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챗GPT 이미지 생성 AI와 지브리 열풍-(52)

@김경수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5.04.06. 14:17
■김경수의 미디어리터러시

최근 챗GPT의 이미지 생성 AI가 만들어낸 '지브리 풍' 이미지가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브리 풍'이란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가 설립한 '스튜디오 지브리'의 화풍을 의미한다. 이는 '심슨', '월트디즈니', '도라에몽', '짱구' 등과 함께 SNS 프사(프로필 사진)와 밈(meme) 문화 속에서 폭넓게 확산되고 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자신의 X 프사에 지브리 풍 이미지를 게시한 후, "불과 1시간 만에 챗GPT 사용자 수가 100만 명 증가했다. GPU가 녹아내릴 지경"이라며 뜨거운 반응을 홍보하였다.

챗GPT 이미지 생성 AI가 기존 이미지 생성 AI '달리3(DALL·E 3)'와 구별되는 가장 큰 차별점은 인물의 유사성과 일관성이 비약적으로 개선되었고, Image to Image 기능이 강화되어 이미지뿐 아니라 기존 텍스트 기반의 융합이 보다 정교해졌다는 점이다. 또한 이미지 내의 한국어 구현이 상당 부분 가능해졌다.

기존 달리3는 주로 단일 이미지 생성에 초점을 맞춘 Text to Image 방식이었으며, 인물의 일관성 유지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챗GPT 이미지 생성 AI는 GPT-4와 달리3의 통합을 통해 한 인물이나 스타일을 여러 컷에 걸쳐 지속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인포그래픽, 다이어그램, 카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시각콘텐츠 분야의 활용 가능성이 열리게 되었다.

AI 이미지 생성의 발전은 2012년 제프리 힌턴 교수가 주도한 ImageNet 대회에서 딥러닝(Deep Learning) 모델을 통해 이미지 인식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성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업적은 딥러닝의 가능성을 세계에 각인시켰으며, 힌턴은 이후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며 그 공로를 물리학 분야에서 인정받았다.

이어 얀 르쿤은 이미지 인식의 기본 구조가 된 합성곱 신경망(CNN)을 제안하였고, 안드레이 카르파시는 테슬라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통해 산업적 응용을 선도했다. 또한 카이밍 허는 ResNet을 통해 더욱 깊은 신경망 학습을 가능하게 하며 AI의 이미지 인식 성능을 한층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필요하다. 예컨대 샘 올트먼 CEO는 직접 비디오 생성 AI '소라(Sora)'의 고품질 영상을 약속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20초 미만의 영상 생성에 머물고 있으며, 복잡한 물리 현상이나 인과적 맥락 구현에 여전히 실패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호언장담하던 테슬라의 자율자동차 또한 사실상 완전한 자율주행 개발을 중단한 상태이다.

문제는 이를 부추기는 '호들갑 유튜버'들이다. 그들은 새로운 생성형 AI가 나올 때마다 제작사가 만든 홍보 영상만 보고 "퀄리티가 충격적이다", "패러다임이 바뀐다", "1분만에 뚝딱 나온다"는 식의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낸다. 뿐만 아니라, 유명인들조차도 직접 사용해보지 않은 AI에 대해 장밋빛 미래를 과도하게 부추기고 있다.

AI 기술 발전은 분명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그 속도와 가능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우리는 과장된 홍보나 유행성 담론에 휘둘리기보다는, 냉정한 분석과 비판적 사고를 통해 AI 기술의 진정한 가치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번 챗GPT 이미지 생성 AI가 불러온 '지브리 열풍'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생성형 AI가 문화콘텐츠와 융합하는 멀티모달의 구현이라는 시사점을 담고 있다. 이는 곧 OSMU(One Source Multi Use) 전략의 일환으로, 하나의 원천 콘텐츠가 무궁무진한 AI 산업 분야로 확장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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