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베스트셀러 '듀얼 브레인'과 '특이점이 온다'의 AI와 인간-(53)

@김경수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5.05.11. 14:06
■김경수의 미디어리터러시
베스트셀러 '듀얼 브레인'과 '특이점이 온다'

AI가 바꿔놓을 미래는 먼 이야기일까, 아니면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현실일까. 이 질문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는 두 권의 베스트셀러, 이선 몰릭의 '듀얼 브레인'과 레이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 신간을 통해 조망할 수 있다.

'듀얼 브레인(원제: Co-Intelligence)'은 이코노미스트 '2024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타임'이 선정한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뽑힌 펜실베이니아대 이선 몰릭 교수가 저술한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잘 묻는 사람만이 AI 시대의 답을 얻는다"며 프롬프트 기술과 실험 정신을 강조하면서,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공동지능(co-intelligence)'의 협력자로 바라본다. 이를 위한 네 가지 원칙으로 첫째, 모든 작업에 AI를 참여시키는 습관을 들일 것, 둘째, 인간이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지속적으로 개입할 것, 셋째, AI를 사람처럼 대하고 기대하는 역할을 명확하게 전달할 것, 넷째, 지금 사용하는 AI가 앞으로 사용하게 될 최악의 AI라고 생각할 것 등을 주문한다.

이처럼 몰릭은 AI를 사람으로서의 AI, 창작가로서의 AI, 동료로서의 AI, 교사로서의 AI 등 다양한 협력자로 제시하면서, 인간이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리터러시 역량을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 교육적인 시선으로 접근한다.

'특이점이 온다(The Singularity Is Nearer)'는 세계적 미래학자 커즈 와일이 2005년 출간한 20주년 후속편이다. 그는 이 책에서 AI의 발전속도는 기하급수적이며, 기술의 진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이 책을 통해 '특이점(singularity)' 이론을 최초로 체계화한 커즈 와일은 2045년을 특이점의 도달시점으로 예측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특이점이란 AI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지점으로, 인간과 기계가 융합된 '트랜스휴먼(transhuman)'이 본격화되는 전환의 시점을 뜻한다.

이 전환이 기반이 되는 3가지 핵심기술은 GNR, 즉 Genetics(유전학), Nanotechnology(나노기술), Robotics(로보틱스)이다. 구체적으로 유전공학은 질병을 정복하여 생명을 연장하고, 나노기술은 인체 내부에서 치료를 수행하는 나노봇을 만들며, 로보틱스는 인공지능의 뇌를 완성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커즈 와일은 "미래의 인간은 디지털 기술로 의식을 저장하면서 신체적·지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AI 기술이 인류를 확장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친다.

두 책은 공통적으로 AI를 단순한 자동화의 도구가 아닌,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함께 살아야 할 동반자적 존재로 바라보는 한편, AI 기술의 위험적 책임과 불확실성, 그리고 이를 통제하기 위한 인간중심의 윤리적·사회적 장치의 필요성과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그러나 AI를 접근하는 방식은 확연히 다르다. '듀얼 브레인'이 '지금, 여기'의 문제를 다루는 실용서라면, '특이점이 온다'는 '곧, 저기'에서 마주할 철학적 예언서에 가깝다. 전자가 현실을 살아가는 기업인, 교사, 학습자에게 유용하다면, 후자는 과학자, 철학자, 정책가들에게 던지는 문명사적 도전이다.

이 두 책은 하나의 본질적인 질문으로 수렴된다. AI는 인간을 도와주는 도구인가, 아니면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인가. 이 질문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필수적인, '질문을 질문하는 능력'을 키워야 하는 AI 리터러시의 이유이다.

김경수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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