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칼럼] '민주당 vs 조국당' 2026년 地選 광주시장·전남지사 진검승부 땐···

@유지호 입력 2024.05.01. 17:33


광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광주는 진보·개혁 진영의 심장이자 핵심 지지 지역이다. 수도권 민심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권을 꿈꾸는 민주 계열 잠용들이 민심 향방에 민감한 이유다. 눈 여겨 둔 인물은 성장을 돕기도 한다. 희망과 미래를 담은 투표를 통해서다. 어느 지역 출신이냐도 그닥 중요치 않게 여긴다. 지역 감정의 최대 피해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 집권 이후 부터다. 부산 출신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광주는 노무현에게 각별했다. 노무현은 2000년 4·13 총선에서 낙선했다. 앞선 14·15대 총선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터였다. 지역주의 탓이었다. 광주는 그에게 곁을 줬다. 지도자로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 때 노풍의 진원지, 광주가 선택했던 그는 정치인으로서 스스로 빛을 뿜어내는 발광체가 됐다. 1%대 지지율에서 출발해 대권을 거머쥔 배경이다.

조국의 '길없는 길', 그리고 광주 총선

총선은 차기 대선의 바로미터다. 총선을 통해 대선 정국에서 민심의 향배를 가늠해 볼 수 있어서다. 4월 총선의 광주 민심은 절묘했다. 광주 8곳을 포함해 전남까지 18곳 지역구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갔다. '정권심판론' 바람은 거셌다. 그 방법론은 궤를 달리했다. 비례대표 선거 때문이다.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았던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앞선 것이다.

광주가 조국을 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17개 광역시·도에서 조국혁신당의 득표율이 47.7%로 가장 높았다. 광주 96개 행정동 가운데 90곳(93.8%)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민주연합과 득표율 격차는 11.4%p까지 벌어졌다. 양당의 격차가 10%p를 넘긴 유일한 곳이다. 전국 2·3위도 전북(45.5%)과 전남(44.0%)이었다. 조국당은 호남에서 모두 득표율 1위였다. 후발주자가 12석을 차지하는 이변을 만들어 낸 배경이다.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조국 대표의 '광주 출마설'이 돌았을 때만 해도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필자가 썼던 칼럼 한 토막. 소설 '길 없는 길'을 다시 떠올린 건 조국 전 장관의 최근 글이었다. 그는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전하면서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군불을 땠다. "신당을 창당하지 않을까. 조국 장관의 지역구는 광주다. 두고 보라."

총선을 10개여월 앞둔 지난해 6월 말 쯤이었다. 당초 조 전 장관의 정치 데뷔와 그 효과를 높게 보지 않았다. 여론도 극심하게 갈렸다.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는 과정에서다. 지난 3월 창당한 조국혁신당이 5일 만에 10%대를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기류가 달라졌다.

심판론은 위력을 발휘했다. 유례가 없던 총선 투표율을 통해서다. 역대 총선 중 최고치로, 광주(38.0%), 전남(41.2%)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광주는 투표율로 민심을 드러내곤 했다. 2022년 대선 때 광주의 투표율은 81.5%였는데, 2달여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선 37.7%로 급전직하했다. 각각 광역단체 중 최고치와 최저치였다.

이 같은 총선 민심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민심을 아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은 탓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총선은 '결과로서 과정을 유추해 가는 선거'였다. 여론은 민감하게 요동쳤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던 바닥과 중도층이 움직이면서다. 여론조사 숫자와 데이터 분석 등에 따라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뿐이었다.

광주 민심을 '심판 선거'라고 퉁치기엔 개운치 않다. 유권자들은 명확한 메시지를 발신했는데, 언론과 정치인들이 '불성실하고 무책임한 해석'을 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에서다. 22년 전 노무현의 광주 경선이 떠오른 이유다. 당시엔 일부 중앙·지방 언론사들이 공통의 취재원들과 서로의 보도에 근거해 '대세론' '지역 출신 우세론' 등을 확대 재생산 할 때였다. 노무현의 승리는 이변으로만 기록됐다.

'변화 기대감·희망' 따라 투표율 요동

언론에 고민거리를 남겼다. 각주구검의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우선, 거대 정당과 스피커, 후보자들 및 그 캠프 등에 의존하는 보도 관행에 대한 변화다. 여론의 형성과 실행 과정이 수평적 네트워크 중심으로 옮겨왔다. 유세장으로 대표되는 광장에서 커뮤니티·소셜미디어 선거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도 정치 커뮤니티는 활발하게 분화했다. 정치 성향·연령·성별 등에 따라서다. 오프라인, 즉 현실에서의 영향력도 커졌다.

뉴스 콘텐츠 생산 시스템도 들여다 봐야 한다. 유권자·소비자 밀착형으로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민주당 광주 공천 과정을 예로들며,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진리독점 생산' 지위에 대한 역할을 잘못 이해하거나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후보 지지와 경선 탈락에 대한 해석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옳고 그름을 판단할 게 아니라 현상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진리가 더 이상 특정 집단에 독점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선거는 민의의 모든 것이자 국정 질서의 변화를 추동하는 엔진이다. '지민비조' 성공 이면엔 광주 표심의 복잡한 속내가 반영됐다. 광주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에서 썸 타는 걸까. 2027년 3월 '벚꽃 대선'을 겨냥한 각 당의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광주가 마음을 줄 후보는 누구일까. 야권의 이재명·조국 대표의 경쟁이 계속될까, 아니면 제3의 후보가 급부상 할까. 힌트는 있다. 광주는 '변화 기대감과 희망'에 따라 투표율이 요동쳤다. 투표에 미래 가치가 담겼다는 거다. 2026년 6월 지방선거는 대선의 전초전이다. 광주의 선택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유지호 디지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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