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불안·아찔함·흔들림' 3개월 지속되면 의심

입력 2022.04.27. 14:05 김종찬 기자
만성 어지럼증 증상과 원인
바른김동은신경과 김동은 원장이 만성어지럼증으로 내원한 환자의 뇌영상을 확인 중이다. 바른김동은신경과 제공

원인 모를 어지럼 때문에 오랜 기간 고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병원에서 전정기능검사와 평형기능검사는 물론 영상의학 검사까지 받아봐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만성어지럼증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많은데 만성어지럼증은 어떤 질병이며 어떻게 치료하는지 바른김동은신경과 김동은 원장에게 증상과 원인, 진단법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2주 이상 되면 뇌영상 촬영 고려

어지럼증은 흔히 귀의 전정기관에서 소뇌와 연결되는 평형기관 기능에 이상이 있을 때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원인 모를 어지럼증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뇌영상도 고려해 봐야 한다.

그러나 어지럼증은 이 외에도 매우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데 귀나 뇌의 기능에 이상이 없이 3개월 이상 어지럼증이 지속되는 경우를 만성 어지럼증이라고 한다.


환자들은 자신의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한다. 이들은 때로 경미한 회전감을 포함해 머리가 어지럽거나 아찔하다고 하고, 다소 취한, 분리된, 약간 균형을 잃은 또는 불안정한 느낌이라고 할 수도 있다. 또 걷는 도중 한쪽 또는 양쪽으로 선회하는 듯하고, 가구를 만지거나 붙잡으면 보다 안정된 느낌이 들며, 마치 매트리스 또는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한다.

병원에서는 대부분 스트레스나 심리적 원인이라 설명하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경우가 있지만 환자의 입장에서는 일상생활에 심한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만성 어지럼증의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자세를 유지하는 기전의 기능 변화, 여러 감각계의 정보 처리과정의 변화, 또는 들어온 정보를 분석하고 공간지남력을 인식하는 대뇌 기능의 장애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 구조적이거나 심인성의 문제보다는 만성적인 전정신경계의 기능장애로 설명되고 있는 추세다.


◆현상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

주된 증상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자세불안과 아찔함, 몸의 흔들림과 같은 비회전성 어지럼증으로, 증상은 거의 매일 하루 종일 지속되지만 증상의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 자세불안은 걷거나 서있을 때 악화되고, 앉아 있으면 조금 완화되며, 누우면 호전된다. 또 몸을 능동적으로 많이 움직이거나 수동적으로 많이 흔들릴 때 심해진다.

즉, 어지럼의 양상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하면서 어지럼의 원인이 될 만한 결정적인 신체적 질병이 없는 상태라면 만성 어지럼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일반적인 심인성 어지럼의 특징과 같이 자세불안, 아찔함, 기립시 흔들리는 느낌 등 비전형적인 양상의 어지럼을 보이며 공황장애처럼 복잡한 환경에 악화되는 영향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안진을 동반한 현훈보다는 자세불안, 몸의 흔들림, 묵직함 등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게 되며 보행 시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듯한 느낌을 호소하나 실조는 동반되지 않는다.

통상 자신의 움직임이나 주변의 움직임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많은 경우 불안장애가 동반된다. 번잡한 쇼핑몰과 같이 복잡한 시각적 자극이 있거나 정확한 시각적 인지가 필요한 업무(예, 독서나 컴퓨터 작업 등)를 할 때도 증상이 악화된다. 그러나 복시나 진동시는 호소하지 않는다.

과거 전정계 질환의 병력을 갖고 있으나 현재 신체 검진과 병력상으로는 기질적인 신경이학적 기능이상이나 현훈을 유발할 만한 약물 투여와 관련이 없어야 한다.

경한 우울증과 불안, 충동적 인격성향과 같은 정신적 요소는 만성 어지럼의 주 구성요소는 되지 않으나 발생 소인이 되거나 동시에 이환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60%의 환자에서 불안증을 보이며 45%에서 우울증을 동반하게 되나 25%의 환자에서는 이러한 질환이 동반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전정편두통과 자율신경기능 이상 반응도 동반된다. 청각 증상이 없는 재발성 어지럼의 60~80%에서 편두통이 존재한다. 또한 전정편두통 중 30%에서 만성 어지럼증이 공존한다. 그러나 어지럼증과 두통의 일관된 연관성은 존재하지 않으며 불안장애와 동반된 경우가 높은 빈도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만성 어지럼증과 달리 현훈과 실조가 종종 나타나기도 한다.

신경심장성실신 또는 기립못견딤증과 같은 자율신경장애에 의한 지속적인 어지럼증도 유발할 수 있다. 가장 흔한 경우는 미주신경성 실신이며 만성 어지럼증과 유사한 면이 많으나 누웠다가 일어설 때 장시간 서있을 때 과도한 신체활동 시 발생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바른김동은신경과 김동은 원장

◆충분한 시간을 갖고 치료해야

불안장애 증상의 경우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와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억제제가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전정재활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의 경우 증세 경감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치료 효과는 60~70% 정도의 환자에서 만성 어지럼, 기능부전, 불안 및 우울증이 절반가량 호전됨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약물 치료 기간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2~3개월 정도 복용 시 임상적으로 뚜렷한 반응을 보였으며 성공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최소 1년 이상 약물 유지요법이 필요하겠다.

벤조다이아제핀 계열과 다른 전정신경억제 약물의 경우에는 만성 어지럼증의 일차치료에는 유용하지 않으나 불안증이 동반된 경우 초기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성 어지럼증의 경우 종합병원에 어지럼을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 중 이석증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원인이며 내과적, 정신적 질환에 의해 유발되는 경우가 많고, 장시간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데로 귀의 전정기관, 소뇌 기능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어지럼증 전문 클리닉에서 정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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