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민형배 최고위원 당선 이제 지역의원들 몫이다

@강병운 입력 2024.08.07. 16:55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경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단연 관심은 최고위원 선거다. 특히 호남출신 이면서 지방의 유일한 후보인 민형배 의원의 최고위원 진입 여부다.

지난 4일 광주.전남 경선을 거치면서 민 후보가 반등의 여건을 마련 했다는데 의미가 있어 보인다. 누적투표율 7.73%에서 12.31%까지 끌어 올렸다. 순위도 7위에서 당선 커트라인인 5위까지 상승했다.

지난 주말 호남권 경선을 보면서 안도감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먼저 역시 고향인 광주.전남에서 민 후보를 1위로 만들어준 것이다. 고향의 성원에 힘입어 최하위권 에서 대역전의 신호탄이 쏘아진 것은 고무적 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광주.전남의 두표율과 득표율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투표율은 광주시가 25.29%, 전남도가 23.17% 였다. 이는 지금까지 경선이 진행된 지역의 투표율 보다 낮은 수치다. 호남지역 경선이 시작되기 전 10개 지역에서 펼쳐진 경선에서 평균 투표율은 34.41% 였다. 광주.전남의 평균 투표율이 24.23%인 점을 감안하면 10.18% 투표율이 하락했다.

민 후보는 광주.전남에서 30%대 후반의 투표율을 기대 했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권리당원 수가 많은 만큼 투표율을 최대한 높이고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 안정권으로 진입 한다는 계획 이었다. 만족할만한 성과는 아니지만 민 후보에 대한 광주.전남의 전폭적인 민심을 확인 했다.

10개지역 경선에서 민 후보는 6번은 7위 였고 4번은 최하위 였다. 이곳 에서의 평균 득표율도 5.96%에 불과했다. 광주.전남 평균 득표율인 24.23%와 18.27% 차이를 보였다.

전북도의 민 후보에 대한 낮은 지지율도 실망스럽다. 전북도의 투표율은 23.29%로 광주.전남과 치이는 없었다. 그러나 민 후보는 이곳에서 7.73%를 얻는데 그쳤다. 역시 강선우 후보에 이어 7위다. 호남출신 이자 지방의 유일 후보 라는 취지가 무색해 보인다.

한준호 후보는 경기 고양시 을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 이다. 전북이 고향인 점을 내세워 전북 경선에서 21.27%를 얻어 1위를 차지 했다. 전북지역 권리당원의 표심이 호남권 및 지방의 유일한 민 후보에 대한 어떠한 배려도 없었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이제 남은 지역은 10일 경기도, 11일 대전.세종, 17일 서울에 불과하다. 서울 17.32%, 경기도 22.34% 등 권리당원 수가 39.66%에 달한다. 대전.세종까지 합해 42.87%로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변수는 수도권 민심 이다. 전통적으로 호남 표심은 수도권 표심에도 영향을 끼쳐 왔다. 수도권 당원중 20~30%는 호남 출향민 이거나 호남권의 영향을 받는다는 해석이 지배적 이다.

하지만 이번 최고위원 선거가 정치적 비전과 능력, 공약 보다는 '이재명 호위무사' 선출대회로 전락 했다. 단순한 인지도가 가장 큰 후보선택 항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 보니 지역정치인 보다는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정치인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민 후보의 경우 '검수완박' 입법을 위해 탈당 하며 자신을 희생했다. 호남에서 이재명 전 대표를 가장 먼저 지지한 사람이다. 특히 윤석열 정권의 검찰독재에 맞서 최일선 에서 싸우고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전국적인 인지도가 떨어지고 있는 현실은 직시해야 한다. 민 후보 본인 으로서도 지역정치인 으로서 인지도의 한계를 실감했을 것이다. 수도권 표심의 바로미터 라고 할수 있는 지난달 20일 인천시 경선에서 민 후보는 6.33%를 얻어 7위를 기록했다. 남은 경선이 결코 민 후보 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호남출신인 한병도, 서삼석, 송갑석 의원이 최고위원에 도전 했으나 줄줄이 낙마 했다. 서삼석 의원은 지난 2021년 5월 전당대회 경선에서 7명의 후보 가운데 11.11%를 받아 6위로 낙선했다. 5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된 전혜숙 후보의 12.32%에 비해 차이는 1.21%에 불과했다.

송갑석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8월 전당대회 에서 7명의 후보 가운데 10.81%를 획득해 6위로 낙선했다. 당시 송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광주 22.27%, 전남 14.55%를 얻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은 8.81%, 경기는 7.48%에 머물렀다. 수도권의 저조한 지지율이 패배의 큰 원인이 됐다.

민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는 이제 광주.전남 의원들이 발벗고 나서야 한다. 말로는 민 후보의 당선을 당연시 하면서도 정작 행동은 하지 않는 행태가 지속되서는 안된다. 박지원, 이개호, 서삼석, 신정훈, 주철현, 김원이 의원 등 전남지역 다선 의원들이 앞장서고 있는 모양세다. 그러나 광주.전남지역 초선의원들의 결집력과 행동력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최고위원 선거는 단연 인지도 싸움이다. 인지도에서 뒤진다면 인적 네트워크를 가동해야 한다. 각 지역별로 호남향우회를 최대한 활용해 민 후보에 대한 투표를 독려 해야 한다. 또한 민 후보를 제외한 지역의원들 17명이 각자 10명의 의원을 '맨투맨' 으로 마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민 후보에 대한 광주.전남의 압도적인 선택을 수도권에 적극 전파해야 한다.

만약 이번마저 지도부 입성에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은 광주.전남 정치권 모두에게 돌아간다. 그 후폭풍은 가히 짐작 하고도 남는다. 이번만은 지역정치권이 '원팀'이돼 반드시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이번 선거 결과는 호남정치 복원과도 직결된다. 또한 민주당이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의 본류 라는 착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민주당이 더 이상 호남의 민심을 대변하는 정당이 아니라 수도권 위주의 정당임이 입증 될까봐 두렵다.

강병운 서울취재본부장·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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