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증 위해 고양서 광주行···"장소 마련부터 일사천리"

입력 2025.03.20. 19:42 강승희 기자
■광주시 실증지원사업 참여 김승연 파이어버스터랩 대표
전기차 화재 확산 방지 위한 화재 진압 시스템 개발
실증 장소 큰 어려움…시 주도 관계 기관 모여 진행
광주교통공사서 실증해 설치 매뉴얼 등 사업화 초석
파이어버스터랩의 '전기자 구역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상하 동시 분무가 가능한 제트버스터 스프링클러 화재 진압 시스템'이 광주시교통공사 지하 1층에 설치된 모습. 파이어버스터랩 제공

"중기부 예산 지원 등으로 많은 기술이 개발되지만, 막상 실증까지 가지 못해 사장되는 게 대부분입니다. 저희는 소방시설 연관 기술이라 실증할 곳을 찾는 게 어려웠는데, 광주시 차원에서 적극 나서주니 일사천리로 진행됐어요."

김승연 파이어버스터랩 대표는 자체 개발한 '살수 장애구역 등 전기차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화재진압 시스템'을 광주에서 실증함으로써 유통 가능한 완제품을 만들기까지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2018년 고양시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살수 장애구역 등 전기차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화재진압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화재 발생 시 배관에 설치된 '제트버스트' 밸브가 기능하며 자동으로 상·하부의 스프링클러가 살수 돼 완벽한 초기 진압이 가능하다.

하지만 해당 시스템을 실증해 볼 기회를 갖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실증을 지원하는 지자체 대부분이 실증 장소를 구해오면 자금을 지원해 주는 방식인데, 실증 장소를 구하는 게 가장 어려웠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아버지가 소방관으로 현직에 계실 때 열기가 위에서부터 내려오니 위쪽 스프링클러는 터져 있는데, 아래쪽은 터지지 않은 경우를 종종 봤다고 하셨다"며 "저희는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중간에 밸브를 설치하고, 위쪽 헤드가 깨지면 그 물을 감지해서 아래쪽 헤드가 열릴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파이어버스터랩의 '전기자 구역 화재 확산 방지를 위한 상하 동시 분무가 가능한 제트버스터 스프링클러 화재 진압 시스템'이 광주시교통공사 지하 1층에 설치된 모습. 파이어버스터랩 제공

이어 "물류창고의 규모가 커지고, 아파트가 통창으로 바뀌면서 불이 옮겨붙는 속도가 빨라졌다. 건축물의 변화로 과거 스프링클러로는 화재 진압이 어렵다는 것은 대부분 인정하지만 소방 관련 시설이라 실증할 곳을 찾는 데 어려움이 컸다"며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기관의 예산 지원을 통해 많은 기술이 개발되지만, 실증까지는 가지 못해 사장되는 게 대부분이라, 창업 기업에게 실증은 큰 의미가 있다"고 역설했다.

지인 소개로 광주시가 추진하는 '창업기업 제품 실증지원사업'에 참여한 김 대표는 광주교통공사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자체 개발한 화재 진압 시스템을 실증했다.

김 대표는 "여러 기관에 시스템을 소개하며 실증 장소를 찾으러 다녔을 당시, 잡상인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면서 "광주시가 나서서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니 산하 기관들 협조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감탄했다.

그는 "일단 광주시청 안에 광주시소방본부가 있었고, 공문을 통해 광주 테크노파크와 광주교통공사의 협조가 바로 이뤄지면서 기관들과 함께 4자 대면이 이뤄졌다"며 "전화 한 통에 관할 소방서도 출동해 현장에서 논의하니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광주는 시장님께서 창업 이후가 바로 실증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간파하신 거 같다"며 "실증지원사업 참여가 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증 과정에서 시스템 장착 시 유의사항부터 시공 매뉴얼, 포장 방식까지 점검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컸다고 했다.

김승연 파이어버스터랩 대표

김 대표는 "실제 외부 업체에 소방 공사를 맡겨본 적은 없으니까, 장착 시 유의사항이라든지 제품 설치 매뉴얼 등 놓치면 안 되는 부분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매뉴얼을 정확하게 만들고 제품에 새겼다. 점검은 어떤 방식으로 해야 정확히 점검될지 등을 이번에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실증한 시스템을 갖고 해외 박람회에 참가해 널리 알릴 계획이며, 광주시가 추진하는 실증지원사업의 권위가 더욱 상승해 더 많은 창업기업이 도움받을 수 있길 바랐다.

김 대표는 "지금부터는 이번에 실증한 시스템을 갖고 해외 박람회에서 전부 나가보려고 계획 중"이라며 "광주시의 실증지원사업은 가장 적극적인 사업 모델이다. 타지역에서 벤치마킹을 통해 전국화되고 해외에서도 실증할 수 있도록 업무협약도 체결되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2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