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은 다 안다.
2026년 7월1일 첫 발을 내딛는 자치단체장·지방의원들 중 누구에게 박수치고, 기대하고, 응원할 지, 누구는 걱정되고 염려되고 우려스러운 지. 시민은 현명하기 때문이다.
시민은 경계한다. 무관심을 경계한다. 우려, 염려, 걱정은 관심이 있으니 희망섞인 기대다. 그러나 관심이 없다면 ‘노답’이다. 무관심이 방관이나 냉소로 굳어지면 조직·집단·사회·커뮤니티는 갖가지 문제에 대한 대응이 무뎌진다. 그래서 무관심이 무섭다.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사람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명언이 와닿는 이유다.
‘정치괴물’이라면 이것도 노림수일지도 모른다. 정치괴물은 권력에 중독된 ‘괴물’을 일컫는다.
독일의 심리학자, 조직심리와 리더십 분야 전문가인 카르세텐 C 셰르물리는 자신의 저서 ‘권력중독’에서 ‘권력은 인간에게 중독 작용을 일으킨다. 권력을 행사할 때 우리 뇌에서는 강력한 쾌락 물질인 도파민이 분출된다’고 했다. 권력을 얻은 자, 걸음걸이가 달라진다. 걷는 속도가 달라진다. 고개 각도가 달라진다. 어깨높이가 달라진다. 거들먹거린다. 호르몬의 장난인가. 자신도 모르게 권력자가 되면 그렇다. 자신도 모르게 다 달라진다. 본인만 모른다.
6.3 지방선거에서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439명이 권력을 맡았다. 엄밀히 말해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았다.(권력을 차지한 것이 아니다) 통합특별시장,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들이다. 광역의원 91명은 연간 최대 25조원 규모의 예산을 심의 의결한다. 기초의원 320명은 지역별로 수천억~조 단위까지 예산을 다룬다. 광역의정부터 기초의정까지 풀뿌리민주주의 구현과 지역발전의 밑거름 역할을 할 일꾼들이다.
그런데 말이다. 6월9일. 영암군 삼호읍에 위치한 호텔현대 바이라한 목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특별시의회 당선인 사전 간담회에서 비례대표로 당선인 타이틀을 얻은 A당선인이 보인 행동은 무뢰하기 짝이 없다. 영상으로 확인해보니, 기함할 수준이다.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던 당선자가 임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시민 위에 군림하려는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댓글도 있다.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고 한 표를 호소하던 이들일까요“
다른 각도에서 누군가는 이를 ‘완장, 완장의 효과’로 표현하기도 한다. 당사자는 뼈저린 반성에 깊은 사과를 하고, 소속 정당 B지역위원장도 한껏 자세를 낮췄다. 부디 “그럴 줄 알았어~”라는 소리는 안들렸으면 하는 희망섞인 바람이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으로 불리는 지방의회 의원들은 솔찬한(?) 대우를 받는다. 의정비, 후원금, 영리활동 등을 누린다. 행정안전부 공개자료 ‘내고장 알리미’ 2025년 기준(자치단체 별 차이 감안) 지방의원 연평균 의정비는 광역의원 6,708만원, 기초의원 4,747만원이다.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후원금은 광역의원 5천만원, 기초의원 3천만원까지 가능하다. 지방의원들은 본업을 유지할 수 있는 데다 겸직도 허용되고 있다. 2022년 1월부터 겸직금지 대상 직종을 규정하고 있으나 극히 일부다. 보수 수준이 적은 것도 아니다. 하는 일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비판도 여기저기에서 쏟아진다. 게다가 후원금에 영리활동까지, 이러한 대우를 받는데도 그 누군가는 한눈을 판다. 권력에 중독돼서 외부 수입(?)을 통해 돈을 버는 지방의원들이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의심스럽다.
자치단체장들도 그 누군가는 권력에 중독된다. 합리성 없는, 주민을 도외시하는 단체장을 경계한다. 오롯이 지역의 미래만을 생각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해 지역현안을 추진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런데 벌써부터 말이 무성하다. 현안 추진 방침의 변화가 점쳐진다는 얘기가 지역 곳곳에서 벌써 파다하다. 잘 지켜볼 일이다. 혈세를 낭비해 가면서까지 불합리하게 감정적으로 행정의 연속성을 무시하고 현안사업 추진의 방향을 튼다면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냥 소문·풍문·뒷담화이길 바란다. “C당선인은 거시기가 상왕되는 거 아녀~” “D당선인 머시기는 의전과잉이 좀 심하던디” “E당선인 인수위에 참여한 머시기는 벌써부터 공무원들을 잡도리한다드라~” 대개 자치단체장들의 주위사람들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 호가호위(狐假虎威)다. 앞서 언급한 ‘완장, 완장의 효과’를 제대로 발휘한다.
선거를 앞두고 시민을 섬기겠다며 한 표를 호소하던 이들이 막상 권력을 손에 쥐면 시민을 섬기기보다 군림하려 든다. 비판에는 귀닫은 채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이는 모습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장면이다.
‘인간은 권력을 가지면 변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통해 본 모습이 드러난다’고 했다. 그래서 이런 말도 있다. ‘권력은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 시험대’라고. 권력이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원래 마음속에 있던 욕망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란다. 작은 권력도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
어떻게 해야 할까? 건강한 조직과 사회는 권력의 투명성, 공정성이 견제와 균형을 이룰 때 만들어진다. 권력을, 권한을 가진 사람은 항상 겸손해야 한다. 수행하는 자세로 이겨내야 한다. 권력의 자리는 사람을 쉽게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 ‘권력의 속성을 자각할 때만이 권력의 부작용으로부터 벗어날 가능성이 생긴다’고 했다.
그리고 시민들은 부당한 권력에 침묵하지 않아야 한다. 시민들은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사람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명언을 곱씹어야 함이다.
”엄격한 자기성찰의 기준을 가지고 공직사회에 임해야 한다. 위임된 권력은 우리 개인의 것이 아니기에 사유화해선 안된다.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권력을 행사하겠다는 겸손한 자세를 잊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 한 명의 실수가 전체를 먹칠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6월10일 춘천 세종호텔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 당선자대회에서 우상호 강원도지사 당선인의 쓴소리다.
곧 민선 9기 출발이다. 시민들은 지켜본다.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볼 시간이다. 시민은 다 안다. 박수칠 일 있으면 기쁘게 박수친다. 회초리들 일이 있으면 야멸차게 회초리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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