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칼럼] 미래교육,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

@김승중 광주방림초등학교 교장 입력 2024.05.21. 17:49

지난해 정부는 야심차게 '디지털 기반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AI디지털 교과서 도입이 주요 골자였고 2025년까지 AI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겠다고 했으니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내년이면 우리 학생들은 AI디지털교과서로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실현가능성과 내용적인 부분 모두 우려가 크다. 한편, 그날 기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AI가 교사들을 대체할 수 있느냐'였다. 교육부장관은 'AI디지털 교과서가 교사를 대신할 수 없고 일종의 AI보조교사라고 할 수 있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과연 AI가 교사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어찌됐든 장관은 AI에게 보조이긴 하나 교사라는 호칭을 부여했다. 보조교사로 시작한 AI가 지금의 교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두고볼 일이지만 교육을 조금이라도 본질적으로 생각해본 사람들이라면 교육은 AI가 대체할 수 없다라고 단언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AI가 교사를 완전히 대체하는 시대가 온다면 그것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교육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지난 코로나시기에도 물리적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는 디지털교육으로의 빠른 전환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 와중에 우린 엄청나게 많은 양질의 디지털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서 교사들의 역량에 감탄했었다. 그러나 이런 양질의 디지털 콘텐츠도 학교에서 교사들의 가르침을 통해 학생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비견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코로나 2년의 시간동안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비롯한 여러 결손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이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또다시 지난 2년간의 교사들의 노력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이렇게 우린 교육, 학교, 교사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AI기반의 기술자본시장에서는 언제든 교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기술적 자신감을 보인다. 이미 에듀테크라는 이름의 시장은 매우 커지고 있고 공공이 할 수 없어서 민간에 맡겨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기에 각 시도교육청도 너도나도 미래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디지털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하듯이 미래교육은 곧 디지털교육이라는 공식이 정석처럼 여기고 있다.

그러나 난 미래교육은 디지털교육이라는 공식에 문제제기를 하고 싶다. 학교에 노트북과 태블릿을 보급하고 AI디지털교과서 개발과 보급사업도 반대하지 않는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모두가 말하지만 좀처럼 실현되지 않고 있는, 교사의 질을 높이고 적정 교사수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들의 전문성과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것이며 그 역량이 제대로 발현되기 위해 교사들이 오롯이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학교현장의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학교현장의 교사들은 교육청에서 배부된 태블릿과 노트북에 라벨을 붙이고 개수를 매일매일 세면서 분실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교육은 허상이고 구호뿐이다.

급변하는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교육과 교사의 역할은 변할 수 있으나 교육의 본질과 가치는 수세기가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교사에게 투자하자. 교사의 전문성과 역량을 높이는데 투자하자. 교사수를 늘리는데 투자하자. 진정으로 교사들이 교육에만 전념하게 하고 전문성과 역량을 높이는 것이 미래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미래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 김승중 광주방림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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