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여순 10·19사건 74주기 첫 정부 합동 추념식 열렸다

입력 2022.10.19. 17:43 김종찬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김영록 도지사·유족 등 400명 참석
합동 조사단 꾸려…2024년까지 명예회복·진상규명 박차
19일 오전 광양시민광장에서 열린 '여수·순천 10·19사건 제 74주기 첫 정부 합동 추념식'에서 광양시립합창단이 부용산과 산동애가를 부르고 있다.

여순 10·19사건 추념식'이 74년 만에 처음으로 개최된 가운데 유족들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전 10시 광양시민광장에서 열린 여수·순천 10·19사건 제74주기 추념식이 첫 정부 주최 행사로 진행됐다.

'74년 눈물, 우리가 닦아주어야 합니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추념식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김영록 전남도지사, 소병철·김회재 국회의원, 서동욱 전남도의회 의장과 도의원 25명, 유족, 시민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추모 화환을, 한덕수 국무총리는 추모 영상을 보내며 추념식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추념식은 1분간 추념 사이렌이 광양시 전체에 울려 퍼지며 시작됐다. 추념식은 ▲식전공연 ▲묵념 사이렌 ▲국민의례 ▲경과 영상 ▲인사말 ▲추념사 ▲추모공연 ▲진혼무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추념사에서 "화해와 통합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과거사를 해결하고, 자유 대한민국의 아픈 현대사를 치유하겠다"며 "여순항쟁의 진실이 속속들이 규명되고 영령들이 명예를 되찾아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규종 10·19항쟁 전국 유족 총연합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여순 10·19사건은 해방된 조국의 온전한 나라를 열망하던 우리 부모 세대들이 피맺힌 아픔으로 만들어낸 빼놓을 수 없는 항쟁이다"면서 "여순항쟁은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다.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유족 모두가 똘똘 뭉쳐 여순항쟁이 정당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19일 오전 광양시민광장에서 열린 '여수·순천 10·19사건 제 74주기 첫 정부 합동 추념식'에서 유족 김명자씨가 유족사연을 낭독하고 있다.

유족 김명자씨는 "당시 산 사람(당시 반기를 든 군인)들이 내려오곤 했던 관계로 아버지께서는 읍내에 지인들과 방을 구해놓고 피신을 갔었다"며 "그날 새벽에도 아버지께서는 읍내에서 주무시고 계셨는데 경찰이 읍내에서 젊은 청년들을 붙잡아 갔다. 도망가려는 사람들은 전부 그 자리에서 총살당했는데 아버지도 그 중 한 분이셨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죽은 사람이 하도 많았던 탓에 시체라도 찾기 위해 할머니께서 고무신에 물을 퍼담아 시신 하나하나 얼굴을 닦아가며 아버지를 찾았다"면서 "저 세상으로 떠날 나이가 된 지금 무엇을 바라겠습니까. 유족들의 마음 속에 핀 눈물꽃을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열린 마음으로 닦아주기만 바랄 뿐입니다"고 말끝을 흐렸다.

19일 오전 광양시민광장에서 열린 '여수·순천 10·19사건 제 74주기 첫 정부 합동 추념식'에 갹계각층 인사와 시민, 유족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추념식에 참석한 시민과 유족들은 식이 종료된 이후 헌화와 분향을 진행하며 돌아가신 분들의 넋을 위로했다.

앞서 여순 10·19사건은 정부 수립 초기에 여수에서 주둔하고 있던 국군 제14연대 일부 군인들이 국가의 제주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일으킨 사건이다. 1948년 10월19일부터 지리산 입산 금지가 해제된 1955년 4월1일까지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희생됐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6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제3차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에서 희생자 45명과 유족 214명을 처음으로 결정했다.

정부는 또 여순사건 진상규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위원회와 실무위원회, 관련 지자체 합동으로 조사단을 꾸렸다. 조사단은 오는 2024년까지 진상조사를 실시, 유족들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에 나설 방침이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이승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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