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현장학습,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부터

@정애숙 광주동산초등학교 교장 입력 2024.05.28. 17:48
정애숙 광주동산초등학교 교장

현장학습을 학생들도, 교사들도 간다.

현장학습이 한창이다. 오월길로, 무등산으로, 화순으로, 곡성으로 학년교육과정과 맞추어 곳곳으로 현장학습을 가고 있다. 거기에 숙박형 활동인 수련활동도 다녀왔고, 수학여행도 예정되어 있다. 5월 우리학교 모습이다. 우리 학교만 아니라 전국 어느 초등학교나 비슷할 것이다.

자주 가더라도 현장학습 가는 날이 되면 학생들의 표정은 더 밝아진다. 모자에 가방에다 도시락과 간식이 들어 무거운 가방에도 학생들은 행복해한다. 그렇게 학생들은 현장학습을 간다.

교사들은 교실 밖 현장에서 배워야 하는 교육활동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자연의 생태계와 무등산의 소중함을 교실에서 백 번 배워본 듯 한 번 가는 것보다 부족하지 않겠는가? 말 그대로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배움은 때로는 백문이 불여일감(감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교사들은 현장학습을 간다.

현장학습을 가로막는 것, 안타까움은 전국 곳곳에서 안타깝게도 2022년 강원도에서는 현장학습 도중 버스에 치어 초등학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2명의 인솔교사는 과실치사 혐의로 넘겨져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대구에서는 지난 4월 수련활동에 참여한 학생이 조리하다가 옷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화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교사들이 숙박형 체험학습의 안전을 포함 전면적 개선을 요구하며, 현장학습 거부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양주에서는 교사들이 "최근 현장학습 중 학생 사망사고로 인해 인솔교사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을 받는 등 불가항력적 사고에 노출된 교사의 심리적 부담이 커졌다"면서, "제도적 보호장치가 없을 경우 현장학습에서 학생을 인솔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은 현장학습의 진행을 요구하며, 이를 거부할 경우 교사들을 직무유기와 아동학대로 고소하겠다는 주장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력만 말고,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라

한 번의 현장학습을 위해서는 계획수립(내용, 장소선정과 섭외, 단가 산정 등), 학교운영위원회 안건 상정, 사전답사, 안내장 배부 및 신청 여부 파악, 사전 안전교육 등 많은 절차가 필요하다. 이러한 수고로움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배움을 위해 현장학습을 가고 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사건들은 안타깝게도 종종 발생하곤 한다. 그런데 이 사건들의 모든 책임을 교사 개인이 떠안게 된다면 현장학습이 지속될 수 있을까?

최근 현장학습 관련 문제에 대해서 많은 교육청들이 '법적 문제 발생 시 교직원 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교사들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장체험학습 중 안전사고가 생겨도 교육청이나 학교가 교사를 보호할 거란 믿음이 들지 않는다.'가 82%에 달한다고 한다.

교사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현장학습 안전사고에 대한 교육부와 교육청의 노력만이 아니다. 현장학습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안전사고에 대해 학생들과 교사들을 보호하는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안전 문제뿐 아니라, 교사들의 교육 활동이 위축되어 학생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다. 교육부와 교육청은 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학생과 교사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현장학습 안전대책수립과 학교 안전법 개정 등 법적·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에 조속히 나서길 바란다.  정애숙 광주동산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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