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5천원' 구내식당 찾는 직장인 더 늘어나

입력 2023.03.31. 14:44 한경국 기자
광주은행 식당 이용객 1년새 7% 증가
산단공은 하루 300명→600명으로 껑충
코로나부터 급증한 외식물가지수 영향
31일 광주은행 본점에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모습. 한경국기자

"물가가 많이 올라 점심값이 부담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구내식당을 더 자주 찾고 있습니다."

31일 오전 광주 동구 대인동에 위치한 광주은행 본점 20층 구내식당. 점심시간이 되자 구내식당을 찾은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이날 구내식당에 방문한 직원은 400명 정도.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200명대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최근 들어 이곳을 찾는 식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광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광주은행 구내식당 이용객은 전년 동기 대비 6.96% 증가했다. 이용객 추이는 지난해 9월 6천747명, 10월 6천858명, 11월 8천96명, 12월 9천56명 순으로 늘어났다.

광주은행 구내식당의 한끼 가격은 4천500원. 고물가 탓에 4월부터 5천500원으로 인상되지만 메뉴 1개당 1만원에 달하는 주변 식당에 비교하면 여전히 저렴한 편이다.

식단 구성도 대부분 만족스러워하는 이용객들이 많다. 이날 메뉴도 현미밥, 북어국, 순살치킨, 소시지감자조림, 명엽채볶음, 배추김치, 오이무침, 야채샐러드 등으로 풍성했다. 직원들은 매일 바뀌는 평균 5~10가지 먹거리를 자율적으로 덜어갈 수 있어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입을 모은다.

직장인 A씨는 "약속이 없는 날에는 최대한 구내식당을 이용하려고 한다"며 "구내식당 반찬 종류도 매일 바뀌고 다양해 질리지 않는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 저렴한 점이다"고 말했다.

31일 광주은행 본점에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모습. 한경국기자

다른 구내식당도 비슷한 분위기다. 광주 북구 대촌동에 위치한 한국산업단지공단 광주지역본부 구내식당은 넉달새 이용객이 두배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하루 평균 300명 정도였던 식객이 3월 들어 600~700명으로 급증한 것이다. 산단공 구내식당의 경우 직원들 뿐만 아니라 인근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어 식객 수는 더욱 빠르게 불었다.

직장인 B씨는 "구내식당이 맛없다는 편견을 깨면 점심시간이 더 즐거워 진다"며 "식사가 완성되기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빨리 먹고 그만큼 오래 쉴 수 있다. 특히 점심 메뉴 고민을 안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호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광주지역 외식물가지수는 114.96으로 1년 전보다 7.30% 올랐다. 외식물가지수는 2020년 9월 100을 넘긴 이후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모양새다. 부담스러워진 외식물가 탓에 더 많은 사람이 구내식당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구내식당 관계자는 "물가가 올라서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식수가 늘고 있다. 고물가 탓에 구내식당도 부담이 크지만 메뉴 퀄리티를 유지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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