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디자이너 첫 온라인몰 구축
클래식함에 유니크함 담아낸
'SIS' 론칭…젊은 세대 취향 반영
지역적 경계 뛰어넘을 반향 주목

지역 출신으로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에서 15년 동안 자신의 브랜드 샵을 운영해온 황미나 패션디자이너. 지난 2018년 고향에 '텔레시스 파리(TELESIS PARIS)'를 열고 광주에 정통 파리 패션을 선보여온 그가 이번에는 MZ세대와 온라인 고객을 겨냥하는 새로운 라인을 선보여 눈길을 모은다.
황미나 텔레시스 파리 대표는 최근 온라인몰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나섰다고 밝혔다. 최근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 못지 않게 디자이너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보다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울에서는 한 브랜드가 시즌별 상품을 오픈하면 이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이들로 매장 앞이 긴 줄로 둘러싸이기도 한다.
이같은 시장 분위기에 맞춰 텔레시스 파리도 온라인시장에 뛰어들었다. 지역서는 처음 선보이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온라인 서비스로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지역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받겠다는 포부다.

이와 함께 온라인몰에서 옷을 구매하는 것이 익숙한 MZ를 겨냥해 새 라인 '시스(SIS)'를 봄/여름 컬렉션을 지난 5월 론칭했다. 다소 높은 가격대로 인해 텔레시스 파리의 현재 고객층이 4050에 맞춰져있다면 시스라인은 소재에 변화를 줘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선보인다.
패스트패션과는 결이 다르다. 텔레시스 파리와 같이 경력 40년 이상의 패턴·재단·바느질 장인에 맡겨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소재 또한 모두 수입 원단이었던 것에서 고급 수입 소재와 독특한 소재를 혼합해 이뤄진다. 이를 통해 가격 대비 높은 품질의 의상을 선보이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젊은층의 취향을 반영한다.

텔레시스 파리가 1940년대 크리스찬 디올이 선보였던 우아하고 클래식한 '뉴룩'을 뮤즈로 현대적 감각을 통해 선보였다면 시스 라인은 클래식함은 가져가면서도 색상이나 디테일에 변화를 주어 스타일리쉬함을 추가했다.
황 대표는 "텔레시스 파리는 광주 패션 디자이너 최초로 온라인 쇼핑 공간을 확대해 다양한 제품을 통해 소통하고 가능성을 더욱 확장하고자 한다"며 "매장을 방문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지역 고객들도 우리 옷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고정된 트렌드에서 벗어나 로맨틱한 감성을 기반으로 한 감각적이고 독보적인 디자인의 텔레시스와 시스 라인을 만나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텔레시스 파리는 ACC호텔 1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온라인 몰 'TELESIS PARIS'를 통해 텔레시스 파리와 시스 라인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한편 텔레시스 파리 대표 황미나 디자이너는 광주 출신으로 전남대 예술대학에서 관현악을 전공하고 졸업 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에스모드에서 패션을 공부했다. 어린 시절부터 기성복을 고쳐입으며 나만의 옷으로 만들었던 관심에서 시작된 모험이었다. 졸업 후 능력을 인정받고 클로드 몬타나(Claude Montana)에 들어가 막내 시절부터 디자인에 참여하며 실력을 키워왔다.
이후 뤽 생 알반(Luc Saint Alban)과 발렌시아가(Balenciaga)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2002년 꿈에 그리던 개인 브랜드인 텔레시스를 마레지구에 열었다. 브랜드 오픈과 함께 한국인 최초 프랑스 정부 지원으로 파리 프레타 포르테(기성복 박람회)에 7여회 참가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 인정 받았다.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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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밑의 사람들', 강제동원의 기억 깨우다 니 히로하루 외 2명 작 '하나오카를 잊지마라' "마쓰다 도키코는 정의를 추구하는 작가였습니다. 한국 강제징용자들이 학살된 하나오카 사건을 일본 사회에 밝힌 그의 문학과 생애에 대한 국제 학술대회를 정의의 도시인 광주에서 여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12일 만난 차타니 주로쿠(茶谷 十六) 아키타현 역사교육자협의회 회장은 광주에서 열리는 국제 학술 심포지엄 '마쓰다 도키코의 문학과 생애'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니 히로하루 외 2명 작 '51.장례식'오는 18일 오후 2시 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1층 1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국제 학술 심포지엄은 시립미술관이 하정웅 선생으로부터 기증 받은 컬렉션 중 '하나오카 이야기' 작품을 계기로 성사된 행사이다. 이 작품은 동명의 서적에 실린 판화 작품으로 1951년 니 히로하루, 다카다이라 지로, 마키 다이스케가 제작했다. 동명의 서적은 하나오카 사건의 진상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여기에는 당시의 모습을 담은 판화와 시 등이 실렸다.니 히로하루 외 2명 작 '32.조선인'하나오카 사건은 아키타현 오오다테시에 위치한 하나오카 광산에서 벌어졌다. 그 시작은 1944년 벌어진 나나쓰다테 사건이다. 하나오카 광산은 구리 광산으로 전범 기업인 도와광업이 강제징용한 한국인과 일본인 노동자들을 동원한 현장이다. 태평양전쟁 중인 일제에 구리를 조달하기 위해 무리한 채굴을 벌이다 갱도가 무너지자 구조 신호가 들려옴에도 불구하고 당국과 도와광업은 현장을 모래로 덮어 한국인 11명을 포함해 총 22명을 생매장한 사건이다. 이후 중국인 포로 노동자까지 투입돼 과중한 강제노동에 시달리던 하나오카 광산의 중국인 노동자가 견디다 못해 봉기하자 일본 군경이 419명을 학살한 사건이 하나오카 사건이다. 같은 장소에서 불과 몇개월만에 일본 당국의 강제징용과 학살로 사건이 연이어 일어났다는 점에서 하나오카 사건과 나나쓰다테 사건은 줄곧 함께 언급되고 있다.마쓰다 도키코노동자와 농민의 인권을 대변하는 활동을 펼쳐온 마쓰다 도키코는 그의 대표작인 소설 '땅 밑의 사람들'은 이 하나오카 사건과 나나쓰다테 사건을 다루고 있다. 1905년 아키타현에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광산사무소에서 근무하며 광산 노동자의 노동현실을 마주하게 됐다. 이후 작가로 활동하게 되며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일어난 나나스다테 사건과 하나오카 사건에 관심을 작가로서 사건 진상규명에 매진했다.이번 국제학술포럼은 조선인 강제 징용 문제와 그들의 인권 회복, 학살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헌신해 온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는 자리로 '하나오카 이야기' 연작도 함께 전시된다. 또 마쓰다 도키코가 하나오카 광산을 직접 다녀와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작성한 서적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의 한국어판 서문을 쓴 문병란 시인의 저항 정신을 마쓰다 도키코와 비교 분석하며 한일 양국 문학인의 저항 정신을 되짚는다.문병란 시인포럼은 다카하시 히데하루 아키타현립대 부총장이 '마쓰다 도키코의 문학과 생애'를 주제로 한 기조 강연으로 시작해 발제로 이어진다. 발제는 마쓰다 도키코회 대표의 '나나쓰다테 사건과 하나오카 사건의 진상', 차타니 주로쿠 아키타현역사교육자협의회 회장의 '한국으로 확장되는 마쓰다 도키코 문학과 생애',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의 '문병란과 마쓰다 도키코의 저항정신'으로 진행된다.윤익 시립미술관 관장은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이해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광주에서 아시아 민중이 겪은 아픔과 저항의 역사를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시립미술관은 조선인 강제징용의 아픔을 기억하며 이를 기리려 했던 하정웅 명예관장의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학술 심포지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국제 학술포럼은 광주시립미술관, 일본 역사교육자협의회, 광주전남작가회의, 문병란시인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하며 5·18기념재단, 한일민족문제학회, 역사교사모임이 협력한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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