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창사 이래 '최대규모 자구노력' 추진···정승일 사장은 사퇴 표명

입력 2023.05.12. 11:21 김종찬 기자
재정건정화계획 25조로 확대…도전적 재무개선 나저
여의도 소재 남서울본부 매각 등 추가 수익 증대 도모
지역사업소 통합·조정 등 조직·인력 체계 전면 혁신

한국전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사상 초유의 경영위기를 조기에 타개하고, 경영혁신을 통한 근원적 체질개선을 위해 그룹 차원의 고강도 자구노력 대책을 확대·시행한다.

한전은 지난 2021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의 누적 적자가 4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전이 재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 외에도 고강도 재정건전화 조치가 필요한 상황 속 강한 자구책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12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해 비상경영체제 돌입에 따라 수립했던 전력그룹 재정건전화 종합 계획(5개년 20조1천억원)을 5조6천억원(한전 3조9천억원·전력그룹사 1조7천억원) 추가해 오는 2026년까지총 25조원 이상의 도전적인 재무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전은 우선 안정적인 전력공급 및 안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전력설비 건설의 시기와 규모를 추가로 이연·조정하고, 업무추진비 등 일상적인 경상경비도 최대한 절감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정부와 협의를 통해 전력시장제도를 추가로 개선해 영업비용의 90%를 차지하는 구입전력비를 최대한 절감할 계획이며, 시설부담금 단가 조정, 발전자회사의 재생e 발전량 예측 정확도 개선 등 수익 확대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또 기존 재정건전화 계획상 매각대상 44개소 외에도 '매각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 하에 수도권 대표자산인 여의도 소재 남서울본부 매각도 추진한다. 강남 핵심 교통 요충지에 입지한 한전 아트센터 및 10개 사옥의 임대를 우선 추진하고 추가적인 임대자산도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한전은 자체 조직·인력 효율화 계획에 의거, 올해 1월 업무통합·조정 등으로 에너지 공기업 최대 규모인 496명의 정원을 감축했으며, 전력수요 증가와 에너지 신산업 확대 등에 따른 필수 증가 소요인력 1천600여명을 업무 디지털화·사업소 재편·업무 광역화 등 통해 재배치 인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한전은 또 1980년대 후반부터 유지해온 행정구역 기준의 지역본부 15개와 지사 234개 구성을 주요 거점 도시 중심으로 조정하고, 지역 단위 통합업무센터 운영을 통한 단계적인 업무 광역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6년까지 조직 구조조정과 인력 효율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진정성 있는 실행을 담보하기 위해 에너지효율 등 미래 핵심사업 및 취약계층 지원 등을 총괄하는 전담부서를 신설한다.

이 외에도 한전은 지난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총 7차례에 걸쳐 진행된 자발적 임직원 임금 반납을 올해도 진행하기로 결정, 반납한 임금 인상분은 취약계층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임금 반납 규모는 한전과 전력그룹사의 경우 2직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을 전부 반납하고, 한전의 경우 추가로 3직급 직원의 임금 인상분의 50%를 반납 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경영평가 결과가 확정되는 6월 1직급 이상은 전액, 2직급 직원은 50% 반납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한층 강화한 고강도 자구대책을 보다 신속하고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며 "전 임직원이 경영체계 전반에 걸친 과감한 혁신과 고객편익 증진에 비상한 각오로 적극 동참해 국민에게 신뢰받는대한민국 대표 에너지 공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승일 사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의를 표명했다.

정 사장은 "국민 여러분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 드리기 위해 오늘 발표한 자구노력 및 경영혁신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당분간 한국전력의 경영진을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운영하고 다가오는 여름철 비상전력 수급의 안정적 운영과 작업현장 산업재해 예방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요금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 대해 국민들의 이해를 부탁한 그는 "현재 전력 판매가격이 전력 구입가격에 현저히 미달하고 있다"며 "요금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전력의 안정적 공급 차질과 한전채 발행 증가로 인한 금융시장 왜곡, 에너지산업 생태계 불안 등 국가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벌써 1년이 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 속에서도 한전은 국민경제 부담을 완충하는 역할과 함께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진정한 국민 기업이자 국가 자산인 한전이 국민 여러분께 신뢰를 회복하고 든든한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지난 2018년 9월 한전 사장에 취임했다. 행정고시 33회로 동력자원부 법무담당관실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자원부 방사성폐기물과장, 반도체전기과장, 가스산업팀장 등을 거쳤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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