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염수 방류 소식에 소금대란 조짐 '꿈틀'

입력 2023.08.23. 17:14 한경국 기자
히말라야 소금 등 일부 품목 품절
김장철 앞두고 물가 상승 우려 고조
이마트 광주점 하룻새 판매량 50%↑
유통업계 오염수 우려 줄이기에 분주
23일 광주지역 한 대형마트 직원이 향신료 코너에서 소금 상품을 확인하고 있다. 한경국기자

"2달 뒤면 김장철인데 오염수 방류로 소금가격이 뛸까봐 걱정이예요. 그래서 가격이 더 비싸지기 전에 소금을 구하러 왔습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천일염'을 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배출되면 바닷물 오염으로 인해 안전한 먹거리가 부족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지난 23일 찾은 광주 서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

이날 영업이 시작된지 1시간쯤 지나자 구운 고기에 찍어먹는 히말라야 소금 등 일부 품목들이 품절됐다.

아직까지 품절되지 않은 제품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치나 젓갈류에 쓰이는 천일염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천일염을 구매하기 위해 마트에 방문한 주부 박모씨는 "아직 김장철이 아니지만 배추 등 물가가 올라서 걱정이다. 소금이라도 좀 쌀 때 미리 사두려고 방문했다"고 말했다.

천일염 가격은 최근 정부 등의 노력으로 인해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이 분위기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본이 오염수 방류 의지를 드러냈던 두달전에는 20㎏당 2만원대였던 천일염은 8만원까지 뛰었다. 최근에는 3만~4만원대로 떨어지는 등 가격이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었지만 일본이 24일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다시 가격이 오를까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시민 A씨는 "오염수 영향을 받은 식품을 먹어야 된다는 공포도 있지만 이탓에 물가도 오를까봐 걱정된다. 아무리 안전하더라도, 지금 이 시기에 방류하는 것은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마트 광주점은 최근 천일염 판매량이 급증했다.

지난 22일 오염수 방류 발표일에는 천일염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56.3%나 급증했다. 오염수 방류 발표 전인 21일 매출 신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11.8%에 그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소금 가격은 소매점을 비롯해 대형마트도 대부분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신세계, 롯데백화점 광주점 등 백화점은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는 측정기를 확보한 뒤, 판매 제품을 검사할 예정이다.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는 방사능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단계별로 샘플 검사를 확대하거나, 분기에서 주 4회로 검사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천일염 품귀 현상이 일어났던 6월쯤에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 놓은 상태라서 당분간 품절될 걱정은 없다. 하루 사이에 판매량이 많이 늘었지만 아직 사재기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재고나 물량 수급에도 별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지만,그래도 혹시 모를 대란을 대비해 판매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6
후속기사 원해요
4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