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 외교부장관이 2일 광주를 찾아 일제 강제동원 재판 개입 논란을 부른 대법원 제출 의견서를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으로 강제동원된 양금덕(93) 할머니 등 원고 5명(생존 2명)은 대법원에서 손해배상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미쓰비시 측이 손해배상에 나서지 않자 한국 내 상표권 2건(양금덕)과 특허권 2건(김성주)을 압류해 현금화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 7월26일 두 피해 할머니의 특별현금화 명령사건 재항고심을 심리 중인 대법원 민사2·3부에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달라"는 취지로 의견서를 제출해 논란을 불렀다.
박 장관의 이날 광주 방문도 조만간 대법원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원고들을 면담해 외교적 마찰을 최소화하려는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는 서구 양동 양금덕 할머니 자택을 찾아 면담한 뒤 "의견서는 민관협의회를 통해 경청하고 수렴한 의견과 그동안 진행된 한·일 간의 교섭 활동을 참고로 보낸 것이다"며 "구속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민사소송규칙에 따라 보낸 것이지 법원의 판결에 영향을 주거나 관여하려고 한 것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민관협의체에 계속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직접 찾아뵙고 가슴 속에 묻어둔 이야기를 듣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며 "피해자들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과는 외교 채널을 통해 상시적으로 협의 중이다"며 "피해자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잘 정리해 입장을 일본 측에도 잘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면담을 주선한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은 "전날 외교부 브리핑에서 최영삼 대변인도 의견서 제출은 잘못되지 않았다더니 박 장관도 당당하다고 말한다"며 "제출 자체가 위법하진 않지만 의견서는 벼랑 끝에 겨우 서있는 피해자들을 벼랑 아래로 밀어뜨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재판부가 요청도 하지 않은 의견서는 숨은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당당했다면서 피해자들에게 힘을 주는 의견서는 왜 보내지 않느냐"며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주장은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일본 전범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행위를 왜 우리 외교부가 하느냐"며 "자숙해도 부족할 판에 법령과 절차에 따른 것이고, 철회할 의사도 없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고 비판했다.
끝으로 "최소한 도의적으로 의견서에 대한 언급은 했어야 한다"며 "의견서 제출과 관련 한 마디 사과도 없이 피해자들은 손을 잡은 것은 매우 유감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 장관은 양 할머니 면담 이후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된 일제강제동원 피해자 고 김혜옥 할머니 묘소 참배를 끝으로 광주 일정을 마쳤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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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다시 영하권 추위···강풍에 체감온도 '뚝' 입춘 한파가 몰아친 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출근길 한 시민의 머리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뉴시스 광주·전남은 강한 바람과 함께 기온이 낮아지면서 다시 한파가 시작될 전망이다.17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당분간 기온이 평년(최저 영하 4~1도, 최고 5~10도)보다 3~5도가량 낮은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겠다.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0도, 낮최고기온은 5~7도를 오르내리겠다.18일 아침최저기온은 영하 6~영하 2도, 낮최고기온은 3~5도로 예보됐다.특히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전남 9개 시군(여수·해남·영암·무안·함평·영광·목포·신안·진도)에는 순간풍속 20㎧ 이상의 강풍이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겠다. 그 밖의 지역에서도 순간풍속 15㎧ 내외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서해남부전해상과 남해서부먼바다에는 풍랑특보가 발효돼 있다. 9~16㎧ 의 강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물결이 1.5~4.0m로 매우 높게 일겠다.광주기상청 관계자는 "전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풍이 불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하기 바라며, 해상교통 이용객은 사전에 운항정보를 확인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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