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빛 좋은 선심성 정책, 실효성은 글쎄?

@백성동 광주풍영초등학교 교사 입력 2025.04.29. 17:37
백성동 광주 풍영초등학교 교사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추진하는 주요 사업들을 살펴보면 겉으로는 번지르르한 포장지로 감싸여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실효성 논란과 예산 낭비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 초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꿈드리미' 사업과 지난 몇 년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은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모든 학생의 꿈을 응원한다'는 아름다운 이름 아래 시행되는 꿈드리미 사업은 학생들에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여 학교생활에 필요한 물품 구입 등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최대 100만원까지 교육비를 지급하고 있는데, 언뜻 보면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학생들의 자율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작년 발생했던 일부 학생들의 에어팟, 아이돌 앨범 구매 후 되팔이 등의 악용 사례는 이 사업이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흘러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선심성 현금 지원'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함께 존재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꿈드리미 사업은 한 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에 제한을 두고 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차별 없는' 지원을 강조해 왔지만, 이런 지원 제한에 대한 사실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미 수많은 언론보도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교육감의 공약이라는 명목하에 추진된 이 사업이 낳은 문제점에 대해, 교육청은 보건복지부와의 협의를 핑계 삼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교육감 공약 실현을 위해 결국 피해와 각종 민원은 학교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교육청 내 부서와 교직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약을 위한 지원이 아닌 진정으로 학생들의 꿈을 키우는 데 필요한 지원이라면, 현금 지급이라는 단순한 방식을 넘어 실질적인 교육적 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심도 깊은 고민과 설계가 선행되었어야 마땅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수년간 약 1,0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한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 역시 심각한 예산 낭비 사례로 지적받고 있다. 그 동안 광주광역교육청은 스마트기기 보급 사업에 대한 비판에 '2025년 AI디지털교과서의 도입에 대비한다'는 변명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 초 AI디지털교과서가 학교의 자율적 선택 사항이 된 이후, 현장의 채택률은 10% 내외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이 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학교 현장에 무차별적으로 보급된 태블릿과 노트북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업에 활용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현장에서 외면받는 정책, 이것이 과연 '미래 교육'을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을까?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이러한 예산 낭비 지적에 대해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듯하여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이러한 선심성 사업들의 그림자 아래,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운영비와 교육과정운영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당장 교육 현장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원은 줄어들고, 전시성 사업에만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현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이제라도 겉으로만 화려한 정책보다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예산을 보다 현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광주 교육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닌, 내실 있는 교육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할 때이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