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에겐 5·18은 살아있는 역사
광주에선 자연스레 실상 접할 수 있어
인터넷상 가짜뉴스 접한 이들도 많아
모두가 함께 인식할 수 있는 역사돼야

[5·18 42주년 세대를 뛰어넘어 손잡자]에필로그 -MZ세대 온라인 좌담회
"광주에서는 5·18민주화운동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지만 타지역의 젊은 세대는 SNS 등을 통해 부정적인 것을 먼저 접하다 보니 더 무겁고 다가가기 힘들다고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42년이 흐르면서 현재의 MZ세대로 불리는 20~30대 젊은이들에게 5·18은 이미 역사 속 사건이 된 지 오래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처럼 4번의 강산이 변할 만큼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이제는 교과서에서 배우는 그런 역사적 사건으로 인식하는 젊은이들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좌담회에 참가한 광주의 젊은 세대들은 여전히 5·18은 해결되지 않은 살아 있는 역사라며 5·18이 가진 아픔과 무게를 가슴 깊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5·18이 젊은 세대들에게 계승되기 위해서는 '왜곡되지 않은 진실'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5·18에 대해 처음 알게 된 때는?
▲강유나(23·대학생)=초등학교 역사 시간에 처음 알게 됐다. 당시 선생님께서 근현대 역사를 만화와 영상으로 보여주셨는데 그때 5·18민중항쟁을 처음 접하게 되었던 것 같다.

▲김진주(31·회사원)= 5·18은 광주에 살면서 자연스레 접한 것 같다. 부모님께서 아직 5·18민주화운동이 정립 안 된 초등학생인 저를 데리고 자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셨다. 그곳에서 부모님이 묘역에 잠들어 계시던 열사들을 소개해주기도 했고, 기념탑의 유래 등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었다.
▲정상아(22·대학생)=처음 알게 됐을 때는 아마 역사 시간에 배웠을 때였던 것 같다.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토대로 선생님께서 관련 영화나 음악을 틀어주셔서 자세하게 알게 됐던 것 같다. 이후 관련 장소에 체험학습을 가면서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알게 됐다.
▲김경기(36·자영업)=초등학교 수업 시간에 처음 들었다.
◆5·18을 학교에서 배웠을 텐데 어떻게?
▲김진주=초등학교에서 제일 처음 5·18민주화운동이 어떤 것인지를 배웠다. 교과서에는 내용이 없었지만 매년 5월이 되면 선생님들이 관련 영상을 틀어줬는데 그 영상들을 보면서 조금씩 배웠던 것 같다. 또 5·18 공원과 사적지 등 견학도 자주 갔었다. 영상에서 나왔던 장소들을 직접 둘러보는 현장 체험을 많이 하다 보니 다른 친구들보다는 조금 더 일찍 민주화운동에 대해 깨달은 것 같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교과서 위주로 배웠는데 초등학교 시절 현장을 직접 방문했던 게 도움이 많이 됐다.

▲김경기=초등학교 때는 현대사의 정치적 흐름 속에서 일어났던 한 사건 정도로만 배웠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건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중학교 역사 시간에 사진과 영상 자료를 보았다. 그런데 사건의 배경이나 결과를 알게 된 것 보다 군인들의 제압 모습이나 시민들의 다친 모습에 위압감과 공포감을 많이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입시를 준비하며 자세히 배울 수 있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광주의 피해가 커서 놀랐다.
▲강유나=초등학생 시절에 선생님께서 민중항쟁을 만화와 영상으로 보여주며 설명해주셨다. 배웠을 당시에는 선생님께서 '너희가 나중에 이 역사를 후대에 설명할 때 이 영상이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셨었다. 교과서에서 배운 5·18민중항쟁은 딱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정상아=가장 먼저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것 같다. 교과서에서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내용이 간단하게 정리돼 있었기에 선생님들께서 관련 음악 '임을 위한 행진곡'이나 영화 '화려한 휴가' 등을 틀어주시면서 알려주셨다. 사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으로는 광주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큰 관심이 가지 않았다. 이후 우연히 읽게 된 책 '소년이 온다'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관련 전시나 행사에 참여하거나 관련 장소에 방문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세히 알게 됐던 것 같다.
◆젊은 세대에게 5·18이 너무 무겁다, 엄숙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정상아=나는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 5·18이 무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5·18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무겁고 엄숙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5·18을 역사적인 사건으로 그치기 마련이거나 전시나 영화·드라마·책 등의 소재로 사용되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직접 경험하지 못했거나 관심이 없는 상태라면 교과서에나 나오는 역사적 사건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각종 전시나 행사가 개최되거나 작품의 소재로 쓰인대도 관심이 없다면 실감하지 못할 테니 말이다.

▲김진주=나고 자란 곳이 광주이다 보니 자연스레 집 주변에 있는 사적지와 다양한 역사체험을 할 수 있어서 그렇게까지 너무 무겁거나 엄숙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하지만 타지역에 거주하는 젊은 세대들은 인터넷과 유튜브 등에서 민주화운동의 정의가 아닌 부정적인 것들을 먼저 접하다 보니 5·18에 대해 무겁고 다가가기 힘들다는 인식을 하는 것 같다.
▲김경기=당연히 엄숙하게 다뤄져야 할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한 도시가 고립되어 큰 피해를 받은 사건이고, 아직도 타 도시 사람들은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모르거나 그 시대에 있었던 많은 시위 중 하나라고만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당시 희생자가 너무 많았고 진압 과정이 시민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이 폭력적이었다. 현재에도 당시 사건에 참여했던 시민들과 피해자의 가족들이 생존해 있는 진행 중인 일이다. 가볍게 받아들여 지나버린 시간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강유나=너무 안타깝다. 꾸준히 기억하고 전승해야 할 역사인데 젊은 세대가 다가가기 힘들면 이후 세대에게는 잊힐 것만 같다. 1980년 당시에는 무겁고 엄숙히 다루어져야 하는 문제였지만 42년이 넘은 지금은 모두가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건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물론 너무 가볍게 다루어져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무겁고 다가가기 힘들게 다루어지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본인에게 5·18은 어떤 의미?
▲김경기=부모님께서 당시 경험하신 것을 말씀해주셔서 그때의 생생한 감정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꼈다. 지금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난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면 용기 있게 나서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불의에 맞섰던 광주의 시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518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들의 처우가 더욱 좋아지면 좋겠다.

▲강유나=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기에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조심스럽다. 저에게 5·18은 잊지 말아야 할 역사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항쟁하였던 시민분들이 일궈낸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진주='나고 자란 곳에서의 살아 있는 역사'라고 생각한다. 42년 전 민주화를 외치며 피를 흘렸던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고,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그분들의 희생이 값지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1980년 5월 열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또 한 번 하게 된다.
▲정상아=5·18민주화운동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역사라고 생각한다. 5·18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후 관련 작품을 찾아보고 전시나 행사도 많이 가봤다. 직접 찾아보고 알아보니 80년 5월 광주의 모습은 생각보다 더 아픈 부분이 많았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이 총을 들고 사람들을 폭행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친구가, 가족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거리로 뛰쳐나와 민주화를 외치던 그 이야기가 현실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이러한 시민의식이 살아 있는 역사가 거짓 정보들로 인해 조롱의 대상이 됐을 때는 화가 났다.
◆5·18이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나아가려면?
▲강유나=일단 기본적으로 5·18이라는 사건이 왜곡되지 않아야 한다. 누군가에게 이득이 되기 위해, 정치적으로 사용되기 위해 이야기하지 않고 '사실'만을 중요시 여겨 기억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5·18민중항쟁이 너무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역사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
▲김경기=이 지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고 전국적으로 5·18 역사가 퍼져나가야 한다. 실제 5·18을 겪은 분들을 중심으로 매우 사실적으로 만든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전국 중고등학교에서 상영하면 좋을 것 같다.
▲김진주=요즘 젊은 세대들은 인터넷으로 5·18을 먼저 접하다 보니 42년 전 그날을 겪었던 세대와는 다르게 부정적인 인식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우선 5·18민주화운동이 무엇인가에 대해 본인만의 뚜렷한 주관을 가지고 있어야 부정적인 영상을 보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상아=5·18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우리는 모두 교과서 속 내용을 통해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배우게 된다. 이후 영화나 책 등의 작품을 통해서도 알게 되겠지만 교과서 속 내용만으로는 5·18민주화운동에 관심이 가지 않는다. 80년 5월을 알릴 수 있는 시간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펙을 쌓느라 바쁜 대학생들에게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공모전을 비롯한 대외활동 프로그램을 기획해 참여를 유도하거나 광주 시민들이 모르고 지나쳤던 광주 곳곳에 있는 5·18민주화운동 사적을 알릴 수 있게 스탬프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세대별로 도움이 되는 행사를 기획 및 진행하면 5·18민주화운동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생길 것이고 함께 공감하고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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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꽃, 오늘의 빛” 46주년 5·18 행사위 출범···헌법전문 수록 재점화
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제46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출범식이 진행됐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제46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가 출범식을 열고 올해 5·18민중항쟁 기념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행사위가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가운데 최근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헌법 수록의 제도적 물꼬가 트였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행사위는 4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시민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5·18기념재단을 비롯해 민주노총,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 대학 및 청소년 단체 등 96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올해 기념행사 슬로건은 ‘오월의 꽃, 오늘의 빛’으로, 1980년 5월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영령들의 정신과 용기가 오늘날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의 ‘빛’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행사위는 출범 선언문을 통해 “발포 명령자와 발포 경위, 5·18 당시 희생자들의 암매장 진실, 학살 책임자의 법적 책임을 묻는 정의의 구현 등 밝혀져야 할 것이 너무나 많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폐해와 악행을 더 이상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도 5·18의 숭고한 가치와 정신은 헌법 전문에 반드시 수록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위경종 상임행사위원장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 왜곡과 폄훼 시도는 갈수록 극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왜곡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책임자에 대한 온전한 처벌과 진실 규명이 끝까지 이뤄져야 한다”며 “5월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은 내란을 완전히 청산하고 민주주의 시스템을 확고히 정착시켜 국민이 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최근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논의도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국회는 지난 1일 본회의에서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 보장 등을 담은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176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헌법재판소가 2014년 해당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10년 넘게 이어진 입법 공백이 해소된 것이다.이번 개정안 통과로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논의도 다시 추진력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4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제46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출범식이 진행됐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자는 요구는 1987년 현행 헌법 제정 이후 약 40년 가까이 이어져 온 과제로 꼽힌다. 이후 광주 시민사회와 5·18 단체를 중심으로 수록 요구가 이어졌고 2018년 문재인 정부 개헌안에도 관련 내용이 포함되면서 개헌 절차가 추진됐지만 국회 의결 정족수를 넘지 못해 개헌은 성사되지 못했다.헌법 개정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정치권 합의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6월 지방선거와 함께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입장이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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