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오라토리오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는 광주의 대표적인 민족문학가 故 문병란 시인의 5·18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시에, 호남신학대 교수 김성훈 작곡가가 선율을 얹은 작품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기리기 위해 작곡됐다. 올해로 네 번째인 이 공연은 ㈔빛고을문화예술공연위원회가 주최 및 주관해 지난 12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 연주됐다.
이번 공연은 김성훈 작곡가가 총감독을 맡고 홍석원 예술감독의 지휘 하에 광주시향, 광주시립합창단, 순천시립합창단이 연주했으며, 솔리스트 김정미, 공병우, 국윤종, 장하랑과 연극배우 강유미가 열연을 펼쳤다. 또한 오월의 광주 정신을 더욱 실감나게 전할 수 있도록 무대 오른편에 무덤과 비석을 배치해 그날의 생생함을 더하고 음악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형태로 공연을 구성하였다.
오라토리오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는 총 13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 1곡 '서곡'은 5·18 민주화 운동의 모습을 웅장한 관현악 연주로 표현한다. 항쟁이 끝난 뒤의 참담한 모습은 여성 독창자의 흐느끼는 노래를 통해 슬픔을 나타낸다. 제 2곡 '아아 광주여 5월이여 그날의 꽃넋이여'는 거친 타악기와 절규하는 함성의 합창으로 정의와 자유를 위해 싸웠던 자들의 용맹한 모습을 재현한다.
제 3곡 '저는 그냥 죽었어요'과 제 4곡 '아, 그 날만은', 제 5곡 '광주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각각 다른 남성 독창자들이 풍부한 표현력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가져다준다. 제 6곡 '전라도 뻐꾸기'는 광주에 서린 한을 뻐꾸기의 울음소리로 표현하여 무거웠던 분위기를 잠시나마 환기시킨다.
제 7곡 '부활의 노래'와 제 8곡 '아아아 광주여 5월이여 그날의 일체감이여', 제 9곡 '캄캄한 어둠이'는 단체 합창의 거대한 하모니를 통해 장엄하고 숭고한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제 10곡 '누가 우리를… 일어나거라'는 듀엣 형식, 제 11곡 '아직은 슬퍼할 때가 아니다'는 합창 형식으로 희생된 꽃다운 시민들의 혼을 예술로 표현한다. 제 12곡 '무등을 향하여'는 전체 13곡 중 가장 활기찬 노래로 밝은 미래를 암시하며 마지막 곡인 제 13곡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는 광주정신이 전국으로, 세계로 뻗어 나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아 굳세고 기운찬 느낌을 표현한다.
이번 오라토리오는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소재상, 전반적으로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의 곡들이 많았으나 여기에 밝고 담대한 느낌을 주는 곡들을 삽입해 5·18을 기억하려는 것을 넘어 포용, 화합,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는 희망찬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게다가 이 오라토리오는 합창과 관현악 반주를 바탕으로 연극적 요소까지 가미돼 있기에 향후 오페라, 뮤지컬, 연극, 무용 등 다양하게 각색이 가능하다.
5·18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치유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진실을 전달하는 교육의 장을 마련해주는 오라토리오 '빛이여 빛이여 빛고을이여!'. 해마다 꾸준히 연주된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대형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 그리고 세계로 뻗어 나가 대중들이 5·18 민주화 운동과 민주주의의 숭고한 정신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진선 전남과학대 음악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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