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고금리에 허덕이는 기업들
무송지오씨·위니아그룹 등
지역 앵커기업들 줄줄이 위기
올해만 88개 기업 파산 '역대급'
업체 절반 이상 "작년보다 악화"

올 한해 돌아보는 광주경제 ②고금리에 허덕이는 기업들
올해는 광주전남지역 기업들이 고금리, 고물가 여파를 여실히 체감했던 한 해였다.
소비심리 위축과 고금리로 인한 대출 이자 부담에 자본 유동성이 메마르면서 중소기업을 비롯한 지역 경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한 것이다.
자동차업계를 제외한 상당수 지역 주력 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고, 가전업계의 경우 매출도 흔들렸다. 위기를 감지한 일부 종사자나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비상체계에 들어가기도 했다.
고비를 넘기지 못한 기업도 있었다.
광케이블 전문업체 무송지오씨가 지난 4월 법정 관리에 들어갔고, 지역을 대표하는 가전업체 위니아전자,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대유플러스, 위니아 등이 줄줄이 회생절차를 밟았다.
국내외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금융시장 불안정 여파로 어려움을 겪은 무송지오씨는 경영여건을 타개하기 위해 투자유치에 힘쓰고 있다. 제 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본사를 비롯한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현지 법인을 비상경영체계로 전환하는 등 전사적인 노력 중이다.
임금체불 금액이 700억여원, 협력업체 피해액이 800억원 등 막대한 피해를 입은 대유위니아그룹은 자구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움직이고 있다. 위니아 등 주요 계열사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 회생절차 인가에 앞서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9월 재무구조 개선 지원을 위해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35억원 규모 사재 출연을 단행했다. 지난달에는 경기 포천에 있는 36홀 골프장 몽베르CC를 3천억원에 동화그룹에 넘겼고 최근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대유에이피의 경영권을 DH글로벌에 매각했다. 또 자동차 플라스틱 부품 전문 제조기업인 대유이피의 경우 광주 소재의 자동차 부품사 무등기업과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문제는 중소기업들의 위기는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광주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파산 건수는 총 88건이다.
1월 4건, 2월 6건, 3월 4건, 4월 4건, 5월 4건, 6월 5건, 7월 10건, 8월 23건, 9월 7건, 10월 7건, 11월 14건 등 월평균 8개 기업이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통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14년 22건, 2015년 16건, 2016년 11건, 2017년 15건, 2018년 30건, 2019년 19건, 2020년 37건, 2021년 29건, 2022건 32건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에서 7차례 동결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간 기업들도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로 광주상공회의소가 광주·전남 기업 152개사를 대상으로 경영 동향을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51.3%)이 지난해보다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전년도와 비슷하다'는 27.6%였고, '전년도보다 개선됐다'고 응답한 기업은 21.1%정도에 불과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내년도 걱정이다.
올해 대비 내년 경영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 업체의 44.7%가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올해보다 악화될 것(32.2%)', '올해보다 호전될 것(23.0%)' 순으로 응답했다.
지역 경제 관계자는 "이미 상당수 기업들이 오랜 기간 버티기를 하면서 체력이 고갈됐다. 그나마 한국은 기준금리가 미국보다는 낮은수준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건 아니다"며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경제 위기 속에서 지역 기업들 사이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보다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부의 대책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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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자동차관세 현실화···생산축소 없지만 불확실성'여전'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생산 중인 셀토스 조립라인 모습. 기아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지역의 핵심수출산업인 자동차업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아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에서 국내 생산 물량의 해외이전은 없다고 확언하면서 당장의 생산물량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지역 자동차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27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와 경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번 관세 부과는 다음 달 2일부터 발효되며 3일부터 징수가 시작된다.'현대차그룹에 대한 관세 부과가 없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수출 차종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까진 모든 국가에 적용키로 하면서 '자동차 25% 관세'는 현실로 다가왔다.특히 광주지역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의 경우 사실상 기아 오토랜드 광주(이하 광주공장)의 수출 물량이나 다름없는 데다 광주공장의 생산물량의 절반이 미국 수출 물량이라는 점에서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은 광주경제에 직격탄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하지만 이날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준공식에 참석한 송호성 기아 대표가 "한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여기서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하는 물량을 여기서 커버한다"고 국내 물량 이전은 없다고 공언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국내 생산이 저하된다기보다 미국 시장에서 더 공격적으로 파이를 넓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송 대표의 발언에 무게를 더했다.연간 50만 대 규모를 생산하고 있는 기아 광주공장의 물량 감소는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기아를 중심으로 한 협력업체 구조로 이뤄진 지역 자동차업계도 당장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지난해 기아 광주공장이 생산한 51만 3천782대 중 65% 수준인 33만 2천117대가 수출됐으며 미국 수출은 그중 절반 수준인 18만여 대였다. 미국이 최대 수출국임은 맞지만 미국을 제외한 타 국가 수출 물량도 엇비슷한 수준이라는 의미다.일각에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부과하는 관세라는 점에서 기존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데다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아 실질적인 관세부과가 이뤄질지 여전히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트럼프 관세 부과가 유예되기도 하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지역 자동차업계도 현재로서는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혹시 모를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기아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부과는 기업이 아닌 국가 간의 통상 문제이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무역 정책의 방향성과 지속성을 철저히 검토하는 등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세부과와는 별개로 국내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사상 최대인 24조 3천억 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지난해 광주지역 자동차 관련 수출은 전체 46.5% 수준인 72억 2천100만 달러였으며 올해는 1~2월 기준으로 전체 수출의 47.6% 수준인 11억 8천만 달러로 나타났다.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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