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의 미디어리터러시-(35)
챗GPT가 변호사 시험에 이어 의사면허 시험을 통과하고, 인간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고, 그림을 그려주고, 이제 영상까지 제작하는 등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챗GPT는 이제 겨우 첫돌을 넘겼을 뿐이다. 오픈AI의 CEO 샘알트만은 GPT-4 모델을 '흑백 휴대전화'에 비유했다. 현재 AI의 지능지수(IQ)는 어느 정도일까.
최근 미국 데이터분석가인 맥심 로드가 대형언어모델들을 테스트한 결과에 따르면 AI의 IQ는 대부분 100 미만이다. 비주얼 캐피탈리스트(2023년 7월)에서는 AI가 이미지 인식력, 독해력, 언어이해력 부문에서 인간의 지능을 추월한 것으로 발표하였다. 2010년 딥러닝 이후, 컴퓨터 성능이 6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한 결과이다.
지능은 하드웨어 지능과 소프트웨어 지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간의 하드웨어가 뉴런(뇌세포)이라면 인간의 소프트웨어는 후천적 학습이다. AI의 하드웨어가 CPU, GPU라면 AI의 소프트웨어는 선행학습 알고리즘이다.
'딥러닝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교수는 "AI가 강력한 이유는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지능 때문"이라며 "AI가 추론 능력을 추가하면 자의식까지 가질 수 있고, 머지않아 AGI 시대가 올 것"을 예고했다.
AGI란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약자로 '범용인공지능'이다. 인간 이상의 추론, 학습,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모든 분야에서 인간의 지능을 앞서는 인공지능이 AGI이다.
현재 AGI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없다. 다만, 작년 구글에서 레벨 1(Emerging)은 숙련되지 않은 성인 수준, 레벨 2(Competent)는 숙련된 성인의 상위 50% 이상, 레벨 3(Expert)은 숙련된 성인의 10% 이상, 레벨 4(Virtuoso)는 숙련된 성인의 1% 이상, 레벨 5(Superhuman)는 숙련된 성인 능력을 초월한 수준으로 정의하였다.
AGI의 도달 시점에 대해 빌 게이츠, 샘 알트만, 일론 머스크, 젠슨 황 등은 주로 5년 또는 10년 정도로 예견했다. 요슈아 벤지오 교수, 얀 르쿤 수석과학자처럼 10년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속도의 차이일뿐, 방향은 이미 정해져있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방향의 지점은 '기술적 특이점'이다. 특이점(Singuality)이란 AI가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는 기점이다. 이에 대해 가장 구체적인 전망을 한 과학자는 레이먼드 커즈이다. 그는 2005년 '특이점이 온다'라는 저서를 통해 "기술이 기하급수적인 혁신을 반복하다 결국 AI가 인류의 지능을 초월하는 특이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AGI의 지능은 인류의 지식총량의 10배가 크고, ASI(Artificial Super Intelligence)는 1만배가 크다"며 "AI를 거부하면 금붕어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와 반대로 제프리 힌튼 교수는 "AI를 활용하면 10년 이내에 자율적으로 인간을 죽이는 로봇 병기가 등장할 수 있고, 앞으로 누군가 AI를 나쁜 쪽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경고를 남겼다.
AI를 활용하지 않으면 금붕어가 될 것이라는 경고와 AI를 활용하면 킬러 로봇이 등장할 것이라는 상반된 경고는 AGI의 시대의 양면성을 암시한다.
AGI 시대는 인간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시대,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예측불가능의 시대이다. 지구 역사 상 처음으로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새로운 존재의 탄생과 기하급수적인 진화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의 사회 구조부터 교육, 인간 관계와 생활 방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AGI 시대는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또 누군가에게는 '놓친 기회'가 될 것이다.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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