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통합특별시 출범과 응급실 뺑뺑이

@양기생 신문잡지본부장 입력 2026.07.29. 17:30
양기생 신문잡지본부장

우여곡절 끝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7월 1일 출범했다. 병오년 새해 벽두부터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속전속결로 진행됐던 행정통합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40년 전 정권에 의해 인위적으로 갈라졌던 전남과 광주가 통합특별시로 돌아왔다.

통합특별시는 고령화, 인구 감소, 지역 소멸 위기를 행정 통합으로 극복하자는 지역민의 의지가 한데 모인 결과물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면면을 보면 말 그대로 특별시급 위상을 자랑한다.

면적을 보면 12,864㎢로 전국 3위 규모이며 인구는 전남과 광주 합쳐 316만 메가시티로 전국 5위다. 통합에 따른 국비 지원 5조 원을 포함해 연간 예산은 40조 원 규모로 역시 전국 3위권이다. 지역 내 총생산(GRDP) 158조 원 전망 역시 전국 3위 규모로 명실상부한 특별시 위상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통합행정에 따라 분야별 부시장 4명을 둘 수 있고 복수의 부교육감을 두고 교원 정원 자율성 확대 등 교육자치도 강화된다.

확대되는 통합행정에 따라 지방의회 기능도 강화된다.

기존 84명의 광역의회 의원이 특별시의원으로 변경되며 7명이 늘어난 91명이 집행부를 견제하게 된다.

무엇보다 통합특별시 출범과 맞물려 정부의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계획이 발표되면서 지역민의 가슴에 희망이 샘솟고 있다.

정부의 구상에 발맞춰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80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비용을 투자하기로 해 기대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연간 2만 명 고용 유발효과에 부가가치 540조 원 창출이 예상되는 등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반도체 메카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국가 균형성장 전략의 첫 번째 통합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통합특별시는 앞으로 다른 지역의 행정 통합과 지방분권 정책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여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통합시 출범에 따른 다양한 변화도 감지된다. 교육, 복지, 교통, 보건,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변화의 모습도 하나씩 발표되고 드러나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의료 분야다. 최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발표한 응급실 뺑뺑이 근절방안이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기사에 따르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역 59개 응급의료기관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생명망 하나로’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플랫폼을 통해 환자의 전자의무기록(EMR) 등 진료 자료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응급환자의 이송부터 최종 치료까지 끊김이 없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응급환자의 적기 이송과 치료를 위해 중증 환자 전담 구급차(MICU)를 도입한다.

육·해·공 입체 이송 체계와 응급 의료 통합 컨트롤센터도 구축해 지역에 상관없이 가장 적합한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응급의료 체계를 갖춰가기로 한 것이다.

생명망 하나로 플랫폼 구축은 정부의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추진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부터 3개월 동안 광주·전남·전북에서 응급환자 이송 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병원 선정 시간이 평균 27분에서 18분으로 단축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 환자 수용 인원도 하루 평균 35.6명에서 47.8명으로 증가했다.

응급실 미수용 사례 역시 3개월 동안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신속한 응급의료 전달체계의 효과를 입증했다.

정부는 효과를 거둔 응급 이송 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응급의료 관련 시행령 개정을 입법 예고하며 응급의료 전달체계를 개편해 응급실 뺑뺑이 발생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하고 있는 응급실 뺑뺑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의료계의 자랑을 부끄럽게 한다.

응급 이송 체계 구축이 시범사업으로 추진되었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 진행되었다는 점과 응급실 뺑뺑이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1980년 5월 광주의 민중항쟁이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켜냈듯 전남광주가 하면 나라의 모범이 되고 롤모델이 되길 바란다. 응급실 뺑뺑이 근절방안이 그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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