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DH의 수오재기 814: 청소년들의 디저트 문화에 대해

@김동혁 용두중 교사 입력 2024.09.03. 19:27
김동혁 용두중 교사

인터넷 소셜 네트워크 활동이 활발하고 또래 세대의 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대만 카스테라 열풍을 지나 마라탕후루의 바람을 이어 두바이초콜릿을 찍고, 요거트 아이스크림이 유행을 하고 있다. 각종 복합 쇼핑몰들에 개설된 디저트 관련 팝업 스토어에는 유행하는 디저트를 먹기 위해 2~3시간 이상씩 긴 줄을 서는 MZ세대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디저트 식품들을 보면 대개 과당, 단순당, 정제당, 카페인이 듬뿍 담긴 고칼로리, 저영양소의 초가공식품이다.

사람의 뇌에는 중뇌 변연계 통로가 있고 이는 쾌락 보상 중추로서 사람이 생존과 번식에 적합한 활동을 할 때 도파민을 분출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이를 통해 사람은 생존과 번식에 적합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현대 음식산업은 돈을 벌기 위해 쾌락 보상 중추의 작동 매커니즘을 해킹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번거로운 운동이나 식단 관리 등 건강에 적합한 행동 대신 카페인, 과당, 단순당, 정제당 가득 찬 초가공식품을 손쉽게 구매하고 섭취하여 자신의 쾌락 보상 중추를 자극하도록 이끈다. 개인의 의지만으로 이런 초가공식품의 유혹을 이겨내기 어렵고, 초가공식품에 중독되게 된다.

초가공식품에 중독될수록 쾌락 보상 중추의 활동이 혼란스러워져 주의력이 저하되고 불안과 우울이 증가하며 브레인포그 현상이 늘어나게 된다. 거식과 폭식의 반복, 과체중과 비만에 따른 각종 대사증후군, 성인병 등에 시달리게 된다. 초가공식품 중독 부작용은 식습관 등 대사 관련 자율신경체제가 한창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건강한 삶과 행복의 질에 더욱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

청소년기 초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자제시켜야 한다. 그러나 건강의 기준에 있어 절대적으로 객관적인 기준이 있을 수 없다. 사회나 정부는 과학적 실험과 검증절차, 사회적 합의 등을 수렴하여 개인의 건강에 대한 권장 수준의 합의안을 마련하여 개인의 건강을 위해 지원하고 권장할 수는 있지만 이를 절대보편적 진리인 것처럼 정해 획일적으로 강요할 수는 없다. 사람에게는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건강을 다소 훼손하더라도 초가공식품을 먹을 자유가 있다. 따라서 초가공식품을 청소년들에게 일률적으로 판매하는 것을 금지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 다만 초가공식품이 갖는 중독성으로 인해 이들의 음식 선택권, 건강 유지를 위한 권리가 훼손되는 것을 예방하고 보호하기 위한 정책들이 필요하다.

첫째 청소년들이 자주 접하는 소셜 미디어에서 초가공식품 광고를 할 경우 그 위험성에 대한 경고 이미지와 문구 등을 넣어 중독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 둘째 지중해식단, 마인드 식단 구성 식품 등 열량 대비 영양소가 고르고 풍부한 음식들 자주 접하고 쉽고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학교 급식 환경은 학교 구성원 대비 부족한 식사 공간과 식사 시간으로 인해 음식 원재료의 맛을 느끼고, 재료들에 담긴 의미를 살피며 친구들과 식사를 소재로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다. 청소년들은 치열한 입시경쟁의 중압감에 따른 스트레스에 가득 노출되고 그리고 쏟아지는 공부량에 따른 부족한 놀이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그들은 천천히 여유롭게 음식들의 영양소를 고려하고 그 섬세한 맛을 즐길만한 여유가 없다. 흡수가 빠르고 자극적이며 강렬한 맛의 초가공식품 선호로 내몰리고 그에 중독되는 우울한 풍경이 펼쳐진다. 이런 악순을 막을 수 있도록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고, 수업 시간과 학습량을 줄이며, 여유 있는 시간과 장소를 마련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식사 건강을 챙길 수 있게 해야할 것이다.

김동혁 광주 용두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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