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젠지스테어 단상(斷想)

@김동혁 용두중 교사 입력 2025.09.16. 18:14
김동혁 광주 지산중 교사


젠지스테어(Gen Z Star), Z세대들에게 질문을 하거나 말을 걸었을 때 어떤 응답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있는 상태를 말한다. 코로나19이후 전 세계적으로 Z세대들에게 나타나는 양상이라고 한다. Z세대들이 일상 일 처리와 인간관계를 SNS와 키오스크로 대부분 하면서 대면 관계에서 상대의 가벼운 의례적 인사나 응답에 대해 어색함을 느끼고 그 필요성을 잘 못 느끼며, 동시에 SNS에서 자신의 언행이 박제되어 조롱당하는 경험으로 인해 상대 반응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자기 검열을 우선하는 것에 익숙하다 보니 젠지스테어가 나타난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말을 걸었을 때 대답을 하지 않고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는 상황을 종종 겪곤 하였다. 모든 상황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나를 무시하거나 기분 나쁘게 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라 젠지스테어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와 학생이 부딪히고 감각한 환경이 달랐고 그에 따른 자율신경계의 반사적 행동과 습관들이 서로 다르게 형성되었다. 나와 학생의 만남은 같은 장소에서 다른 시간대, 다른 습관과 행동양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의 만남이다. 나와 학생이 같은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함께 서로 더 자유롭고 덜 폭력적이며 더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소통해야 하고 그 소통의 과정에서는 젠지스테어 같은 서로 다른 행동양식을 잘 이해하고 타협과 합의를 통해 조절해야 할 것이란 생각을 한다.

오프 만남의 계기들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질적인 존재들 간의 효율적이고 비폭력적인 의사소통 및 타협과 합의를 위해서는 서로 느끼는 감각, 감정. 생각 이를 표현하는 용어의 통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함께 먹고 함께 운동하며 그 과정에서 오는 다양한 신체 감각들과 그 신체 감각을 통해 이루어지는 감정들을 쭉 살펴보고 서로 대화를 통해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이성적 사고와 용어들이 인류 진화의 역사 속 의식주의 기본적 충족을 위한 신체적 활동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함께 오프라인 공간에서 먹고 움직이고 느끼고, 이를 공유하는 활동을 하는 것이야말로 상대를 가장 빠르게 이해하고 합의 및 타협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비대면 만남이 일상화되는 시대 서로 간에 세대 간 차이가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갈등과 폭력을 줄이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만남 속에서 함께 먹고 움직이는 활동들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공간 중 하나가 학교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 학교가 19세기와 20세기 한정된 물리적 공간에 기반한 학교여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보다 낯선 존재들과 물리적으로 서로 자유롭고 평등하게 대면하며 함께 먹고 뛰어놀고 운동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애들아 함께 급식 먹자. 함께 책을 읽자. 함께 운동을 하자. 서로 얼굴 맞대고 부대끼며 감각하고 느끼며 감각과 감정과 생각을 나눠보자. 그렇게 공통의 감각과 감정과 생각의 지평을 만들자. 그 단단한 감각과 감정과 생각의 지평이 나도 모르게 상대를 배제하고 상처 입히는 폭력을 범하지 않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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