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 계약액 최악''건설업체 폐업 신고 최고''미분양 물량 1만 세대 육박''중소기업 예금은행 연체율 급등''소상공인 폐업률 전국 2위' 등…
무등일보가 2025년 광주·전남경제를 돌아보고 대안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기획시리즈 '경제불황의 늪 탈출구 찾자…힘내라 지역기업'에서 나온 우울한 경제 지표들이다. 매년 연말 연례 행사 처럼 지역경제 진단 시리즈를 보도했지만 올해 만큼 경제불황이 심각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 건설업계, 소상공인 등 지역경제 주체들은 국제통화기금과 금융위기 때보다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지역경제가 '빙하기'라는 긴 터널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경제주체들은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계속된 국내외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생산과 수출이 급감하면서 주머니가 가벼워진 서민들은 지갑을 굳게 닫고 있다. 특히 극심한 내수 침체로 소상공인들이 존폐기로에 놓이면서 지역 곳곳에는 공실이 넘쳐나고 '임대'라고 써진 현수막이나 딱지가 붙어 있다.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주택건설업계도 공급과잉에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미분양과 수주 급감으로 릴레이 부도 사태를 맞고 있다. 지역경제가 사면초가다.'내년, 아니 몇 년 동안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면서 기업들이 벌써부터 긴축경영과 함께 투자 및 채용을 대폭 줄이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수도권 위주 경제정책으로 지역경제는 더욱 피폐해 지고 있지만 이를 견제해야 할 더불어민주당 등 지역 정치권은 무능력만 보여주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지역경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만 믿고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 스스로 풀어나가야 할 때다. 지역의 내수를 진작시켜 지역경제의 혈류를 다시 돌게 하고 이를 통해 기초체력을 다지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상권의 활기는 일부 지도자 의지나 기관의 몫이 아닌 지역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배려에서부터 시작된다. 내수 진작의 시작은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지역 사람들이 사주고 소비하면 된다. 당장 어떤 것이 있을지 떠오르지 않는다면, 무심코 소비하는 제품의 생산지와 생산자를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 가족과 이웃이 근무하는 기업 제품을 선택해 소비하려는 작은 관심과 배려는 개인에게 있어 작은 소비일지 모르지만, 이러한 지역 사랑이 350만의 뜻으로 모인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자체와 지역 언론들은 '내 고장 제품 사주기'와 '향토기업 사랑' 등 다양한 지역제품 애용 운동을 펼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지역기업과 제품들은 사라져가고 타 지역과 중앙 대형 메이커들이 지역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주류시장이다. 지역 향토기업인 보해는 1980년대 지역시장 점유율 90%까지 치솟았지만 지금은 고사위기에 처해 있다. 삼성과 기아자동차, 금호타이어 등 지역 대기업들도 다른 지역기업에 비해 낮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전국시장에서 맹활약했던 주택건설업체는 그야말로 '초토화' 직전이다.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지만 2025년에'우리 스스로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자'는 의미를 담아 '지산지소'(地産地消·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지역에서 소비하자)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보자.
지역기업과 지역상권은 충성도 높은 소비자를 유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과 투자를 늘리며,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지역경제의 선순환이자 지역소멸을 막는 첫 단추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미국의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와 중국의 '애국소비' 는 새로운 시대 공공의 수요혁신 사례들이다. 이런 세계적 흐름에서 '지산지소'는 지역경제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도모하기 위한 운동으로,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수요혁신 방안이다. 일본 시즈오카현은 매월 23일을 '지산지소의 날'로 정해 소비를 촉구하고 현 지사가 직접 언론 등에 홍보를 나서고 있다.
올해도 이제 달력이 한 장 밖에 남지 않았다.
불경기로 연말 분위기가 예전 같진 않지만 가족과 회사를 위한 망년회와 송년회를 계획하고 있다면 우리 동네 식당을 이용하면 어떨까! 광주상생카드를 이용하면 7%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고 소상공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지산지소'를 직접 실천하고, 우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오늘 '잎새주' 한잔 하러 동네 술집에 간다. 박석호 취재1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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