합에 필수적인 행정 시스템 통합과 공공시설물 정비 등 예산 573억원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애초 추경안에 편성하지도 않았을뿐더러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결국 동의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가 약속한 20조원 재정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정부가 예산을 최대한 아끼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 아니겠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대전역 앞에 게시된 행정통합 준비 예산 삭감 비판 현수막. 광주 시민사회단체 자치분권 행정통합 및 시민주권 정치개혁 촉구 광주전남시민사회 대응팀 제공.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자치분권 행정통합 및 시민주권 정치개혁 촉구 광주전남시민사회 대응팀은 “정치권이 위로부터 밀어붙인 행정통합에 광주전남 시도민이 힘을 모았던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행정통합에 따른 정부의 인센티브 약속을 신뢰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기차게 강조했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는 말을 믿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믿음은 출발점에서부터 배신당했다”며 “정부는 마중물 예산 573억원을 즉각 지원하고, 20조원의 꼬리표 없는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통합 재정 지원금에 더해 국세의 지방세 이양도 반드시 풀어야 할 난제로 꼽힌다. 통합특별시 출범 후 재정자립도는 27.3% 수준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중앙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해서는 급증하는 행정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통합특별시가 실질적인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 약 7대 3에 불과한 국세와 지방세의 비대칭적 비율을 파격적으로 조정하는 재정 권한 이양이 필수적이다. 양도소득세와 법인세 등 핵심 국세 세목을 지방세로 과감히 전환해야만 지자체가 스스로 가용할 수 있는 재원 규모를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거다. 무엇보다 통합특별시가 중앙의 재량권에 휘둘리지 않고 지역 특화 산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재정 주권’을 확립할 수 있다.그러나 지난 2월 특별법 입법 당시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재정 분권에 대한 특례가 모두 빠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추후 특별시 출범 후 재정 분권을 위한 개정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전국적인 조세 체계 개편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가시밭길’이 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알맹이가 빠진 ‘행정 특례’도 논란이다. 전기사업 인허가권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집적단지 전력 차등 요금제, 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규모 관광단지 지정권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권한들은 정부 입법 과정에서 중앙부처의 힘에 밀려 대거 삭제되거나 축소됐다. 현재 상태로 출범할 경우 통합특별시장은 거대 조직을 이끌면서도 정작 지역의 미래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 하나를 추진할 때마다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중앙부처의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전문가들은 재정 주권과 권한 이양을 주문한다. 백승주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재정을 어떻게 받을지에 대한 문제에도 집중해야 하지만, 그에 못잖게 중요한 것은 재원을 가져다가 통합특별시에서 원하는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각종 인허가나 규제 완화를 할 수 있는 권한까지도 내려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해석된 현재의 구조로는 통합특별시의 위상에 걸맞은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명실상부한 지방 정부로서 충분한 행정 권한, 규제 완화 권한 등을 넘겨 받아야 하고, 특히 지방세 확충 등을 통해서 자체 재원 확보와 재정 운용의 자율성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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