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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져 가는 가을, 영암 들녘이 황금빛을 이루는 시월 첫 주. 영암 문화공원에서 '마한 그림 그리기 대회'가 열렸다. 대회에는 영암 독천초등학교 전교생 64명을 비롯하여 영암초등학교, 무안 행복초등학교, 시종 부녀회, 무안 제일유치원 등 학생 학부모, 주민 등 120명이 참가해 성공리 끝났다.
대회진행을 한 박해현 초당대 교수는 인사말에서 "마한의 심장은 영암이다. 대한민국 나라 이름에 뿌리가 마한이다. 8백 년 넘게 마한의 정체성이 우리 역사에 살아 있다"며, "바로 그 중심지가 영암 시종에 많은 대형 고분도 있고. 남해포라는 강나루 지금의 부산항 같은 마한의 국제항이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준비된 도화지, 크레파스, 색연필 등을 받아 소나무 아래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친구들과 모둠별로 편안한 자세로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다. 한정된 교실 안에서 공부하는 것과 많은 대조를 이룬다. 사방이 탁 트인 자연 속의 미술 교실이다. 책걸상이 없는 야외 풀밭에 돗자리에 엎드리거나 앉아서 학교 교실 수업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최대한 편안한 자세로 밑그림부터 그리기 시작한다. 자세도 각가지, 잘못 그려 지우개로 지우기도 하고 밑그림을 다 그린 어린이는 색칠을 시작한다.

다양한 그림이 그려지고 자신만의 상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며, 짐승도 그려 넣고, 사람도 그려 어울림의 구도를 잡을 줄 안다. 파란 산에 구부러진 소나무 한 그루와 풍선을 들고 있는 어린이가 노는 모습까지. 또한 일곱까지 색을 칠한 큰 항아리와 소나무, 미래 미술가가 될 꿈나무를 심었다.
그리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흰 도화지 위에 다양한 색칠하여 자신만의 작품이 탄생했다. 학생들은 완성된 그림을 들어 보이며 자랑도 한다.

조하은 영암 독천초등학교 5학년 힉생은 "대회에 참가하여 마한에 역사가 깊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림을 그리면서 공부도 하고 친구들이랑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했다.

김회진 영암 독천초등학교 교장은 "마한문화축제 그리기 대회에 독천초등학생들이 참가하게 되어 아이들이 마한에 역사를 새기는 이런 축제에 참여해서 즐겁게 뛰노는 모습을 보니까 기쁘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이런 축제가 있다면 자주 참여해서 학생들이 뜻깊은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한다.

마한의 심장, 영암에서 한국 고대사의 원류인 마한, '사라진 왕국 마한을 찾아서' 그림 그리기 대회는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무한한 상상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뜻깊은 그림과 역사의 공부이다.
수상작 발표는 심사를 거쳐 대회가 끝난 이후에 하게 된다.
최찬규 무등일보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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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참사 1년···"공상은 '딴 세상 이야기', 고통 딛고 나아가고 파"
최근 순천시 장천동 카페반에서 만난 전남119특수대응단 특수수색팀 박정빈 소방장(39).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현장에 출동했던 그는 당시 "여기에서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몰라 허탈했다"고 사고 당시를 회상했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참담하죠, 항공유 냄새 나던 깊은 웅덩이 대부분이 피로 이뤄져 있었다는 게요."젖은 장비를 말리고 근무 투입을 준비하던,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일요일 아침이었다. 무전기가 울렸다. '무안공항에 비행기 폭파, 수백 명 사망 추정….' 전남119특수대응단 특수수색팀 박정빈 소방장(39)은 "처음에 상급 부서가 무리한 훈련을 건 것으로 오해했다"고 그날을 회상했다.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의 눈에 들어온 풍경은 인간이 형언할 수 있는 범주를 아득히 넘어섰다.대형 참사 현장이 주는 압도감이 컸지만 뇌리에 남은 장면은 따로 있다. 작은 어린이 책가방 하나다. 잔해 속에 끼어 있던 가방은 피로 덮여 원래 색이 무엇인지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박 소방장은 "아이는 없는데 가방만 유가족께 전해드려야 했던 심정이 (비행기의)철골만큼 무거웠다"며 "이후 두 살도 안 된 딸을 볼 때마다 당시 기억이 떠올라 고통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또 하나의 잔향은 항공유 냄새다. 금속과 토양을 뒤덮은 기름은 바람이 불 때마다 방화복을 뚫고 피부 틈새로 스며 며칠을 버티듯 남았다. 바닥에 고여 있던 기름 웅덩이 대부분이 피로 이뤄져 있었다는 사실도 뒤늦게야 알았다. 박 소방장은 "희생자를 발견할 때마다 위치를 표시하려 준비했던 깃발이 수백 개였다"며 "폭발 충격으로 유해가 300여m 밖 철조망까지 흩어져 있었고, 파편화된 유해가 너무 많아 한 구역을 끝내기 전에 깃발이 동나는 상황이 되풀이됐다"고 끔찍한 상황을 술회했다.작년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 당시 전남119특수대응단 특수수색팀 등이 동체 꼬리 부분에 크레인을 메달고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모습. /박정빈 소방관 제공그럼에도 현장을 누빈 소방관들은 여전히 자신을 '죄인'으로 느낀다. 유가족이 울며 다가올 때마다 '구조했다'는 표현조차 할 수 없어서다. 이미 숨이 끊긴 육신을 수습한 것에 불과해 무력감과 자책이 뒤따른다는 설명이다.동료도 가족도 무안공항 참사 직후에는 큰 위로가 될 순 없었다. 누군가 한마디라도 꺼내면 함께 무너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수습 이후 홀로 유가족들이 머물던 텐트촌도 찾았다"며 "유가족을 마주하자 위로의 말조차 건네기 어려웠다. 그분들 앞에선 그저 늘 죄인일 뿐이다"고 했다.우울감이 계속되자 올해 초에는 동료들과 함께 전문 상담가를 찾았다. 그러나 의자에 앉는 순간에도 사고 현장의 불길과 시린 공기가 폐 깊숙이 남아 있는 듯했고, 입을 여는 즉시 무너질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심리치료가 일부 도움이 됐지만 '소방관은 강해야 한다'는 통념은 여전히 대원들을 옥죄고 있다. 마음의 유약한 면을 드러내는 일 자체가 조직 분위기상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정신건강을 사유로 공상(公傷·공무상 재해)을 신청하는 것은 일선에서 '딴 세상 이야기'다. 그는 "공상은 UFO 같은 이야기"라고 했다.최근 '광주 대표도서관 참사'가 발생하자 사고 현장에 출동한 박 소방관과 119 구조대원들. /박정빈 소방관 제공현재 그는 순천제일대학교 소방방재과에서 겸임교수로 학생들에게 소방 실습을 지도하고 있다. 참사 1년을 맞은 만큼 고통을 딛고 나아가고 싶어서 직책을 맡았다. "진정 용기 있는 사람은 용맹하게 소리치는 사람만이 아닙니다. 두려우면 두렵다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용기 있는 자입니다." 자기 자신과 미래 소방관들에게 그는 이렇게 전했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영상=박현기자 pls2140@mdilbo.com※본 보도는 한국기자협회 재난보도준칙 제2장(15조)에 따라 재난상황의 본질에서 벗어난 흥미위주의 내용, 선정적 설명을 최대한 지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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