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발발이 어제 (3일)로 1년을 맞았다. 힘겨운 계엄의 밤 터널을 통과하는 감회가 새롭고, 한편으로는 갑갑한 감정이 교차한다. 작년 12월3일 윤석열 전대통령의 한 밤중 불법 비상계엄선언으로 촉발된 1년은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기 위한 힘겨운 여정이었다. 내란 재판과 특검 재판에서 우두머리 윤석열과 그날밤 국무위원들이 보여준 처신은 한때 대한민국의 공직자로서 위신은 찾아볼수 없었다. 시정잡배와 같은 행동으로 국민들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급기야 내란 세력 변호사와 지지자들이 신성한 법정을 모독하고 판사에 대한 원색적인 공격과 조롱은 국민들을 걱정케 하고 있다. 혹시나 법집행 과정에서 재판관들이 위축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와 함께 분노를 자아낸다.

내란 세력은 권불십년의 만고의 진리를 거스린 채 정적을 죽이는 수단으로 권력을 남용했다. 본인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말한 이는 국가 보물창고까지 넘나들며 권력을 농단했다. 특히 남북관계를 자신들의 정권 연장과 사적 이익의 도구로 이용한 정황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었더라면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국민들의 '빛의 혁명'을 통한 대통령 윤석열 탄핵과 조기 대선은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최선의 결과였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는다.
내란 부역자들이 휘두른 무소불위 권력의 폐해는 국정 전반에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런데 이들은 내란재판에서 선서를 거부하거나 명백한 증거앞에서도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들이 재판을 정치투쟁으로 몰고 가는 것에서 준동의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음을 유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재판부가 굳건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내란 청산의 헌법적 의미를 되새기며 엄정한 심판을 내려줘야할 이유이다.

중앙권력의 사유화와 적폐 방식은 30년된 지방자치에서도 똑같은 모습으로 반복되고 있다.
지난 91년 의회, 95년 단체장 선출로 정식 출범한 초기 지방자치는 반민주, 반독재 이슈가 중심에 있었다. 광주전남의 경우에는 광주학살의 전두환이 창당한 민주정의당을 심판해야 했기에 파란색의 민주당이 단체장과 의회를 석권했다. 그 구조는 공고화됐고 지금까지 지역 정치 지형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의회와 집행부가 한팀이니 지역 현안 해결과 발전의 밑그림을 그리고, 집행력을 높이는 장점으로서 작용했다.
그럼에도 특정 정당의 단독플레이는 견제와 균형도 느슨해져 집행부의 독주를 낳았다. 지방자치가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공공연한 비리들은 끄집어내 부끄러움을 공감하고 청렴, 공정한 자치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때이다.
지방자치를 장악한 기득권들은 유력자들에게 선거때마다 조직을 붙여주고 선거 자금을 대며, 공사와 사업 용역을 특정업체에게 유리하게 설계하는 것이 전형적인 패턴이다. 경선을 통과하기 위해선 한 사람의 표와 자금이 아쉬운 입후보자들로서는 끊어내기 쉽지 않은 거래의 유혹이다. 지역관가의 더 음성화되고 있는 인사를 둘러싼 잡음도 투명과 공정을 표방하는 민선 시대의 부끄러운 흔적이다. 무엇보다 지역민을 보듬고 화합에 나서야할 단체장은 51대 49 정치로 일관, 지역의 갈등을 되레 부채질한다. 단체장의 불합리한 정책을 비판이라도 하면 "왜 지역을 시끄럽게 하느냐"며 전화를 해서 따지는 단체장들의 행동은 지역 여론을 틀어막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적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선 직면한 숙명이지만 극복해야할 정치문화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민주당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서 당원주권이라는 명분으로 권리당원의 권한을 강화한다고 한다. 민심과는 더 동떨어질 수밖에 없는 자명한 일임에도 특정 종교를 중심으로 조직적 당원 가입 정황들이 제기돼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앙당에서는 더 철저하게 당원 모집의 부조리가 없는지를 들여다볼 것을 촉구한다.
광주전남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에서 행해지고 있는 폐단을 눈감아버리는 것은 그들과 입맞춤을 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지금까지 광주학살의 원죄를 물어 민주정의당과 그 뿌리인 한나라당, 새누리당, 국민의힘을 외면한 것인데도, 지역의 리더들은 이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전남의 한 지역에서 터져나온 직원 성추행 비리 처리와 관급공사를 특정업체에 주고자 권력 남용과 압박 등 비리 혐의는 단체장과 의원들의 사적 이해에 책임감 부재와 공정성 훼손을 드러낸 것이다.
인구 저출생과 지방 소멸시대를 맞고 있는 지방자치시대에 단체장을 비롯한 리더들은 정말 할 일이 많다.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실력과 비전은 없고 오로지 중앙의 연줄과 동원된 조직에 기대는 경선에만 염두를 둔다면 지방의 미래는 암울할수 밖에 없다. 민주당은 지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침신한 인재들이 지방정치에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해줘야 한다.
사마천은 전사지불망(前事之不忘), 후사지사야(後事之師也)라는 명언을 남겼다. 과거를 자신의 거울로 삼으라는 뜻이다. 그렇기에 중앙과 지방의 권력 남용을 모두 청산해야 비로소 민주주의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내란 1년은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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