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튼 교수는 "AI 시대에는 빈부의 격차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AI로 무엇을 개발하고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조직·개인 간의 '부익부 빈익빈'이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이재명 정부는 'AI 세계 3대 강국'을 국가 비전으로 내세우고, 광주는 2019년 지자체 중 가장 먼저 'AI 중심도시'를 선포했다. 이는 선견지명이지만, 비전의 실현은 아니다. 핵심 질문은 "광주가 선택과 집중해야 할 AI 분야는 무엇인가?", 즉 'AX의 방향성'이다. AX(AI Transformation)는 AI가 특정 분야와 융합하여 산업과 도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2003년 고 노무현 대통령은 광주 문화중심도시 보고회에서 "아무리 생각하고 아무리 들어봐도 답은 문화다", "문화가 곧 경제다"라며 광주를 "대한민국의 문화수도"로 선언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광주는 AI는 가득하지만, 문화수도는 잊혀지는 듯하다.
'겨울연가'와 '대장금' 드라마로 시작한 한류 문화는 '배틀그라운드' 게임과 '강남스타일', '오징어게임', 'BTS'를 거쳐 '케데헌' K-팝 등 영상 콘텐츠로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문화콘텐츠는 영화·캐릭터·게임·방송·출판·음악 등이 다양하지만, 세부분야는 더 다양하다. 이 다양성에 생성형 AI의 멀티모달 기술의 도움으로 세계 1위의 가능성을 더 높이는 AX 시대로 가고 있다.
AX는 관광, 예술, 영화 등으로 확장 중이다. 2001년에 일본 도쿄에서 시작한 '팀랩(TeamLab)'은 지역의 예술가·엔지니어·건축가 등이 협업한 몰입형·체험형 디지털 아트 전시장으로 성장해 연간 25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아시아 최고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단일 예술 그룹 미술관 중 세계 최다 방문객 수'로 기네스 기록까지 세웠다.
1987년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탄생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는 디지털 아트의 세계 청년작가들을 발굴하며 세계 최고 권위의 미디어아트 플랫폼으로 도시의 브랜드를 재창조했다. 지난해 김아영 작가는 '딜리버리 댄서의 구체'라는 영상으로 한국인 최초의 최고상을 수상했다.
생성형 AI는 영화 분야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김민정 작가의 AI 영화 '춘'은 8개국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했고, 오동하 감독의 '제로'는 미국 AI국제영화제에서 4관왕을 차지했으며, 김일동 감독의 '아임포포'는 세계 최초의 국제영화제 공식 상영된 100% AI 장편영화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광주는 세계적인 복합문화 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세계 4대 비엔날레 중 하나인 광주비엔날레, 유네스코 지정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라는 '시설-축제-인증'의 문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를 활용할 콘텐츠, 창작자, 플랫폼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광주가 진정한 문화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AX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아시아문화전당은 팀랩과 같은 AI 미디어 융합을 통해 몰입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의 혁신이 필요하다.
둘째, 광주비엔날레는 AI 예술의 시대적 흐름을 적극 수용하고, 지역 창작자의 참여를 확대하여 이들을 세계무대로 연결하는 지역 참여형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
셋째,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를 넘어서는 글로벌 경진대회의 장을 마련하고, 창의적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전 세계 AI·예술·기술 인재가 모이는 융합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AI 시대의 도시 경쟁력은 데이터센터나 에너지 같은 하드웨어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그 안에 광주만의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지역민을 담아야 한다. 'AI 중심도시'에 '문화수도'를 다시 세우는 것, 그것이 예향 광주 AX의 방향성이다.
김경수 문화전문대학원 미디어콘텐츠·컬처테크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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