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증류식 소주··· 전남 명품 전통주 경쟁력 키워라"

입력 2022.04.26. 18:30 선정태 기자
연예인이 만든 전통 소주 인기에
마니아 넘어 MZ세대도 관심 'UP'
죽향41·병영소주 등 8곳 제조·판매
국내외 품평회 석권 고품질 공인
가족 중심 소량 생산 시장서 밀려
지자체, 지역 명주 홍보·지원 절실
담양 죽향도가의 죽향41.

'전통주'로만 취급받던 증류식 소주가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전남 지역의 증류식 소주도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전남 지역 양조장 대부분은 열악한 설비 탓에 눈에 띄는 판매량 증가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어 전남도 차원의 홍보·마케팅 등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지역 주류 제조업체 101곳 중 담양의 죽향도가와 추성고을, 곡성의 산고을영농조합법인, 강진의 병영양조장, 해남의 송우종명가, 영광의 대마주조, 장성의 청산유수와 더풍류 등 8곳의 업체에서 증류식 소주를 제조·판매하고 있다.

강진 병영양조장의 병영소주.

이들 업체 대부분은 누룩과 쌀로 발효, 소줏고리를 이용해 만드는 전통 방식 탓에 연간 생산량이 소량에 머물고 있다.

'녹색 병'으로 대표되는 희석식 소주가 오랫동안 우리 사회의 대중적인 술로 자리 잡은 반면 곡물만을 증류해 만든 증류식 소주는 '전통주'라고 불리며 높은 도수와 비싼 가격 탓에 지금까지는 매니아에게만 관심을 받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많은 술을 마시던 문화가 음미하는 음주 문화로 바뀌는 상황에서 한 연예인이 만든 증류식 소주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곡성의 도란도란 토란명주.

여기에 전통과 맛 모두를 지닌 증류식 소주들이 국내외 주류 품평회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자 소비자들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관심 속에 증류식 소주를 생산하는 지역 양조장에 가격 등 문의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영광의 한 양조장은 "온라인 게시판에 용량과 가격을 문의하는 글이 올라오거나 전화로 문의하기도 한다"며 "중장년층 위주로 구입하던 상황에서 젊은이들의 문의가 낯설기도 하다"고 밝혔다.

해남 송우종 명가의 옥산주.

다른 양조장은 "'품평회에서 상을 받았다고 해서 관심이 생겼는데, 수도권에서 구입할 방법이 없어 문의한다'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며 "곧바로 판매량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류식 소주는 주류 시장에서 1% 이내만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저도 대형 주류업체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생존하기도 버겁다.

실제 전남 지역 양조장 대부분은 가족 중심으로 막걸리를 주로 생산하면서 남는 시간을 활용해 증류식 소주도 생산하고 있다. 짬을 내 술을 빚다보니 생산할 수 있는 양이 적을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양조장은 1년에 700㎖ 기준으로 2천~3천병 정도만 생산할 뿐이다.

대마주조의 영광 소주.

이마저도 지자체의 보조를 받지 않으면 생산하지 못할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제품 디자인이나 포장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강진의 한 양조장은 "품평회에서 수상한 후 '맛있다'는 칭찬이 늘고 있지만 양조장이 여건 상 생산을 늘리지 못한다"며 "'포장이 촌스럽다'는 의견도 많아 젊은 층에 어필하기 위해 병 디자인과 포장을 바꿔야 하지만 이를 개선할 여력이 없어 전문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자체와 전남도 차원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증류식 소주에 대한 지역민들의 낮은 이해와 관심도 아쉬워했다.

담양의 한 양조장은 "증류식 소주 대부분은 지역에서 나는 재료만 써서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들어 비쌀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판매의 90% 이상은 수도권이나 온라인이다. 지역민들은 조금만 비싸도 외면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양조장은 "전남의 증류식 소주가 지역민에게도 관심을 못받고 있지만 전국적으로도 다른 지역 술에 밀리고 있다"며 "어디에 내놔도 견줄만한 고품질이지만 홍보가 잘 안돼 전국적 인지도가 낮다"고 아쉬워 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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