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막오른 내년 지방선거, 권리당원이면 다된다고

@이용규 입력 2025.09.25. 10:31
플래카드 숫자 늘어가고 출사표쓰고
얼굴알리기 출판기념회로 기선잡기
30년 지방자치 부정적 인식도 많아
분명한 균형성장 지방정부 역할 중요
민주당, 당원 만큼 지역민 의견 반영을

바야흐로 문자세례의 계절이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방선거 입지자들이 예상 후보군과의 여론조사 결과를 알려주는 문자, 여론조사 지지를 당부하는 내용이 매일 휴대폰과 카톡방에 쉼없이 전달된다. 입지자들의 절박한 마음을 알기에 그러려니받아 넘기는 편이다.

지역 정가는 내년 지방선거 입지자들의 출사표와 출판기념회가 이어지고, 지자체 청사앞이나 지역내 주요 게시대에 내걸리는 플래카드 숫자도 갈수록 늘어가는 모양새다. 여론조사에서 상대의 기세를 꺾기 위해 직함을 놓고 벌이는 견제도 치열한 물밑 전쟁의 한 단면이다.

지방정가는 지난 8월 중순 마감된 민주당 권리당원 30만명(광주·전남 각 15만명)확보전으로 치열한 일합을 겨뤘다. 지역정치 지형에서 우위에 있는 민주당 예선이 본선인 것을 부인할수 없는 현실에서, 한 명이라도 자기를 지지해 줄 것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당원 모집에 나선 것은 인지상정이다.

지방자치는 30년을 맞았다. 4년앞서 기초와 광역의원 구성에 이어 1995년 기초와 광역단체장을 선출하면서 완전체 지방자치가 30년이 되는 해였다. 관선시대보다 지방행정의 역동감을 느낀다. 공공재인 태양과 바람을 주민 소득과 복지정책으로 끌어낸 신안의 햇빛연금, 광산구 일자리 녹서, 강진 반값여행 등은 지자체에서 시작돼 대한민국 정책으로 도입되고 있다. 지도자의 열정과 창의성에 지역이 춤추는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어디 빛만 있겠는가. 드리워진 그림자도 깊다. 매관매직 폐해도 드러나고 쏟아낸 장밋빛 청사진을 맞춰가느라 혈세만 쓰고 방치된 현장을 숱하게 목격하고 있다. 그렇다고 인사권을 쥔 단체장의 전횡에 "아니되옵니다"라고 반대하기도 어렵다, 단체장에 한번 찍히면 최대 12년간 한직으로 투명인간처럼 살아야할 만큼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안본척 하고, 안들은 척하는 것이 최고의 생존법이다. 견제와 균형의 한 축인 의회도 민주당 중심으로 구성이 되다 보니 할말을 제대로 못한다. 이 정도가 되면 인사와 예산권을 쥔 단체장은 지역에서 소통령이다. 면책 특권만 없지 권한과 권력은 국회의원이 부러워할판이다. 더욱이 현실에서는 지역에 봉사한다는 간판을 내건 많은 단체장들이 권력놀음만하다 끝난 경우가 많다. 8번째 선거를 통해 단체장을 선출했지만 곳간은 비워가고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고 남는 이는 힘없는 노인층 뿐이다. 한숨과 푸념으로 가득한 지역을 보면 답답하고 안타깝기만 하다.

민선시대 단체장들에게 주어진 숙제는 갈수록 난이도가 높아진다.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는 노무현 참여정부에 버금갈 강력한 균형성장 목표를 분명하게 밝혔다.

지난 9월16일 세종에서 역대정부 최초로 개최한 국무회의는 이러한 의지를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청와대 세종 이전 작업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 균형성장론은 정부가 지역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예산과 행정적으로 확실하게 지원해주는 구상이다.

균형성장에 대한 분명한 의지와 이를 실행해갈 능력이 우선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러니 손을 들고 나서는 이들의 앞에서, 현직이라고 안심할 수 없고,"내가 적임자요"라고 나서는 입지자들 역시 중대한 미션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믿을 구석인 '제왕의 반지'처럼 여기는 권리당원 숫자만을 믿고, 향후 경선에 자신만만한 이들도 있다. 권리당원만 믿고 있다가 낭패볼 수 있다. 아니, 큰 코를 다쳐야 한다.

8개월을 앞두고 점화된 지방선거 레이스는 입지자들에게는 피말리는 싸움이다.

지금까지 지방선거는 욕하면서도 보는 막장 드라마의 연속선에 있었다. 미래 비전도 없고 포퓰리즘식으로 재난지원금을 뿌리고, 정책은 없고 내편 만드는 것만 열중했다.

적대·비방·혐오 등 건강한 정치문화와는 가장 상극인 것만 다 같다 붙여놓고 최악의 완전체를 보여줬다.이젠 광주전남은 정치도시를 넘어 경제도시로 나아갈 토대가 구축돼야 한다. 민주당이 광주전남에서 지방선거 후보를 선출하는데 있어 당원만큼이나 지역민의 의견이 반영되는 안을 고민해줘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이 당의 뿌리인 호남을 진정으로 배려하고, 호남인의이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다.

정청래 민주당대표는 당원 주권 의지를 십분 발휘하면서 당원이 아닌 지역민들의 폭넓은 의견이 반영될수 있는 게임의 룰을 모색해달라는 지역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상품 판매자와 고객관계를 생각해보기 바란다. 상품 판매자는 입지자이고, 고객은 유권자로 대입할수 있다. 고객은 판매자가 내세운 상품에 마음이 없어, 다른 상품으로 눈길을 주고 있는데 상품 판매 방식을 강요한다면 고객에 대한 모독이다.

지난번 민선 8기 지방선거 광주광역시 투표율은 37.7%였다. 대한민국의 권리행사와 관련한 부끄러운 숫자이다. 민주도시 광주의 투표율이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었다. 민주당 중앙당은 3년전 이 투표율의 함의를 분석하고, 냉정한 자기반성이 필요하고, 지역민이 공감할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더 많은 지역민들이 지방선거에 관심을 갖는 것이 균형성장 의지와 민주당을 응원하는 길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한마디 더 첨언하면, 지방자치 리더의 자격으로는 '난가병'은 안되고, 만기찬람 리더십, 공감 능력없는 사람도 더 더욱 안된다.

이용규 신문디자인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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