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측 “노동3권 제한안하면 생산에 협력용의”
사측 “중재안까지만...상생협정서 무조건 준수”

사측과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이하 GGM) 노동조합이 13일 더불어민주당과 현대자동차에 '노동 3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하고 나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상생일자리를 만든 당사자로 민주당과 현대차를 지목한 노조는 '너네가 만들었으니 너네가 책임지라'는 입장을 취하면서 그동안 광주시를 비롯한 노사민정, 경제계 등 지역의 목소리를 사실상 외면하면서다.
13일 GGM과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등에 따르면 GGM노조와 두 번째 상생일자리인 구미 화섬식품노조 간부 등 30여 명이 이날 민주당 중앙당사와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 3권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노조는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이 만든 상생형 1 호기업, GGM 노동 3권 보장문제를 민주당이 해결하라"며 "노동 3권 보장이 노사상생의 첫걸음이다.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할 경우 5·18 광주항쟁의 정신으로 더 강하고 광범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은 현대차를 향해서도 "연구개발, 생산라인구축, AS 등 모든 것을 현대차가 주도하고 있으며 경영진도 현대차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인사들"이라면서 "실질 지배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에 합당한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노동 3권을 철저히 무시하는 배후에 현대차가 있다"며 "이제 현대차가 책임지고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노동 3권을 보장하고 사내노조활동을 인정한다면 노조는 파업에 나서지 않고 생산에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체 조합원 파업 등 더 강력하고 조직적인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GGM노조의 이 같은 행태를 바라보는 지역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상생형 일자리의 취지와 그동안 지역의 노력을 깡그리 무시한 셈인 데다 대화 상대방이 사측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특히 GGM을 일궈낸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가 몇 달여간 공을 들여 만든 중재안의 '35만 대까지 파업 유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하면서 중재를 위해 노력해 온 지역의 열망을 저버렸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광주형 일자리 성공을 위해 달려온 지역의 모든 노력이 무산되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민주당과 현대차에 책임지라고 하는 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사측과 더 이상 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나서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GGM 측도 이번 노조 측 행위에 상당한 우려를 나타내기는 마찬가지다.
'노사상생발전협정서 준수'의 테두리 속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 범위가 '노사민정 중재안'이었던 만큼 노조 측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이대로 가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나오고 있다.
GGM관계자는 "매주 목요일 한차례 씩 교섭을 하고 있는데 사측에서 할 수 있는 건 노사상생발전협정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만 협상이 가능하다"며 "현대차가 GGM을 인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 자체가 잘못된 판단이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다시 상생의 의미를 되새기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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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M풀가동했지만···캐스퍼 대기물량만'1만5천여대' 광주글로벌모터스 생산라인에서 조립 중인 캐스퍼EV. GGM 제공생산대기물량 1만 5천여 대.광주글로벌모터스(이하 GGM)에서 생산 중인 캐스퍼 내연차와 전기차의 백오더(고객이 주문한 제품이 일시적으로 재고가 부족해 즉시 출하할 수 없는 상태)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현대자동차의 올해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전기차인 캐스퍼 일렉트릭에 집중한 데다 그 물량의 대부분을 해외수출 물량으로 설정하면서 국내 출고기간이 최장 22개월에 이르는 등 일종의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다.12일 GGM에 따르면 현대차와 올해 계약물량인 5만 6천800대 중 전기차인 캐스퍼 일렉트릭을 4만 7천700대(84%)를 생산하며 내연차량은 전년보다 2만 2천100대 줄어든 9천100대(16%)를 생산할 예정이다.특히 캐스퍼 일렉트릭의 경우 생산물량의 89.9%인 4만 2천900대 가운데 유럽에만 4만 대를 수출하는 등 수출용으로 생산되고 있다.세계 3대 자동차상인 월드카 어워즈서 포르쉐마칸 일렉트릭 제치고 '올해의 전기차'로 선정되는 등 세계시장에서 가성비 전기차로 호평을 받으면서 GGM은 현재 수출용 전기차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하지만 수출용 생산에 사실살 올인하면서 내수용 출고 기간은 갈수록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내연차량의 경우 출고기간이 1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늘고 있으며 일부 옵션 차량의 경우 최장 22개월이 걸리는 등 내수용 내연기관차량과 전기차 모두 생산 적체를 빚고 있다.현재 GGM의 백오더 물량은 가솔린 내연차량 9천500대, 전기차 5천400대 등 1만 4천900대에 이른다.생산량을 늘리면 출고대기기간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문제는 GGM의 가동률이 이미 100%라는 점이다.일각에서 노조 파업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실상 GGM 생산라인은 노조파업 영향없이, 일명 '빡세게' 돌아가고 있다.주간 1 교대 체제인 GGM은 '1 교대 시간당 생산 대수'(UPH)를 1대 상향 조정하고 토요일 특근(월 3회 8시간)까지 늘리는 등 상반기 생산 목표를 2만 8천300대에서 2만 8천650대로 상향조정했다.근로자들도 화요일과 목요일 잔업 2시간, 그리고 월 3회 토요일 특근 등 사실상 쉴 새 없이 생산하고 있지만 대기 물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이에 지난해 무산된 2교대 생산체제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GGM은 지난해 현대차와 2교대 체제를 위한 인원 300명을 추가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올 초 노조의 파업과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2교대 체계 구축 시 연간 8~9만 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기물량 1만 5천대도 차질 없이 생산이 가능했다는 계산이 나온다.최근 GGM노조 측이 현대차를 상대로 2교대 체제 구축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현대차 측에서 2교대 논의를 재개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GGM관계자는 "지난해 추진했던 2교대 체제가 정상적으로 추진됐다면 지금 같은 적체 현상은 빚어지지 않고 생산직 직원들도 한숨을 돌릴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며 "현재로선 계약된 물량을 정상적으로 생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지역경제계 관계자는 "당시 2교대만 성사됐다면 현대차가 수출용 생산을 위해 지금처럼 극단적으로 내수용 생산을 줄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GGM이 지역 청년들의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고 보다 안정적인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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