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영난 원인
가전 판매량 급감에 코로나로 치명타
실적 부진 올 상반기만 650억 손실
협력업체 줄도산 우려에 공포감 고조
이대로 방치땐 최악…효과 방안 찾아야

[위기의 지역경제…위니아 사태]<상>경영난 원인
광주에 생산거점을 둔 대유위니아그룹의 주력업체들이 경영난에 빠지자 지역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특히 대유위니아그룹 협력업체들은 줄도산에 빠질까하는 걱정에 좌불안석이다. 이에 지역경제단체들은 일제히 대유위니아 회생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주시 역시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방안을 찾고 있다. 이에 무등일보는 대유위니아그룹 경영난 현황 및 원인과 파장, 대책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대유위니아그룹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지 지역경제계는 공포감에 빠져있다.
위니아전자,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대유플러스, 위니아(딤채), 위니아에이드 등 그룹 주력 5개사가 잇따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불과 한 달 만에 벌어진 일들이다.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는 총 14개사다. 광주지역에 공장을 둔 계열사는 위니아전자,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대유플러스, 위니아, 대유에이텍이고, 이 중에서 대유에이텍을 제외한 4개사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최근 법원이 위니아전자,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위니아 등 3개사에 대해 회생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지만, 대유플러스와 최근 바닥을 드러낸 위니아에이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최악은 면한 분위기지만 우려감은 여전하다. 대유위니아그룹 전체로 퍼지고 있는 재무 위기에 이대로 가면 대유에이텍과 대유에이피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영 악화로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은 잇따라 강등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유플러스 신용등급을 'BB-'에서 'D'로 하향 조정했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위니아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낮췄다. 이에 대유위니아그룹은 경기 포천에 있는 골프장 몽베르CC와 경기 성남에 있는 대유위니아타워 종합R&D센터 매각을 추진중이다.
대유위니아그룹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달 20일 위니아전자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다. 이어 대유플러스와 김치냉장고 '딤채'로 알려진 위니아 등도 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차례로 신청하면서 경영부실이 드러났다. 가전 계열사에서 시작해 그룹 전체로 퍼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유위니아그룹 경영난은 국내외 시장 등 다양한 곳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특히 경영진들이 그동안 무리하게 기업 합병인수(M&A)를 진행한데다 최근 가전제품들의 판매량 마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부담을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보여진다.
대유위니아그룹은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지난 2018년 에어컨, 냉장고 등을 주로 생산·판매하는 대우전자(현 위니아전자)를 인수했다. 이후 위니아전자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등 경영 상태가 호전됐지만, 코로나19 발병으로 경영난에 봉착했다. 중국 공장이 셧다운 되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판매실적도 자연스럽게 급감하게 된 것이다.
실적 부진은 고스란히 위니아전자의 손실로 이어졌다. 한번 사면 보통 10년 쓰는 백색가전 특성상 판매 시기가 중요한데, 중국의 장기간 셧다운으로 많은 고객들을 놓쳐 위기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부진한 실적은 감당할 수 없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위니아는 지난해 적자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650억원대 영업손실로 적자폭이 커졌고,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여기에 오너리스크도 부담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영우 대유위니아 그룹 회장은 근로자 1천700여명이 임금체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지난해 77억 가량의 보수를 상장사로부터 받았다. 게다가 지난해 2월 회사가 어려운 가운데 미국 뉴저지 대형빌딩을 3천100만 달러에 매입했고 이것이 부담을 키우는 일이 됐다는 지적이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용노동부 종합감사에서 "박 회장은 경영 실적 악화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면 안 된다"며 "기업 활동이 어려울 순 있으나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돌리면 안되며, 임금 체불은 노동자들의 삶이 무너지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대유위니아그룹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협력업체들만의 줄도산에 그치지 않고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의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선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바로 밀린 차입금이다.
위니아 채권단 역시 위니아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지급하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차입금을 협력사가 대환하지 못하면 줄도산하게 될 거라는 불안 때문이다.
하지만 대유위니아그룹 상황이 녹록지 않다. 알려진 전체 피해액은 1천억원에 달한다. 협력사별로 적게는 5천만원, 많게는 50억원의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할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임직원들에 대한 임금·퇴직금 체불 문제도 있다.?
위니아전자의 경우 지난해 7월부터 근로자 412명의 임금과 퇴직금 302억원을 체불했다. 연 20%의 지연이자가 있어 시간이 길어지면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유위니아 협력사 40%정도가 올해 추석부터 최근까지 공장을 가동하지 못했다. 전기나 가스요금도 내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며 “이대로 방치하면 최악의 경우를 맞이하게 되고, 광주경제도 시끄러워질 것이다. 광주시가 50억원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의미없는 액수다. 고작 1개 협력업체 밖에 살릴 수 없을 것이다.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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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자동차관세 현실화···생산축소 없지만 불확실성'여전'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생산 중인 셀토스 조립라인 모습. 기아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지역의 핵심수출산업인 자동차업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기아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에서 국내 생산 물량의 해외이전은 없다고 확언하면서 당장의 생산물량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지역 자동차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27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에서 만들어진 자동차와 경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번 관세 부과는 다음 달 2일부터 발효되며 3일부터 징수가 시작된다.'현대차그룹에 대한 관세 부과가 없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수출 차종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현재까진 모든 국가에 적용키로 하면서 '자동차 25% 관세'는 현실로 다가왔다.특히 광주지역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의 경우 사실상 기아 오토랜드 광주(이하 광주공장)의 수출 물량이나 다름없는 데다 광주공장의 생산물량의 절반이 미국 수출 물량이라는 점에서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은 광주경제에 직격탄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하지만 이날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준공식에 참석한 송호성 기아 대표가 "한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여기서 이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하는 물량을 여기서 커버한다"고 국내 물량 이전은 없다고 공언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도 "국내 생산이 저하된다기보다 미국 시장에서 더 공격적으로 파이를 넓혀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송 대표의 발언에 무게를 더했다.연간 50만 대 규모를 생산하고 있는 기아 광주공장의 물량 감소는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기아를 중심으로 한 협력업체 구조로 이뤄진 지역 자동차업계도 당장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지난해 기아 광주공장이 생산한 51만 3천782대 중 65% 수준인 33만 2천117대가 수출됐으며 미국 수출은 그중 절반 수준인 18만여 대였다. 미국이 최대 수출국임은 맞지만 미국을 제외한 타 국가 수출 물량도 엇비슷한 수준이라는 의미다.일각에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부과하는 관세라는 점에서 기존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데다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가능성이 높아 실질적인 관세부과가 이뤄질지 여전히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트럼프 관세 부과가 유예되기도 하는 등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지역 자동차업계도 현재로서는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혹시 모를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기아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부과는 기업이 아닌 국가 간의 통상 문제이고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미국 무역 정책의 방향성과 지속성을 철저히 검토하는 등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관세부과와는 별개로 국내 미래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사상 최대인 24조 3천억 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지난해 광주지역 자동차 관련 수출은 전체 46.5% 수준인 72억 2천100만 달러였으며 올해는 1~2월 기준으로 전체 수출의 47.6% 수준인 11억 8천만 달러로 나타났다.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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