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연인 등 ‘휴식’…‘물 위의 정원’ 공사 ‘옥의 티’

지난 1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본격적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한 가운데 수많은 상춘객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대박행사를 예감케 했다. 특히 벚꽃 개화시기와 맞물려 열린 이번 박람회를 찾은 가족·연인 등 15만여명의 시·도민들은 도심 속 정원에서 모처럼 휴식을 취했다. 다만 오는 8일 완공을 앞둔 '물 위의 정원' 공사로 인해 관람객들이 다소 불편함을 겪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 첫날이자 첫 주말인 지난 1일 순천시 오천동 순천만국가정원 일대에는 따가운 햇살에도 불구하고 봄의 기운을 느끼려는 15만여명의 관람객이 전국에서 몰렸다. 이날 주차된 차량 대수만 해도 3만 5천여대를 넘겼다.

이번 축제는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개최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박람회를 찾은 연인과 가족 단위 등 남녀노소 관람객들은 마스크를 벗은 채 길거리 곳곳에 피어 있는 꽃들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거나 산책을 즐겼다. 그중에는 연세대학교·카이스트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외국인 학생도 수십 명 있었다.

무료로 입장 가능한 오천그린광장을 즐기던 관람객들은 '동천 출렁다리'를 지나 건너편에 만개한 벚꽃들을 보기 위해 이동했다. 관람객들은 경관정원까지 길게 이어진 길 양쪽 빼곡하게 들어선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나무 밑 벤치에 앉아 흩날리며 떨어지는 '벚꽃 비'를 감상하기도 했다.

무료로 박람회 외부를 둘러본 관람객들은 본격적인 국가 정원을 즐기기 위해 남문쪽으로 향했다. 오천그린광장에서 남문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도로를 잔디로 덮은 '그린아일랜드'를 지나야 한다. 평소 차량이 다니던 도로 임을 인증하듯 길 양쪽으로 신호가 꺼진 신호등과 도로 표지판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관람객들은 신기한 듯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고, 지하도로에서는 따가운 햇볕을 피해 잠시 쉬며 인근 편의점에서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기도 했다.

박람회 입장권을 제출 후 입장한 관람객들은 세계 각국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정원들을 보며 눈을 떼지 못했다. 입구에서부터 자리한 꽃과 정원을 보며 향기를 즐기기도 했고, 인근에 위치한 정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중앙 무대인 '호수정원'를 구경하기 위해서 남문에서 동문쪽으로 이동하는 길에 위치한 프랑스 정원에는 장미와 튤립 등 꽃들이 종류별로 길거리를 가득 메웠다. 많은 꽃들을 처음 본듯한 한 어린이는 눈을 감은 채 코끝을 꽃에 가까이 대고 '꽃내음'을 맡으며 활짝 웃어 보이기도 했다.
부모와 함께 찾은 김모(9)군은 "태어나서 이렇게 많고 다양한 꽃은 처음 본다"며 "순천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한테 자주 오자고 말했다"고 웃어 보였다.
이태영(26)씨는 "마침 개막일이 주말이라 여자친구와 데이트도 할 겸 박람회를 찾았다"면서 "박람회 외부 공간부터 내부에 있는 국가별 정원까지 너무 잘 만들고 꾸민 것 같았다. 특히 도로를 정원으로 만든 그린아일랜드가 가장 인상 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지난달 31일 개막식 장소로 사용됐던 '물 위의 정원'이 아직 공사 중인 것은 '옥의 티'였다. 공사 기간을 맞추기 위해 철근 등을 옮기는 인부들을 피해 다니는 관람객들이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
박람회 조직위 관계자는 "물 위의 정원은 개막식 무대로 먼저 설치된 곳으로, 개막식이 끝난 후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며 "오는 8일 최종 완공될 예정이다. 방문객들의 불편이 최소화되는 과정 속 '물 위의 정원'을 완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오는 10월까지 7개월간 운영된다"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준비한 만큼 많은 분들이 방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순천=김학선기자 balaboda2@mdilbo.com
-
尹 탄핵 선고 기다리다 늦은 인사...광주경찰 '어수선' 광주경찰청 상반기 정기 인사발령이 탄핵 정국으로 인해 예년보다 늦게 이뤄지면서 조직 내부가 어수선한 분위기다.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상황에 대비해야 하다 보니 늦춰진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그간 쌓인 피로감이 상당하다는 것이다.19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청은 이날 오후 경감 이하 상반기 인사발령 시행안을 발표했다.박성주 광주청장이 내부망 소통메시지를 통해 경감 이하 인사발령을 탄핵 선고 이후로 잠정 연기한다고 밝힌 지 사흘 만이다.광주청에서 경감 이하 계급은 전체의 97% 가까이를 차지한다. 이들은 대부분 일선 경찰서와 지구대·파출소, 기동대 등에서 근무한다.통상 상반기 인사발령은 1~2월 설 명절을 기점으로 이뤄져 왔지만, 올해는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늦게 진행됐다.이처럼 인사발령이 늦어진 이유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며 서울 광화문광장과 헌법재판소 등에서 연일 열리는 탄핵 찬반 집회에 전국 시·도경찰청 기동대가 동원됐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청 기동대도 2개 중대가 지난 17일부터 서울에서 연합 숙영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인사발령이 늦어지다 보니 조직 내부는 지친 분위기가 역력하다.올해 경감으로 승진한 일선서 소속 50대 A경감은 "이제라도 인사발령이 이뤄져서 다행이다. 승진자라 다른 경찰서로 이동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준비하는 시간으로 생각했지만 인사발령이 계속 밀리니까 마음이 붕 떠 있는 상태였다"며 "어디로 갈 지 예상만 하고 있다 보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언제 하겠다는 이야기도 없이 소문만 무성하니 답답했다"고 하소연했다.지구대에서 근무하는 40대 B 경위도 "기동대의 경우 손 발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보니 인사발령을 늦춘 이유가 이해는 되지만 차라리 일찍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완벽하진 않더라도 근무하면서도 호흡을 맞추면 되는 일이지 않느냐"고 말했다.수사부서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은 늦은 인사발령이 곤란하다고 토로했다.고소·고발·진정 등 수사 민원이 매일같이 쏟아지는데, 인사발령 시기에는 이도저도 못한다는 것이다.실제 지난 2023년에는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수사했던 경찰들이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를 놓쳐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 처분된 바 있다. 당시 이 교육감의 사건을 담당한 수사부서 담당자들 모두 상반기 인사발령때 다른 경찰서로 이동했다.일선서 수사부서 30대 C 경사는 "사건처리를 빨리 해달라는 전화가 빗발치지만 인사발령 시기에는 다른 경찰서로 이동해야 해서 수사를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 의장 대표에 의원 직원...광주 서구의회 겸직 논란
- · 광주 6년 만에 홍역 발생···해외 유입에 보건당국 비상
- · 넉달만에 되찾은 통학로···"컨테이너 없어지니 숨통 트여요"
- · 전남대·조선대 의대생 집단 휴학 불허···"학칙대로 적용"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