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챗GPT 다음 GPT 스토어에 주목하는 이유-(34)

@김경수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4.02.25. 13:37

■김경수의 미디어리터러시-(34)

새해 1월 10일,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GPT 스토어'를 발표하였다. GPT 스토어란 챗GPT를 통해 맞춤형 모델인 AI 챗봇을 개발하고 사고 팔 수 있는 온라인 장터를 말한다. 유료 가입자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서 '나만의 GPT'라고도 불린다.

오픈AI에 따르면 아이템만 있으면 별도의 코딩 기술 없이 맞춤형 챗봇을 만들 수 있고, 챗GPT를 통해 '글쓰기', '생산성 향상', '프로그래밍', '라이프스타일', '교육' 등 다양한 항목을 선택할 수 있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쳐주는 앱, 등산 코스를 추천하는 앱, 코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코드 튜터', 반려동물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펄 포 펫' 등의 챗봇이 다양하다.

전문가들이 GPT 스토어에 주목하는 이유는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다음, 2008년 앱스토어를 통해 세계 모바일 시장을 선점했던 상황과 유사성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즉, 챗GPT를 아이폰으로, GPT 스토어를 애플 앱스토어로 대입한 것이다.

앱스토어는 애플이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 사용자가 앱을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고, 이 앱을 전세계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판매하거나 무료로 제공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다. 그 결과 앱스토어는 1년 만에 10만 명이 넘는 개발자가 6만5천여 개의 앱을 등록하고, 애플은 월간 약 36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사용자의 다운로드 수는 약 15억 건이다.

이러한 아이폰의 독주에 즉각 대응한 기업은 구글이었다. 2007년 10월 구글은 삼성, LG, 모토로라, 퀄컴 등 34개 IT 기업과 함께 '개방형 휴대폰 동맹 OHA(Open Handset Alliance)'를 결성하고, 스마트폰, 태블릿 PC 같은 터치스크린 모바일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Android)'를 출시하였다.

OHA는 안드로이드를 통해 '소스 코드'를 모두 공개함으로써 누구든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제작 및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오픈형 사업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안드로이드는 2010년부터 애플의 iSO 점유율을 추월하기 시작했고, 2012년 안드로이드 마켓인 '구글 플레이 스토어(Google Play Store)'를 출시하게 되었다. 이것은 '모바일 혁명'을 넘어 '모바일 문화'를 선도하는 창구가 되었다.

대표적인 모바일 문화는 우버 앱이 만든 '택시 문화', 에이버앤비 앱이 조성한 '숙박 문화',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이 경쟁한 '음식배달 문화',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등이 도전 중인 '신선식품 및 새벽배송 문화' 등 무수하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이 '소셜미디어 문화혁명'을 창조하였다. 이를 부추긴 요인은 유튜버, 틱톡커, 인스타그래머 등의 모바일 인플루언서들이다. 유튜버는 동영상으로, 틱톡커는 세로형의 짧은 동영상으로, 인스타그래머는 중독성이 강한 사진으로 모바일 사용자들을 유혹하고 고소득을 창출하며 SNS 문화혁명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모바일 문화를 창조한 앱(소프트웨어)은 결국 스마트폰(하드웨어) 이외에 앱스토어라는 중간 매개체(마켓)가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4차산업혁명에 대한 미래 예측이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니다. 불과 수 년 전에 3D 프린터, 사물인터넷, 그리고 메타버스 등의 대세론이 나왔지만, 현재 AI에 견줄 정도는 아니다. AI는 챗GPT부터 달리, 미드저니, 그리고 구글의 제미나이에 이르기까지 멀티모달을 현실 세계로 구현하며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두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다. 그러나 AI가 소프트웨어를 먹어 치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AI가 세상을 삼킬 정도라면 이에 준한 관심과 대비도 필요할 것이다.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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