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모이는 한국 미술작품' 주제로
기증 제도부터 이건희 컬렉션까지
각국 다양한 기증 작품들 보며 재미↑
10월까지 마지막 수요일 강연 진행
"우리나라의 미술의 가장 큰 문제가 미술품의 가격하고 가치가 같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가격과 가치는 전혀 다르죠."
지난 29일 오후 2시 광주시립미술관 대강당. 시립미술관 아카데미 강좌를 앞두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강의 자료를 받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자리에 앉아 펜을 꺼내는 등 강연에 대한 열정을 나타냈다.
이날 강좌는 정준모 전시기획자가 '다시 모이는 한국 미술작품'이라는 주제로 1부와 2부에 나눠 강의를 펼쳤다. 1부는 여러 나라의 기증 제도에 대해 설명하고 기증 작품 수를 기록한 표와 작품 사진으로 강연의 재미를 더했다.
물납제도에 대해 정 기획자는 "물납제도에 대해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를 비교하며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상장, 주식 등으로 한정돼있지만 영국이나 프랑스 네덜란드 등은 상속세 대신 문화재·미술품을 대신으로 물납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다란 화면에 물납물품을 보여주자 사람들은 탄성으로 신기함을 내비쳤다. 나폴레옹의 브레게 시계, 중국의 청화백자, 존 에버렛의 '추방당한 왕당파' 등을 보여주자 사람들은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사진을 찍거나 내용을 기록했다.
2부는 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가족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 등을 설명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대 미술에 관한 이야기와 이건희 컬렉션에서 기증된 미술품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이중섭 화가의 '황소'와 '흰 소'등을 선보였다. 재미있는 입담에 강의실 내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하기도 했다.
강연 이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도 했다. MZ세대 사이 대중화한 전시 관람, 작품 컬렉팅 등 우리나라 미술의 대중화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됐다. 한 남성이 "MZ세대의 미술의 대중화 현대 현상과 유명작품들이 경매에서 가격의 안정화"를 묻자 정 기획자는 "미술품의 가치는 가격하고 다르다"며 "투자라고 생각해서 미술작품을 구매한다면 조금더 신중히 고민해야한다"고 말했다.
북구에 거주하는 유명진(24)씨는 "대학원 교수님이 추천해줘 알게 됐는데 마침 전시기획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이번 강연을 듣게 됐다"며 "현재 기증문화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몰락제나 상속제에 대해서 꼼꼼하게 설명해주니까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시립미술관은 개관 30주년을 맞아 '즐거운 미술관 활용법'이란 주제로 시립미술관 아카데미 강좌를 4월부터 10월까지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에 강연을 진행한다.
이경원기자 ahk7550@mdilbo.com
- "진심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여명진 음악감독"애니메이션 '코코'에는 '영혼이 진짜 죽음에 이르러 소멸하는 순간은 기억에서 잊혀지는 때'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179명을 영원히 기억하는 자리로 만들고 싶습니다."먼 타국 독일 뮌헨에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목숨을 잃은 179명을 추모하는 음악회가 열린다.이번 음악회를 계획한 독일 천주교 뮌헨-프라이징 대교구의 여명진 음악감독은 이같은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이번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179명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추모음악회를 진행하기로 했다.여 감독은 지난 2007년부터 독일에 거주하며 뮌헨 근교 이스마닝과 운터푀링 지역 가톨릭 전례에서 오르간을 연주하거나 합창단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연주회를 기획하고 있다.이번 여객기 참사는 매번 비행기에 오르내리며 이별과 만남의 순간을 접해 온 여 감독에게는 큰 충격이었다.큰 비극과 혼란 속 음악가로서 무력함을 느낀 적이 많았다고 고백한 여 감독은 "제가 가장 잘할 수 있고 가장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으로 제 역할을 하고자 했고, 이번 음악회도 그런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이라며 "다행히 생각을 함께하는 동료 음악가들이 순식간에 12명이나 아무런 대가 없이 모여줘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이번 음악회는 오는 26일 오후 6시(현지시각) 뮌헨 근교 운터푀링 (Unterfohring) 지역의 성 발렌틴 성당에서 열린다. 음악회에서는 모짜르트 레퀴엠 중 일부와 마르첼로 오보에 콘체르토, 앤드류 로이드 베버의 자비로운 예수(Pie Jesu) 외에 한국 예술가곡과 동요 '내 영혼 바람 되어' 등이 연주된다.연주가는 성악가 4명과 현악기 앙상블 4명, 오보에 1명, 건반악기 2명, 해금 1명 등 총 12명이다.추모음악회를 위해 모인 이들은 모두 한인 교민으로 이뤄진 음악가들로, 독일 뮌헨,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와 린츠 등에 거주하며 부활절이나 성탄절 행사 또는 프로젝트 음악회 등을 연주하며 만났고, 이번 추모음악회를 진행하면서 '서로 다른 음과 음을 부드럽게 연주하다'는 뜻의 음악기호인 '이음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음'이라는 이름으로 정했다.그는 이번 음악회에서 '상처를 보듬고, 아픔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발견하게 하는' 음악의 힘을 전달하고 싶다고 피력했다.여 감독은 "유가족 분들의 아픔은 감히 가늠하기 힘들 정도"라며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이렇게 멀리 떨어진 타국에서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분들을 애도하고, 그 분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남은 분들의 아픔을 나누고 싶어한다는 그 마음이 작은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어 "애니메이션 '코코'를 보면 "영혼이 진짜 죽음에 이르러 소멸하는 순간은 기억에서 잊혀지는 때"라는 대사가 나오는 데 깊이 와닿는 것 같다.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며 "이번 음악회를 통해 먼 곳에 있는 저희의 마음을 모으는 시간이 단순한 추모를 넘어, 그분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기억 속에서 함께 살아가게 하는 하나의 방식이 되길 바란다. 그 기억이 서로를 연결해 주고, 아픔을 나누며, 함께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작은 희망으로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여명진 음악감독은 올해 앙상블 '이음'으로 공식 창단 음악회와 오는 4월 세월호 11주기 추모음악회를 기획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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