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학생들에게 보내는 아침편지

@김동혁 용두중 교사 입력 2025.04.08. 17:48
김동혁 지산중 교사


사랑하는 1학년0반 여러분

탄핵 선고를 보며 마음을 편히 놓고 학생들에게 보내는 아침 편지를 쓸 수 있었다. 반드시 인과응보 사필귀정의 정의를 실현해야한다. 온정주의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다만 결코 미움과 증오에 사로잡히지는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그런 마음을 담아 다음 주 담임 맡은 반 학생들에게 보낼 편지를 쓴다.

선생님에게 친구의 잘못을 말하려고 할 때 말하기 전 꼭 한번 생각해보았음 하는 것이 있다. 내 행동이 잘못을 한 친구를 미워하는 마음에서 말하는 것인지, 사랑하는 마음에서 말하는 것인지 구분하였으면 좋겠다. 전자라면 선생님에게 말하지 말고 후자라면 말해주길 바란다.

상대방을 미워하는 하는 마음에서 선생님에게 말하는 친구의 행동들은 우발적인, 고의성이 없는, 일회성 실수나 잘못들이 대부분이었다. 같은 교실에서 살아가면서 누구나 자주 저지르는 실수와 잘못들이기에 일일이 따져서 벌을 주기 시작하면 편안한 일상생활을 보내기 어려워진다. 지적한 친구와 지적을 당한 친구 사이에 미움과 복수하고픈 감정이 강해지고 서로 간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려 하며 싸움을 늘리고 우정을 쌓을 기회를 없앤다. 일상이 귀찮고 괴로워지며 싸움에서 졌을 땐 짜증이 솟아나고, 이겼을 땐 상대의 보복이 두려워진다. 게다가 이런 진흙탕 생활에 빠진 자신이 미워지고 학교가기가 싫어진다. 서로의 고의성이 없고 일회적인 가벼운 실수를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힘이 사라지고 갈등을 대화로 풀어나가는 힘을 잃게 된다.

친구의 고의성 없는, 일회적인 가벼운 실수나 잘못은 이해하고 용서하머 대화로 풀자. 그러면 내가 실수하고 잘못했을 때 나도 그런 이해와 용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친구가 실수나 잘못을 할 때 친구가 어떤 벌을 받아 고통스러울까에 집중하고 이를 쌤통이다하며 즐기는 태도를 버리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벌을 받으며 책임을 이행하는 과정은 매우 괴로워 하기 싫고 포기하기 쉬운데 옆에서 그 벌 받는 모습을 보며 즐기고 놀리면 더 고통스러워 반성하기를 멈추고 더 삐뚤어지는 행동을 하게 된다. 내 자신이 한 사람을 더욱 삐뚤어지게 만드는데 힘을 보테는 꼴이 된다.

대신 벌 받는 친구에게 위로를 건네고 잘못을 더 잘 고치도록 응원하자. 상대는 감동하고 고마워하며 더 빨리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것이다. 그게 힘들다면 모른 척 하며 친구가 마음을 다스리고 잘못을 고칠 기회를 주자. 그러면 우리는 서로에게 미움의 감정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살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용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 수 있게 된다.

단 자신이 정말 힘들고 도저히 견디기 어려울 때면 어떤 조건과 상관없이 선생님에게 말해주길 바란다.

담임 선생님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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